인공지능으로 진화하는 마케팅
인공지능으로 진화하는 마케팅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7.06.0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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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경험 정교화...더 쉽고 편하게 대중적으로

[더피알=박형재 기자] 기업이 인공지능(AI)을 알면 대소비자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 개개의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파악함으로써 훨씬 정교한 마케팅과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 출장을 간 A씨에게 주유할인쿠폰을 제공한 카드사는 결제 내역을 통해 고객 동선을 파악했다. 평소와 달리 부산에서 카드를 사용했다는 정보를 알아낸 인공지능은 장거리 이동 과정에서 기름이 부족할 것이라 판단해 쿠폰을 제공한 것이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개인화된 정보를 포착해 효율적인 고객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인공지능이 소비자들의 삶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면서 새롭게 생겨난 자유시간을 기회로 삼으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자율주행차량에 자동차 기업은 물론 IT기업들도 잇따라 뛰어드는 이유다.

만일 계획대로 2025년에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운전자는 ‘운전’이란 제약에서 벗어난다. 예컨대 출퇴근에 1시간을 소비하는 사람은 한달에 20여 시간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자동차에서 벗어날 수 없고 오직 혼자만 있는 개인적 공간. 이때 차량 디스플레이를 통해 온라인 쇼핑, 독서, 영화관람 등 적절한 상품을 제시한다면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는 굉장하다.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은 AI대중화에 성공하는 기업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음성인식 비서 시장에선 아마존 생태계가 생겨났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알렉사가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는 스킬(Skills·스마트폰에서의 모바일앱)의 수는 이미 1만개를 돌파했다. 알렉사를 탑재한 로봇, 자동차, 가전제품이 나올수록 아마존 입장에서는 힘들이지 않고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아마존의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alexa).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화하면 마케팅 방식도 지금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모바일과 웨어러블이 개인의 삶에 한층 밀착되면 기업은 획득한 데이터를 통해 개별 소비자들에게 1대 1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그러면 굳이 비싼 돈 들여 TV광고하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제품이 필요한 고객을 구분짓지 못해 매스미디어에 광고를 태웠다면, 이제는 구매 의사가 있는 소비자에게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박진한 HS애드 데이터마케팅연구소 국장은 “인공지능이 도입되면 마케팅 무게중심이 집단에서 개인으로 넘어가고, 이미지광고 대신 직접적인 행동유발, 구매유발 프로세스로 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을 관통하는 진화 키워드는 ‘쉽고, 편하게, 대중적으로’ 세 가지로 요약된다. 

일단 주인이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작동하며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콘셉트가 통하는 추세다. 버튼만 누르면 제품이 집으로 배달되는 아마존 대쉬버튼, 냉장고 음식을 분석해 부족한 식재료를 알아서 주문하는 냉장고, 중앙에서 컨트롤하며 버튼이나 목소리 하나로 실행 가능한 세탁기, 청소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음성인식 기술이 뜨는 이유도 가장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이기 때문이다. 목소리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라서 진입장벽이 낮다. 기술적으로 구현된다면 안할 이유가 없다. 명령어를 직접 키보드로 입력하던 도스 시대에서, 마우스로 클릭하는 윈도우 시대, 터치하는 스마트폰 시대, 더 나아가 음성 명령 시대로 넘어가는 흐름이다. 방에 누워 리모컨 버튼을 누르는 것도 좋지만 편하게 말만하면 더 좋다.

페이스북은 심지어 뇌파를 이용해 생각만으로 1분에 100단어를 쓰는 ‘브레인 타이핑’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테슬라는 인간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뇌에 초소형 칩을 삽입해 움직임을 모니터링함으로써 생각을 읽고 저장하며, 다른 사람의 뇌로 전송하는 제품을 구상 중이다.

인공지능이라고 해서 아주 거창한 것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정확한 타깃팅, 적절한 마케팅이면 기술적으로 뛰어나지 않아도 충분히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예컨대 사우스아프리카 공항에 설치된 더치커피 자판기는 얼굴인식 기능을 활용해 자판기 앞에서 하품을 하면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로 큰 관심을 끌었다. 사용자가 더 쉽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복잡한 단계를 줄이거나 편의를 제공하는 게 관건이다.

인공지능의 핵심은 기술력이 아니라 사용자와 감성적 교감이란 주장도 흥미롭다. 음성인식 비서를 꾸준히 사용하다보면 어느새 애착이 생기기 마련이다. 차가운 기계에서 나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도와주는 친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이들과 접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인공지능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일련의 과정에 전략적으로 개입해 브랜드 로열티로 연결하는 지점을 찾는 게 숙제가 될 전망이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장은 “인공지능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들은 뚜렷한 목표를 갖고 움직여야 한다”면서 “기업에서 얼마나 유의미한 데이터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할지, 마케팅에 어떻게 활용할지 등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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