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서영길 기자] 경부고속도로 연쇄 추돌사고 여파가 K5에까지 미치는 모양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날 상황을 알 수 있는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면서부터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봉평터널 5중 추돌사고에서 완파된 차량 또한 K5였기에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9일 경부고속도로 사고는 졸음 운전하던 광역버스 운전기사의 부주의로 인해 벌어졌다. 해당 버스는 한 번의 제동 없이 정차돼 있던 K5 후방을 그대로 들이 받았고, 그 충격으로 K5 차량은 앞·뒷바퀴가 서로 맞닿을 정도로 처참하게 찌그러지면서 탑승자 두 명이 모두 사망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약 1년 전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입구에서 벌어진 사고와 오버랩되며 더욱 더 이슈가 되고 있다. 당시에도 정체된 교통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고속버스 기사가 정차해 있던 승용차의 후방과 충돌했다. 이 역시 K5가 피해차량이었고, 앞·뒷부분이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잇단 대형사고의 중심에 K5가 있다는 점에서 차량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는 상황. 다만 전문가는 K5의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버스가 제동을 안 한 상황에서 후방에 그대로 충격을 가했을 때, 특히 앞이 다른 차량으로 막혀있으면 어떤 승용차든 (사고가 난) K5처럼 완파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하며 “예전엔 실제로 국산차가 수입차에 비해 차체 내구성이 떨어졌지만 지금 생산되는 대중차들은 그런 차이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실관계를 떠나 찌그러진 K5 차체가 연일 언론지상을 장식하면서 차량의 품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게 ‘쿠킹호일’ 표현이다. 차량의 겉모습은 쇠인데 쉽게 찌그러져버린 사고 차량에 대한 조롱 섞인 비아냥거림이 쏟아져 나오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치명타가 가해지고 있다.

온라인에선 “K5보다 쿠킹호일이 더 튼튼하겠다(yeni****)” “K5 쿠킹호일 미친다. 왠만하면 프레임이 지탱하는데ㅜㅠ(mene****)” “K5 쓰레기차 쿠킹호일 기아차 타면 저렇게됨... 폭스바겐 아우디 탈돈 없으면 쉐보레로(belo****)” 등 K5와 기아차에 대한 불신의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여기에는 같은 계열사인 현대차가 수년간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의 강판에 차별을 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점도 한 몫 한다.

현대차가 자사 블로그를 통해 제작공정을 밝히며 ‘사실이 아님’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여전히 일부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잠재됐던 소비자 불신과 불만이 이번 사고를 계기로 또 다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욕 먹을 각오로 하는 현대차의 블로그 소통

기아차 입장에선 난 데 없이 튄 부정적 여론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근 차세대 중형 세단 ‘스팅어’를 야심차게 내놓은 만큼 대형사고에 자사의 차량 브랜드가 부정적으로 언급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민감한 사고라 회사 차원에서 내놓을 말이 없다”며 입장 표명을 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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