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향한 커뮤니케이터들의 목소리
文정부 향한 커뮤니케이터들의 목소리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7.06.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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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언론 규제, 공공PR 관행 개선, 저녁이 있는 삶

[더피알=박형재 기자] 문재인 정부 한달, 대한민국 곳곳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감이 큰 것은 커뮤니케이션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더피알은 ‘새 정부에 바란다’는 주제로 실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현업에서 꼭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듣고자 함이다. 질문은 아주 심플했다. “커뮤니케이션업 종사자로서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자유롭게 써주세요.”

바람은 크게 세 갈래로 나타났다. 사이비 언론 규제, 공공PR 관행 개선, 저녁이 있는 삶이 그것이다.

언론 횡포 ‘익명 신문고’ 설치

우선 새 정부에 언론 개혁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사이비 언론의 약탈적 광고·협찬 요구 가 여전히 심각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해 비정상적인 ‘기사영업’에 제동을 걸어달라는 주문이다.

PR인 A는 “기업에 악의적인 기사를 쓰고 돈을 요구하는 사이비 업체들을 조사해 발본색원 해주기 바랍니다. ‘사이비언론’과 ‘양아치기자’에 뜯기는 돈을 법인세로 낸다면 국익에 더 이로울 것입니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B는 “편집국 영업 금지”를 요구하며 “언론이 바로 서야 사회가 바로 선다”고 강조했다.

언론 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도 제시됐다. 현행 미디어 등록 기준을 강화해 객관성과 신뢰성을 갖춘 곳만 미디어로 인정하고, 익명으로 사이비 언론사와 기자들을 신고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달라는 지적이다.

C는 “현재 언론중재위 등이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언론과의 관계로 인해 현실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면 서 “명백한 오보 및 명예훼손 등은 언론중재를 거치더라도 악의적 보도 및 이에 따른 협찬 요구, 협박 등에 있어서는 좀 더 간편한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란법을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생각도 다수였다. 부정부패를 없애자는 법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너 무 깐깐한 규제로 기자 커뮤니케이션 및 홍보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김영란법 원칙에는 동의하며 유지되어야 하나, 취재 활동에 필요한 부분은 현실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구체적으 로 미디어 대상 팸투어, 기자간담회 현실화 등이 필요하다”, “김영란법 개선 시급, 업무상 오히려 불편해 상황에 맞는 제도 추진해야” 등의 의견이 나왔다.  

PR 관행 입찰 개선, 리젝션피 명문화

PR업계 불공정 관행 개선에 대해서도 새 정부에 할 말이 많았다. 경쟁 프레젠테이션(PT) 과정에서 벌어지는 아이디어 갈취 방지, 공공PR 입찰 투명성 강화, 리젝션 피(Rejection Fee) 명문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공PR 입찰과 관련 D는 “공공PR 외부 발주 영역에서의 투명성 관리가 시급하다. 심사표 및 선정 기준이 있다고는 하나 이미 내정된 업체가 있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E는 “대행사 선정시 금액 따라 당락 결정되는 일이 너무 빈번하다. 싼 게 비지떡이란 지식비즈니스나 대행업무에도 적용되는데도… 그리고 제발 잘 모르는 교수들을 심사위원으로 부르지 좀 마시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젝션 피에 대한 의견도 주목된다. F는 “PR과 같은 서비스 산업은 창의력이 생명이므로 아이디어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 정부나 기업들의 경쟁PT시 리젝션피 등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리젝션피를 못 받음으로써 작은 PR회사들은 PT비용이 두려워 참여조차 못한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G 역시 “제안서는 공짜가 아닙니다. 그 또한 상당한 자원이 투입되는 상품이므로 입찰 수수료를 명문화시켜달라”고 문재인 정부에 요청했다. 특히 답변 이유로 “제안서 먹튀하는 회사를 너무 많이 봐서. 아이디어만 빼먹는 도둑놈들 망해라”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업무 환경 ‘저녁이 있는 삶’ 되기를 

새 정부에서는 PR업계에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해주길 바란다는 의견도 다수 포착됐다. 일상적인 초과근로 및 초과근무수당 미지급 관행을 개선하고 근로자를 존중해달라는 것이다.

자신을 에이전시 6년차 AE라고 소개한 H는 “야근, 주말출근, 갑을관계 등등 관행이라는 이유로 기형적 형태를 띠게 된 에이전시의 인권, 노동환경에도 관심을 갖고 이에 법적인 규제를 통해 환경을 개선해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특수하다는 이유로 너무나 당연한 권리를 존중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야근이 일상인 삶은 광고업계도 마찬가지다. I는 “광고회사 역시 근무시간이 많은 직종 중 하나입니다. 야근, 주말근무 등이 너무 당연시되고, 근로시간 외 수당 또한 없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주어진 연차도 다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고요. 광고회사 또한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이 개선되어 제대로 대우받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정부 소통 국정 홍보, ‘인맥’ 벗어나 ‘전략’으로

보다 현실적인 고민들도 포착됐다. J는 통합시청률 현실화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모바일 시대임에도 언제까지 현실과 동떨어진 데이터를 광고 집행 참고자료로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불만”이라는 의견이다.

K는 의료기기 광고규제가 너무 심하다고 하소연했다. “의료기기 사전 심의위원회 해설서를 보면 못하는 100가지 이유가 적혀있다”면서 “이건 그냥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현실에 맞는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밖에 ‘정부홍보 기능의 통합과 효율화’를 추진하기 바란다는 의견도 관심을 모은다. “엄청난 규모의 정부 홍보 예산과 기능을 통합적으로 활용한다면 정부의 홍보가 국정 홍보에 그치지 않고 ‘국가홍보’로 발돋움할 것”이란 주장이다. 각 부처에서 제각각 진행하는 비슷한 홍보, 불필요한 기능을 통합해 낭비되는 자원을 하나로 모으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정부가 언론인 중심의 인재활용에서 벗어나 PR학자와 PR현장 전문가들의 적극적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이제는 ‘네트워크 중심’ 국정홍보에서 ‘전략 중심’ 홍보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전략을 다루는 PR인들의 참여가 늘어날 경우 언론을 다루는 스킬에 머물고 있는 국정홍보가 국민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데 더 효과적인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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