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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PR은 리액션 예상이 핵심”[해외 전문가 인터뷰] 크리스 페리 웨버샌드윅 디지털 총괄 대표

[더피알=안선혜 기자] “PR이 단순 미디어 활용을 넘어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크리스 페리 웨버샌드윅 디지털 총괄 대표는 최근 <더피알>과의 인터뷰에서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칸 국제광고제)에서 엿본 트렌드 변화를 이같이 설명했다.

크리스 페리 대표

웨버샌드윅은 글로벌 PR회사이지만 매년 칸 페스티벌에 출품하며 여타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들과 경쟁하고 있다. 페리 대표는 “PR, 광고 등 많은 카테고리가 하나로 믹스(mix)되고 있다”며 “올해 칸 그랑프리를 수상한 월스트리트의 두려움 없는 소녀(The fearless girl)상은 맥캔(McCann)이란 광고회사에서 시행한 프로젝트이나, PR 영역에 가까운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두려움 없는 소녀상’은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 뉴욕 금융가인 월스트리트의 황소상(Charging Bull) 앞에 세워진 조각상이다. 월가의 남성 중심적 사회 환경에 경종을 울리는 취지로 제작, 월가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황소상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리며 기념 촬영 명소로 떠올랐다.

방문자들은 조각상을 단지 오프라인에서 감상하고 끝내는 것이 아닌 SNS 등에 적극 게시하며 확산시켰다. 대중의 관심을 불러들이며 언드미디어(earned media·제3자가 정보를 발신하는 평가미디어) 효과를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월스트리트 황소상을 마주보고 서 있는 두려움 없는 소녀상. AP/뉴시스

여론 주도권이 소수의 엘리트가 아닌 네트워크화된 대중으로 옮겨온 시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변화된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

미디어 혁신을 이끌어내는 디지털을 주제로 아시안 리더십 컨퍼런스 강의차 방한한 크리스 페리 대표에게서 디지털라이징의 다음 스텝을 들어봤다.

콘텐츠 신뢰도에 있어 전통매체의 권위가 떨어졌다. 이제 사람들은 어느 매체에서 보도했느냐를 따지기 보다 공유자가 누구인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SNS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어떤 주제, 이슈 등을 연결시켜준다.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것을 팔로우하고, 정보의 보호막(information cocoon)을 조성한다. 일종의 벽을 치는 거다. 이런 환경에서는 가까운 소스에서 받는 정보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생긴다.

물론 기업과 전통 미디어는 여전히 정보를 제공하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시발점, 근원지이긴 하다. 보다 전문적 식견, 깊이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전통 미디어가 아직 리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다만, 네트워크가 중시되는 미디어 생태계 안에서 사람들은 더 가까운 곳에서 나오는 정보를 더 신뢰하게 된다.

한국의 경우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슈가 파급력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해외는 어떤가.

서구에서는 레딧(Reddit·미국 인터넷 커뮤니티)같은 플랫폼에서 이슈가 양산되곤 한다. 이들 커뮤니티는 뉴스를 파급력 있게 확산시키기도 하고 왜곡시키기도 한다.

지난해 미국 대선 때도 각 미디어캠프에서 새로운 헤드라인을 창조해내고 사람들에게 그것을 인식시키려고 노력했다. 또한 자신들을 팔로우하는 타깃 오디언스의 관심사에 따라 정보를 나른 부분이 있다.

미디어가 최대한 객관적 정보를 내보내려 하겠지만, 같은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수용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온라인에서 발생한 부정적 이슈는 어떻게 다뤄야 할까.

우리는 파이어벨(Firebell)이란 온라인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있다. 고객사가 갖고 있는 잠재 이슈를 진단·조사해서 예상 시나리오를 짜고 이를 연습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고객사 소셜미디어 채널과 언론매체 웹사이트, 안티웹사이트 등을 다 만들고 이를 통해 온라인 이슈화 단계를 고객사가 경험하게 한다. 각 상황별 고객사 위기관리팀 담당자들의 역할과 책임 등을 점검할 수 있다. 실제 문제가 발생하면 연습했던 과정을 그대로 밟기만 하면 된다.

파이어벨은 크리에이티브한 기획에서도 사용한다. 어떤 캠페인 아이디어를 낼 때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참여를 예상하지만, 이게 특정 커뮤니티에서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꼭 부정적 이슈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예상 반응들을 예측해서 시뮬레이션 해보는 것이다.

구체적 예를 들어달라.

선거에 대해 사람들은 관심 있어 하면서도 머리 아파한다. 선거 기간 중 이를 미리 예상하고 캠페인으로 구성한 적이 있다.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서 나오는 엑세드린이란 두통약과 관련된 캠페인이었다. 칸에서 최고 소셜캠페인상을 받기도 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토론회 전 사람들이 이와 관련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살펴보니 두통이란 키워드가 많이 나왔다. ‘오늘 토론 보면 두통이 올 것 같아’와 같은 반응이었다.

이를 활용해 트위터에서 디베이트 헤드에이크(debate headache·토론 두통)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반응이 너무 좋았다. 소셜에서 엄청나게 언급된 건 물론, 뉴스에서 ‘오늘 토론회의 승자는 엑세드린이었다’는 멘트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 기획에서도 시나리오 기획은 떼려야 뗄 수 없다. 대중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는 그들이 이것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예상하고 만들어야 한다. 프로텍션(위기에 대한 방어)이든 프로모션이든 대중의 리액션을 예상하는 게 핵심이다.

매년 칸 페스티벌에 출품하고 있다. 올해 특히 주목했던 점과 주요 특징들을 공유해준다면.

많은 카테고리가 하나로 믹스(mix)되고 있다. 영역 간 경계가 사라졌다는 게 주목되는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사람들이 기술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이들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활동들에 적극적으로 리액션을 보인다는 점이다. 자연히 브랜드가 플랫폼 특징과 크리에이티브를 연결해 이용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마지막은 비즈니스 솔루션 제공까지 나아간다는 거다. 리우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와 현지 주민을 연결해준 솔루션이 그 예다. 문제 상황을 해결했고, 그게 언론에 주목을 받으면서 성공적 캠페인으로 연결됐다. 모든 것이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콘텐츠 마케팅이 기업이미지 제고 차원의 PR을 넘어 세일즈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엑세드린은 대중의 인식을 높여서 매출을 끌어올린 케이스다. 요즘은 플랫폼의 변화 자체가 어떤 일을 하고 아이디어를 낼 때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콘텐츠가 커머스(Commerce)로 바로 이어지는 보다 직접적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가령 한국에서는 필립스가 몰래카메라 형식의 영상 말미에 구매 링크를 삽입하면서 세일즈 효과를 극대화했다. 온라인 판매 전용 상품이었는데, 한 달 분량 판매가 2주 만에 완료됐고, 평소보다 2배 이상의 판매를 올리면서 지금은 품절됐다.

영상은 다림질할 때 옷 위에 오래 둬도 타지 않는 직관적 제품 특징을 강조한 것으로, 홈페이지에 업로드하고 페이스북에 광고를 집행했다. 페이스북 외에도 최근에는 SNS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많이 도입하는 추세다.

우리는 이런 접근을 콘텐츠 투 커머스(content to commerce)라고 한다. C3모델이라고도 하는데, 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스를 뜻한다.

디지털에선 동영상 캠페인이 점점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일단 사람의 관심을 끌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어딘가에 집중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관심을 단시간에 끌 수 있는 게 비디오다. 그 중에서도 모바일에서 효과적이다.

미국에서는 그 다음으로 떠오르고 있는 게 보이스(voice) 콘텐츠다. 한국에도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미국에선 지금 음성 콘텐츠가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영상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해오던 광고회사들이 많다. 고객사 입장에서 영상 콘텐츠를 굳이 PR회사에 맡길 이유가 있을까.

광고 스팟이 이제 잘 안 된다. 진짜 창의적이고 기발하지 않는 이상 그렇다. 소셜미디어 환경 자체가 비주얼 콘텐츠를 만드는 데 완전히 새로운 환경을 제공했다고 보면 된다. 플랫폼에 따라 세로비디오, GIF 짤, 시네마그래프(특정 장면만 확대해 보여주는 영상), 라이브 영상 등 포맷도 다양해졌다.

기존의 전통적 광고회사는 TV광고 중심이고 돈도 많이 든다. 콘텐츠 마케팅에 강한 PR회사들은 채널을 운영하면서 타깃 오디언스가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계속 보고 있다. 관심 주제에 맞춰 영상 유형도 다양화한다.

지금 이 인터뷰에 배석한 직원들 역시 카피라이터와 영상프로덕션 PD 출신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광고회사 인력을 유입시키는 것도 관건이다. 기존 타깃 오디언스에 대한 전문성과 이 인력들이 합쳐져 우리만의 또 다른 전문성이 되고 있다고 본다.

B2B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셜 활동을 세일즈로 연결시키기 어렵다. 이들에게는 어떤 솔루션이 제공될 수 있을까.

B2B 콘텐츠 마케팅을 할 때는 소비자 대상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보다 타깃 오디언스가 더 집약적이 돼야 한다.가장 중요한 건 비즈니스 리드(lead) 확보다. 사람들이 특정 산업이나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을 때 이 회사를 통하면 된다는 이미지를 심는 거다.

일반적으로 해외에서는 B2B 기업들이 콘텐츠 마케팅에 더 투자를 많이 한다. 특정 주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학습시키는 접근이 필요해서다. 가령 어도비만 하더라도 자사 산업에 대한 전문적 정보를 계속 제공하고, 리서치 결과들을 발표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과 달리 해외에서는 블로그와 링크드인(비즈니스 인맥사이트)을 연계해 콘텐츠 마케팅을 많이 추진한다. 그래서 실제 세일즈로도 많이 연결되는 추세다. 링크드인에 판매 타깃들이 다 있기 때문이다. B2B 콘텐츠 마케팅이 어렵다는 건 한국적 상황이다.

최근 몇 년 새 브랜드 저널리즘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저널리즘’이라는 용어 자체에 부담감을 느끼는 회사들도 많다.

브랜드 저널리즘, 콘텐츠 마케팅, 디지털 마케팅 등 다양한 용어가 있는데, 우리는 더 명확히 이야기하기 위해 ‘브랜드 퍼블리싱’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저널리즘의 생산 방식을 추구하지만 저널리즘 자체는 아니기에 그렇다. 브랜드 입장에서 내는 메시지는 실제 객관성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고 말이다.

웨버샌드윅이 3~4년 전 개발한 미디어코 프로그램은 이해를 보다 쉽게 도와준다. ‘모든 기업은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소스가 될 수 있다’는 게 우리가 주장하는 개념이다.

통신회사라면 본인들이 가진 서비스, 기술, 디자인 등 다양한 전문성이 자원이 된다. 자체적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미디어에 콘텐츠 소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뉴스룸 등에 올린 콘텐츠를 통해 기사를 내보낼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돕는 거다.

크리스 페리 대표

브랜드 저널리즘을 추구할 때 반드시 자체 플랫폼, 즉 온드(owned) 채널을 구축해야만 하는 건가.

온드 채널이 있는 게 공식의 일부이긴 하나 필수 전제 조건은 아니다. 콘텐츠가 뉴스룸을 통해 나가기도 하지만, SNS 같은 플랫폼으로도 나간다. 가령 미디엄에 쓴 글에 링크를 삽입해 우리 웹사이트나 뉴스룸으로 오게 할 수 있다. 스토리가 만들어져 퍼져나갈 수 있는 곳에 콘텐츠가 있는 게 중요하다.

보통 언론은 자사 웹사이트에서만 방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레딧에 뉴스를 싣기 시작했다. 온드미디어 중심 전략은 센트럴라이즈드(centralized·중앙집권형) 모델이고, 소비자 대화가 많이 이뤄지는 곳에 콘텐츠를 뿌리는 전략을 디센트럴라이즈드(decentralized·분권형) 모델이라고 한다.

통상 콘텐츠 생산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그것만큼 공을 들여야 하는 게 미디어 플래닝이다. 사람들이 봐야 하니까 그렇다. 유가 기사, 포털 노출, 기사 피칭 등 모든 것이 포함된다. 생산만 고민하지 말고 유통에 신경 쓰라고 꼭 말하고 싶다. 콘텐츠는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 전달돼야 한다.

수년 사이 경영컨설팅 회사나 IBM 등에서 디지털 기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런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상황에서는 긍정적으로 본다. 경쟁구도를 통해 올 수 있는 위협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아주 빠르게 바뀔 수 있고, 이런 변화를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고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보는 게 발전적이다.

IBM이나 경영컨설팅사들이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다른 무궁무진한 영역이 있다. 영역이 겹칠 수 있으나, 오히려 보완 관계가 될 거라 생각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디지털 전략을 논할 때 밀레니얼 세대잡기가 가장 큰 주제이자 고민이다. 공감 포인트를 찾는 것이 관건일 텐데 이와 관련 조언해 줄 점이 있다면.

간단한 솔루션일 수 있지만 밀레니얼 세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들의 논리구조, 사고방식을 알고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밀레니얼들이 생각하는 쿨한 것들, 그들이 미디어를 활용하고 소비하는 패턴, 어느 사이트를 자주 가고 어떤 패러디를 만들어내는지 리믹스 방식을 알아야 한다. 인구 분포 조사처럼 보편적 내용이 아닌 소셜 데이터, 분석자료, 리서치 등을 진짜 깊게 조사하고 실질적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르치려 하고 마케팅 하려하고, 어떤 의미에서 이들을 조종하려고 하면 무시당하고 오히려 도태된다. 이는 밀레니얼뿐 아니라 다른 어떤 타깃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타깃을 진지하게 생각했을 때 더 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세상에는 지금 소비자와 관련된 너무나 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있으나, 그게 다 필요한 건 아니다. 일단은 시간을 들여 그들에 대해 알려고 하고, 그 후에 시행해야 공감 얻을 수 있다.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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