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아닌 여성이었다면?”
“남성 아닌 여성이었다면?”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07.06 14:0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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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남성 역차별 논란…“남녀차별 대신 양성평등 구조로 논의돼야”

#지하철 남자화장실이 방송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소변기 정면에 여성이 돋보기로 관찰하는 사진이 붙어있다. 
#TV출연자가 남자 아이돌에게 달려들면서 반갑다고 몸을 더듬는다.

[더피알=이윤주 기자]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이다. 만일 여성에게 그랬다면 당장 성추행 논란에 휘말렸겠지만 ‘남자니까 괜찮아’ 하고 넘긴다. 이처럼 여자라면 눈살을 찌푸릴 행동을 남성에게는 거리낌없이 적용하는 ‘내로남불식 역차별’이 최근 사회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jtbc가 취재한 '볼일 뒤 30초 손 씻기' 영상 캡처. jtbc 홈페이지

역차별 논란에 불을 붙인 건 JTBC보도였다. 지난 2일 ‘볼일 뒤 30초 손 씻기’에 대한 주제를 다루면서 지하철 남자화장실 내부가 방송 전파를 탄 것. 모자이크를 했지만 화장실 세면대는 물론 볼일 보는 남성의 뒷모습도 함께 노출돼 구설에 올랐다.

성균관대학교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벌어졌다. 교내 남자화장실 소변기 정면에 남성들을 관찰하는 여성 사진이 부착된 것이다. 사과를 베어 물고, 눈을 반쯤 가린 채 앞을 보거나, 돋보기를 든 포즈의 여성 사진은 이에 놀란 남성들이 소변기 앞으로 다가가 오줌이 주변으로 튀지 않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들은 자신의 은밀한 부위를 여성이 내려다보고 있어 수치심을 느낀다고 불만을 나타냈고 학교 측은 사진을 뗐다.

이러한 젠더이슈는 방송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얼마 전 전국노래자랑에서는 초등학생이 노래를 멋지게 부르자 사회자 송해가 아이의 고추를 만지는 시늉을 해 논란이 됐다. 당시 노인들이 아이들의 고추를 만지는 게 뭐가 문제냐는 의견과 엄연한 성추행이라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결국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tvN SNL코리아에서 코미디언 이세영이 방송 호스트로 출연한 남성 아이돌 B1A4 멤버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세영은 B1A4 멤버들에게 달려들면서 몸을 더듬었고, 멤버들은 손으로 자신의 주요 부위를 가리거나 허리를 숙였다.

이처럼 남성에 대한 신체접촉이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이 잇따르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여성에 비해 남성들의 인권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성희롱을 당해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의견이다.

일부 남성들은 ‘만약 남녀가 바뀐 상황이었다면 넘어갔을까?’라며, 진정한 양성평등이 이뤄지려면 여성 뿐 아니라 남성의 목소리도 공평하게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문제는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최초로 남성인권을 다룬 다큐멘터리 ‘더 레드 필’이 개봉해 화제가 됐다. 영화는 여성인권에 대한 발언은 사회적으로 언제든지 받아들여질 준비가 되어있지만, 남성인권에 대한 대화나 목소리는 침묵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페미니즘 단체들은 영화 개봉에 반발하며 상영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여성이 사회적 약자인 경우가 많지만, 인권 문제는 남녀 상관없이 모두 평등해야 한다”면서 “여성차별, 남성차별 등 누군가를 위한 인권을 주장하는 게 아닌, 양성평등을 추구하는 구조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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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ud 2017-07-23 19:08:53
현대 여성 인권을 과거 흑인 인권 문제에 비유하다니 생각이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현대 여성이 예전 흑인들처럼 백인 방송에 출연도 못 하고 변기도 따로 쓰고 노예 생활이라도 했나봐요? 아님 여성 인권 향상시켜야 하니까 남성 인권 문제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 이건가

2017-07-10 22:03:55
Black lives matter 할때 All lives matter 라고 외치는 게 뭐가 잘못 된지 모르시는 분이시네요..

김치년 2017-07-09 17:11:05
이것이 한국년 젠더의식의 한계이자 페미니즘의 한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