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위장’ 광고, 나만 불쾌해?
‘카톡 위장’ 광고, 나만 불쾌해?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7.07.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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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모바일 페이지 장식하는 ‘페이크 광고’ 문제 없나

[더피알=강미혜 기자] 광고시장의 무게중심이 온라인·모바일로 빠르게 옮겨가는 속에서 전통매체는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신문·방송의 매력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비해 뉴스 콘텐츠라는 상품 경쟁력 또한 한참이나 뒤쳐져 있다.

이런 한계로 온라인·모바일 공간에서 집행되고 있는 매체 광고는 대부분 ‘꼼수형’ 내지는 ‘강제성’을 띤다. 콘텐츠를 가리며 전방위에서 마구 뜨는 팝업창, 독자(사용자)의 ‘클릭실수’를 기대하며 선보이는 기습배너 등이 대부분이다.

최근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위장한(?) 광고가 매체사 모바일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카톡 메시지와 유사한 형태로 클릭을 유도하는 일종의 ‘페이크 광고’다.

한 언론사 모바일 페이지에서 기사 스크롤시 뜨는 카톡 형태의 광고.

실제 이 광고는 카톡의 특성을 고스란히 차용했다. 모양도 흡사하지만 기사를 스크롤하며 읽어 내리는 중간에 갑자기 팝업창이 나타나 카톡 메시지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이에 대해 온라인 광고업체 한 관계자는 “노출 타임이 설정돼 있을 거다. 콘텐츠가 어느 정도 소구된다 싶은 순간에 뜨는 중간광고”라고 설명했다.

해당 광고의 ‘페이크 행위’는 카톡에서 그치지 않는다. 클릭해서 들어가게 되면 이번엔 기사의 탈을 써서 이용자를 현혹시킨다.

주로 로또, 건강식품, 사설학원 등을 광고하는데 내용을 훑어보면 일반적인 언론사 기사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하게 구성돼 있다.

광고를 보게 하는 유인책은 카톡이고, ‘낚인’ 이용자들이 광고 메시지를 신뢰하게 만드는 장치로 기사를 활용하는 2단계 페이크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카톡형 광고 클릭시 차례로 뜨는 광고들. 언론사 페이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사 형태를 띠고 있다.

모바일 광고의 이같은 형태에 대해 아이프로스펙트의 최진용 대표는 “국내에만 모바일 광고 관련 회사들이 100개가 넘는다. 광고 상품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다”면서 “(클릭 등) 효과를 높이기 위해 방식이나 소재 등에 변형을 줘 현혹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 대표는 “요즘은 단순 클릭이나 임프레션만 바라는 게 아니라, 실제 (마케팅이나 세일즈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액션을 유도하기 때문에 이런 기법을 잘 쓰진 않는다”면서 “다소 옛날 방식에 디자인을 카톡스럽게 만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어떻든 간에 카카오톡 입장에서도 특정 업체의 상업적 목적을 위해 자사 서비스가 이용되는 것은 불편한 일이다. 이용자들이 카톡으로 오인하게 되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카카오 관계자는 “회사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엔 디자인뿐만 아니라 서비스명이나 UI(사용자환경), 광고문구 노출 방식 등이 모두 카톡 메시지나 카카오파트너와 같아서 법무쪽에서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이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 선에서 (교묘히) 변형시켰기 때문에 조치를 취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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