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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캠페인 복기 ③] 전략적 방어책상대후보 맹포화에 논란 끊어내기…팩트 위주로 노이즈 낮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을 넘어섰다. 광화문 광장을 수놓은 1700만 촛불과 대통령 탄핵이란 역사적 사건과 함께 탄생한 정권인 만큼 여러 개혁과제들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현재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90%에 육박하는 데에는 폭넓은 소통 행보, 대선 공약을 이행하려는 노력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문(文)의 문(門)을 열게 한 선거 캠페인 전략을 복기해본다.

① 이유 있는 슬로건
② 달라진 주체, 참여에 방점 
③ 전략적 방어책

[더피알=안선혜 기자] 60일이라는 역대 최단 시간 동안 치러진 2017 장미 대선에서 부동층을 움직여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건 TV토론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경우 안보, 동성애 등 보수가 가진 전통적 프레임으로 막판 맹주를 이어갔고, 문재인 후보는 방어 전략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이훈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TV토론에서 (문 후보에 대한) 나머지 후보들의 집중포화가 예상됐었고, 실제 공격을 받으면서 의연하게 대처했다”며 “중간 중간 ‘자세한 건 우리 캠프의 정책본부장과 얘기하시라’는 발언 등의 논란이 있었으나, 대체적으로 방어 전략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5월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마지막 TV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토론의 아젠다를 끌고 가지는 못했지만, 어떤 사안에 대해 얼버무린다는 느낌을 탈피하고 단호하게 방어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는 분석이다.

류효일 비알컴 상무도 “문 후보는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확실하게 준비된 모습을 보였다”며 “이전에는 상대방이 공격했을 때 질문에 대한 답변과 설명을 하기에 급급했다면, 이번에는 ‘~라고 이미 알려진 바 있다’며 논란을 끊어내는 세련미를 보였다”고 전했다.

역시나 선제적으로 이슈를 리드해나가지는 못했지만 상대진영 논리에 말려들지는 않았다는 의견이다.

아젠다를 세팅하고 이를 유지시켜나간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TV토론에서 의제를 제시하고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디지털에 적합하게 재가공해 배포하면서 메시지 파급력을 지속시켜나갔기 때문이다.

JTBC가 지난 대선 기간 선보인 TV토론 실시간 팩트체크.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통해 전달했다.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는 “이번 대선 TV토론에서는 임팩트 있는 장면이 온라인에서 재가공되고, 방송사에서 라이브로 이를 전하면서 팩트체크를 동시 진행하는 등 대단히 의미 있는 현상들이 나타났다”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연결되는 일련의 활동들이 아젠다를 유지시켜나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1등 후보였던 만큼 보다 많은 공세에 노출돼 있던 문재인 후보의 네거티브 대응 역시 합격점을 받았다. 강 대표는 “아들 취업 특혜 의혹이 이슈가 됐을 때 직접적 대응보다는 제 3자를 통한 증거 기반 대응을 지속적으로 펼쳤다”며 “공격적 대응보다는 팩트 위주로 자료를 전달했던 방식이 노이즈를 톤다운시키는 데 적절했다”고 봤다.

이훈 교수 또한 “공격을 당했을 때 바로 반박하면서 문제를 크게 키우지 않는 데 주력했다. 아들 특혜 채용 등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네거티브 강도가 치명타를 입힐 만큼 강력하지 않았고, 워낙에 지지기층이 공고하다보니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같은 관점에서 이재술 인뱅크코리아 대표도 “원래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이야기가 커진다”며 “상대편이 떠들다말도록 내버려두는 편이 옳고 그름을 떠나 효과적일 때가 있다”며 보이스를 크게 키우지 않은 문 후보 측의 대응전략을 높이 샀다.

적폐청산과 함께 문재인 후보가 강조한 메시지는 통합이다. 캠프를 구성하면서 전인범 전 육군특전사령관을 영입한다든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린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을 맞이한 건 통합의 의지를 전달하는 강력한 신호였다.

물론 이로 인해 다른 후보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선거 때마다 제기됐던 이념공세에서 효과적인 방어진이 됐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류효일 상무는 “우리나라 선거에서 군(軍) 관련 인사나 국정원 출신의 지지선언을 끌어내는 건 나름대로 파급력이 있다”며 “이념적 공세를 취했을 때 받아칠 수 있는 토대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술 대표는 “선거 전략에서는 갈라치기와 중도층 다가서기 전략이 있는데,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가 벌어진 상황에서 굳이 갈라치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며 “협치를 두고 통합의 묘를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 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걸(왼쪽)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가 지난 5월 5일 부산 광복중앙로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유권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후보자→유권자

탄핵이라는 기초요건 속에서 문재인 후보의 당선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변수는 존재했다. 그 변수의 불씨를 살리지 못한 상대후보들의 귀책과 이미 확보한 촛불민심의 열망을 끊임없이 부채질한 전략이 문재인 정부의 문(門)을 열어젖혔다.

변화된 미디어 지형에 대한 전략적 활용은 유권자인 지지층을 들썩이게 했다. 온라인 참여는 넘쳐났고 끊임없이 화제를 일으켰다. 일종의 팬덤으로 진화한 지지층의 파워를 가늠케 하는 단면이다.

보다 주목되는 점은 문재인 캠프에서 진행한 상당수 캠페인이 후보에 대한 직접적 강조가 아닌 참여하는 유권자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한 데 있다. 브랜드를 구매하고 정치인에 표를 던지는 행위 이면에는 결국 ‘나’란 존재가 중심에 자리한다는 점을 간파한 결과다.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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