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네이티브 애드의 현주소는
한국형 네이티브 애드의 현주소는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06.1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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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언론 전담팀 구성 또는 인력 보강…VR·인포그래픽 등 콘텐츠 다변화 꾀해

[더피알=안선혜 기자] 네이티브 애드가 지면을 벗어나 언론이 디지털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창기 리스티클에 한정됐던 방식에서 동영상, 인포그래픽, 멀티미디어 등 보다 다양화된 콘텐츠로 공격적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언론의 도전은 지켜볼 과제다. 

조선일보가 롯데월드타워 주변 전경을 찍은 360도 영상. (화면 클릭시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건물을 타고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들의 향연이 영상으로 담겨 있고, 123층 높이에 맞춰 123개의 스토리가 간략한 텍스트와 이미지를 곁들인 형태로 제시된다. 타워를 비롯해 주변을 1인칭 시점으로 살펴볼 수 있는 VR(가상현실) 콘텐츠도 마련돼 있다.

지난 4월 개장한 롯데월드타워가 국내 주요일간지인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에 집행한 네이티브 애드(Native AD)다. 일반 기사 형식을 뛰어넘어 내부에 마련된 디지털 인력들을 활용해 인터랙션을 살린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낸 것이 특징적이다.

조선일보의 경우 VR 콘텐츠를 포함해 555m 높이의 수직으로 치솟은 건물 특징을 살려 세로 스크롤을 통해 층별 타워의 시설물을 소개하고, 초고층 건축물이 탄생할 수 있었던 기술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중앙일보는 아트 프로젝트 일환으로 타워 근처 석촌 호수에 띄운 스위트 스완(stweet swan)과 관련된 스토리를 영상과 인포그래픽으로 전달하는가 하면, 예능처럼 가벼운 접근을 시도한다. 수직마라톤 대회 참가에 실패한 J씨의 나홀로 롯데월드타워 완주하기를 마리텔(MBC 예능 마이리틀 텔레비전) 형식으로 편집하는 식이다.

123층이라는 타워의 상징적 숫자를 활용해 건물에 대한 123가지 소개에 나서고 불꽃놀이, 스위트 스완, 수직 마라톤 등 타워와 관련된 다양한 유희 이벤트들을 전통적 텍스트가 아닌 비주얼 콘텐츠로 전달하는 기획이 눈길을 끈다.

리스티클에서 멀티미디어까지

각 언론사가 디지털을 이용한 수익 모델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플랫폼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담아내는 네이티브 애드 또한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주로 기사 형태로 진행되던 것에서, 보강된 디지털 인력을 십분 활용한 새로운 시도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

네이티브 애드는 모바일 사용이 급격하게 늘면서 기존 배너 광고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이를 대체할 광고 수단으로 주목 받았다. 언론사 고유의 콘텐츠인 기사 형태로 제공되면서 독자들의 이용 경험을 헤치지 않는데다, 일반 광고 보다 신뢰감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현 허프포스트 코리아)가 국내 론칭과 동시에 네이티브 애드를 도입해 영업을 시작했고, 위키트리 등 허프포스트와 유사한 인터넷 기반 신생매체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한겨레신문이 지난 2015년 허프포스트와 공동으로 선보인 네이티브 애드 ‘특별한 취향을 가진 당신에게 가장 힙한 소비 트렌드5’.

2015년에는 전통 언론들의 참여도 이어졌다. 한겨레가 그 해 7월 허프포스트와 공동으로 ‘특별한 취향을 가진 당신에게 가장 힙한 소비 트렌드5(GS샵·아름다운 가게)’라는 네이티브 애드를 처음 선보였고, 한국일보는 12월 ‘나는 오늘도 출근한다(CJ 제일제당)’를 통해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인터넷 기반 매체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초창기 네이티브 애드 시장은 리스티클(목록형 기사)형 광고가 주류를 이뤘다. 여전히 시장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유형으로, 라이프스타일이나 생활정보 등에 브랜드 스토리를 녹여 항목별로 나열하는 방식이다.

비주얼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카드뉴스를 활용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티타임즈같은 실험적 미디어뿐 아니라 전통 언론에서도 카드뉴스가 제법 일반적인 형태로 자리 잡았는데, 집행 광고주가 그룹사같은 비교적 큰 규모의 기업들보다는 중견기업들이 많은 편이다.

롯데월드타워 사례처럼 요즘 부쩍 시도되고 있는 멀티미디어형 네이티브 애드는 제작되는 데에만 약 한 달에서 두 달 가량이 소요된다. 많은 공이 들어가는 만큼 비용도 높은 편이지만, 독자들을 플랫폼에 보다 오래 붙들어 놓는다는 장점이 있다.

조직 갖춘 중앙, VR로 기회 보는 조선

국내 언론사 중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중앙일보다. 지난해 처음으로 네이티브 애드 전담 조직인 ‘이노베이션랩’을 신설하고, 다양한 레퍼런스를 쌓는 데 주력 하고 있다.

인포그래픽(정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 3D 동영상 등을 가미한 ‘가장 안전한 지구 사용 설명서(LG전자)’를 시작으로 아모레퍼시픽, 효성, 적십자사, 동화약품 등 꾸준히 광고주를 영입하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근래엔 이노베이션랩 홈페이지도 별도로 오픈해 보다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중앙일보 이노베이션랩 홈페이지.

중앙일보 이노베이션랩을 담당하고 있는 김창규 부장은 “지속적 수익창출원의 한 축을 감당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며 “팩트(사실)에 기반한 인사이트(통찰력) 있는 이야기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노베이션랩에는 산업부, 경제부 출신의 전담 기자 5명을 비롯해 디자이너, 웹개발자, 비디오그래퍼, 미디어전략 담당 등이 포진하고 있다. 전체 인력은 다소 유동적이다.

가령 동영상을 제작할 때는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산하 방송국인 JTBC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기도 하고, 인포그래픽 요소를 넣을 때는 본지 개발자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중앙일보가 디지털 강화에 나서면서 많은 개발자들을 영입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카드뉴스처럼 다소 가벼운 콘텐츠는 광고국에서 담당한다. 지금보다 무게가 가벼운 콘텐츠로도 확장할 계획이지만, 기본적으로 영상과 인포그래픽 요소를 살린 콘텐츠 기조를 따르겠다는 분위기다.

조선일보 역시 최근 멀티미디어적 요소를 강화한 네이티브 애드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월드타워 개장 시점에 맞춰 선보인 광고가 대표적 예다. 조선일보의 네이티브 애드는 크게 세 부문으로 나뉠 수 있는데, 카드뉴스와 멀티미디어 광고, VR 영상 등이다. 카드뉴스는 가장 빈번하게 이뤄지는 광고로 한 달에 3건 가량이 집행돼 왔다는 전언이다.

텍스트와 이미지, 영상, 인포그래픽 등 다양한 요소를 결합한 멀티미디어 광고는 근래 새롭게 시도한 영역이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등 여러 분야 인력이 함께 작업해야 하기에 쉽지만은 않지만, 내부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도전했다.

조선일보의 경우 네이티브 애드 전담팀 없이 프로젝트마다 스페셜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진행한다. 보통 기자 1~2명에 디자이너, 엔지니어, VR 담당자, 광고주 섭외 담당 등 평균 5~6명이 팀을 꾸리게 된다.

지난 2015년 11월 론칭한 VR팀을 통해 VR 콘텐츠 프로바이더(provider) 역할을 구상하고 있기도 하다. 콘텐츠 자체를 판매해서 수익을 얻는 모델이다. 이를 조선일보 플랫폼에 유통시키면 네이티브 애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2월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만들면서 한 주에 2개꼴로 만들어 내던 VR 영상은 벌써 120개 이상 쌓여있다.

내용은 내수용?

일찍이 네이티브 애드에 관심을 보여 왔던 한국일보는 영상 콘텐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10월 아모레퍼시픽 과 함께 진행한 예능 형식 네이티브 애드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다. 당시 방한한 ‘베트남 김태희’로 통하는 톱스타 치푸(Chipu)와 K뷰티를 소개하는 인터넷방송을 진행, 네이버 V라이브 등에도 노출되면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통상 국내 언론사 네이티브 애드가 자국에서만 통용될 거란 일반적 인식을 넘어선 기획이었다.

한국일보 관계자는 “마침 아모레퍼시픽이 베트남 진출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타이밍이 좋았다”며 “앞으로도 글로벌을 겨냥한 영상 광고를 돌파구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 역시 전담팀은 아직 구성하지 않은 상태다. 진행하는 네이티브 애드 내용에 맞춰 각 팀에서 인력을 충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영상 콘텐츠 의뢰가 들어오면 영상 팀에서, 카드뉴스나 인터렉티브 뉴스 제안이 들어오면 기획 뉴스팀에서 나눠 진행한다. 영상팀은 7~8명의 PD가 속해 있고, 해외 전담 에디터도 있다.

지난 2014년 2월 국내 론칭과 동시에 네이티브 애드 사업을 시작한 허프포스트 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제법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년 30%씩 성장, 지난해엔 매출 면에서도 안정화됐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허프포스트는 뉴스와 광고를 철저히 분리시키는 원칙을 취하고 있다. 기자들이 광고글을 쓰지 않고 전담 에디터를 채용해 네이티브 애드를 기획·제작하는 팀을 꾸렸다. 허프포스트 관계자는 “언론으로 지켜야할 선을 철저히 지킨다”며 “기사처럼 보이면 안 되기에 철저히 광고라는 걸 명기한다”고 말했다.

기사 형식에 있어서는 광고주들이 여전히 리스티클을 많이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본래 미국에서는 허프포스트에 올라오는 좋은 글을 기업이 후원하는 브랜디드 콘텐츠 상품이 시초였으나, 국내에선 그런 문화 정착이 쉽지 않아 철저히 마케팅 차원에서 접근하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의 톤앤매너에 맞게 브랜드 이야기가 녹아들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가 주도해 기획하는 원칙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토리를 짜주거나 콘텐츠 앵글을 제시하는 역할 등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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