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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캠페인 복기 ①] 이유 있는 슬로건
[文 캠페인 복기 ①] 이유 있는 슬로건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06.12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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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되게 적폐청산…“소비자 심리 타점을 정확히 건드렸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광화문 광장에서 타오른 1700만의 촛불과 대통령 탄핵이란 역사적 사건으로 당겨진 제 19대 대통령 선거. 역대 선거 중 가장 짧은 60일이라는 시간동안 각 후보들은 숨 가쁘게 달렸고, 최종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치열한 정치 공방의 한 복판에서 문재인 캠프를 승리로 이끈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짚어본다.

① 이유 있는 슬로건
② 지지자 중심 캠페인
③ 전략적 방어책

지난 미국 대선,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도널드 트럼프는 백인 블루칼라층의 분노와 불안감을 자극하며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해외로 빠져나간 미국 기업들을 모두 불러들이겠다는 트럼프의 호언장담은 일자리를 잃은 블루칼라들을 겨냥한 정책이었다. 그는 빌 클린턴 시절 결성된 북미자유협정(NAFTA)과 오바마 정권 들어 적극적 참여를 선언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문제 삼으며, 노동자들의 실직 원인을 민주당 집권으로 돌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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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후보 역시 경쟁자인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가 탈세를 일삼고 중국이나 인도로 일자리를 옮기는 회사에 투자해왔다며 공세를 높였다. 결국 오바마는 오하이오주를 비롯한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에서 선택받으며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모두 비난의 대상을 명확히 하면서 거둬낸 결과물이다.

앞선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선거에서 프레이밍(Framing) 전략의 핵심은 ‘책임귀인’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비난의 대상이 분명해질수록 유권자들은 열성적이 되기 쉽다. 특히 이번 대선은 헌정 사상 유례없는 정치 이슈를 겪으면서 치러졌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한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실정의 책임은 너무나 명확했다.

정치컨설팅사 인뱅크코리아의 이재술 대표는 “탄핵으로 이끈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상대적 허탈감을 갖고 있는 소외계층, 젊은이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은 촛불민심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통상 우리나라는 보수표가 진보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탄핵 이후 자유한국당을 지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보수 표심이 갈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일종의 반사이익을 얻은 셈이다.

전 정권에 대한 국민심판의 정서를 선거막판까지 끌고 간 것도 주효했다. 실제 문재인 캠프가 선거운동 내내 내세운 대표적 키워드는 ‘적폐청산’이었다.

이와 관련, 이훈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적폐청산을 내세워 기존 정권에 대한 분노를 전략적 측면에서 잘 이용했다”며 “새로운 표를 얻기보다는 (국정농단) 비판 세력의 분노를 이용해 표를 결집시키는 전략”이었다고 평했다.

선거 기간 새로운 득표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어도 기존 보수층에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결집시켜 행동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캠페인 슬로건도 탄핵 정국에서 등장했던 “이게 나라냐”는 시민들의 외침을 떠올리게 했다. 1700만 촛불을 모이게 한 분노의 원인을 다분히 연상시키며 당시의 동력을 끌고 가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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