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인 시선으로 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
PR인 시선으로 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
  • 루 호프만 (admin@the-pr.co.kr)
  • 승인 2011.02.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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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호프만의 스토리텔링PR

언론의 관심을 받고 싶다면 언론이 원하는 스토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은 언론 홍보의 기본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창립한 줄리언 어산지의 전략을 살펴보면 뭔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어산지가 우리 시대의 영웅인지, 아니면 악동인지에 대한 판단은 잠시 유보해두고 그의 PR전략이 시사하는 바를 살펴보고자 한다.

로이터통신이 ‘줄리언 어산지 대 세계(Special report: Julian Assange versus The World)’라는 특집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산지는 자신이 설립한 위키리크스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엘리트 언론을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어산지가 기밀문서들을 언론에 노출해 위키리크스의 인지도를 높이고자 했을 때 그는 세계 모든 언론에 보도자료를 보내는 일반적인 홍보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 많은 언론이 다룰수록 좋다는 언론홍보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는 반대로 특정 소수 언론에만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그가 선택한 언론은 프랑스의 르 몽드와 스페인의 엘 파스, 영국의 가디언, 그리고 독일의 슈피겔이다. 이 네 곳의 언론사에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각 언어권에서 특종이라 할 수 있는 독점 보도를 보장해 준 것이다. 단, 가디언이 뉴욕타임즈와 제휴를 맺고 있어 미국의 독자들 또한 기사를 접할 수 있었다.

잘 만든 스토리로 소수언론 공략

이 다섯 개 언론사는 자신들이 특종 기회를 잡았다는 것을 알고, 대량으로 유포된 정보를 다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노력을 기울였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다섯 언론사에서 기사 작성을 위해 투입한 기자의 수가 약 120명에 이른다고 한다. 각 매체들이 작성한 긴박하고 심도 있는 기사들은 인터넷의 위력에 힘입어 널리, 그리고 빠르게 퍼져나갔고, 그 다음의 이야기는 우리도 잘 알고 있는 바와 같다.

이러한 어산지와 위키리크스의 사례는 PR담당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같은 스토리를 수많은 매체에 전달하는 것보다는 잘 만들어진 몇 개, 혹은 하나의 스토리를 통해 더 나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전략은 담당자의 사고방식 전환과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훌륭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기업 브랜드는 강화될 수 있다.

What can the PR profession take away from this exercise? Your company is sometimes best served by a few or even one quality story rather than numerous “parachute” stories. It does takes a different mentality and obviously more work but the payoff comes in genuine storytelling that fortifies the company’s brand.

여기서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어산지가 진보 성향의 매체만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위키리크스가 발표한 내용이 갖고 있는 파급력을 고려했을 때 그가 기존의 진보 매체가 아닌 사회 주류를 이루고 있는 중도 보수 성향 매체를 선택했다면 다른 결과를 가져왔을 수도 있다. 물론 어산지의 경우에는 초기 특종 보도 이후 중도 보수 성향을 띤 많은 매체들이 뒤이어 보도했으나, 기업 PR담당자들은 매체 선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만한 하다. 이미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거나 쉽게 동의를 구할 수 있는 이들이 아닌 자신과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까지도 끌어들일 수 있다면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루 호프만(Lou Hoffman)

호프만 에이전시 CEO (President and CEO, The Hoffman Agency)
1975~1979 아리조나 주립대학 언론학 전공
1983~1987 마켄 커뮤니케이션 부사장
1987.12~ 현재 호프만 에이전시 사장
@The Hoffman Agency-www.hoffman.com/
@Ishmael’s Corner-www.ishmaelscor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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