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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 예술로 도시를 바꿔라
미션 : 예술로 도시를 바꿔라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07.21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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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을 찾아서] 월메이드

[더피알=이윤주 기자] 예술가들이 모여 산다는 서울의 뜨는 동네 망원동. 그들을 따라 일부러 이곳에 이사 왔다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예술가들과 손잡고 도시를 재생하는 ‘월메이드’ 이야기다. 그런데 알려준 주소로 찾아갔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받고 마중 나온 허창주 대표 왈.

“요샌 간판을 안 다는 게 트렌드에요.”

인터뷰를 위해 한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사무실은 칙칙한(?) 작업실 같은 분위기라는 이유에서였다. 월메이드는 하는 일의 특성상 바깥에서의 활동이 대부분이라 특히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겨울도 아니고 장마철도, 그렇다고 땡볕이 내리쬐는 한여름도 아닌 지금이 성수기다. 허 대표는 마침 어제 작업 하나를 끝냈다고 했다.

허창주 월메이드 대표. 사진=이윤주 기자

월메이드는 어떤 일을 하나요?

공공미술 작업을 합니다. 초반에 벽화를 주로 했다면 최근엔 범죄예방디자인 등의 도시재생으로 사업영역이 확장됐어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업무가 70% 정도고, 나머지는 지자체랑 일해요. 원래는 광고디자인을 전공했어요. 이전엔 사람들 간에 소통을 매개로 하는 작업을 했다면 지금은 주민들과 소통하는 디자이너로서 역할하고 있는 거죠.

예술로 도시를 재생한다는 게 왠지 거창한데요. 좀 더 쉽게 설명해주세요.

깨진 유리창 효과라고 들어보셨나요. 동네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으면 그 옆에 누군가 버리고 쌓이면서 나중엔 우범지역까지 발전한다는 이론이에요. 커피를 마시고 쓰레기통을 찾다가 없으면 컵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 슬쩍 놓고 가게 되잖아요. 이런 심리적인 부분을 디자인으로 해결하는 게 범죄예방디자인이에요. 그걸 공공예술과 엮어서 마을공동체 사업이나 주민들의 참여로 이뤄갑니다.

외국은 놀이터가 있으면 집 안에서 볼 수 있도록 창문이 나 있어요. 누군가 지켜보는 환경이면 범죄가 잘 안 일어난다는 심리를 이용한 거죠.

벤츠코리아와 진행한 상신초등학교 안심학교만들기 프로젝트.

단순히 벽화 정도 하는 게 아니군요.

네. 설치작가, 조소작가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해요. 만일 어두운 골목에 조명을 설치한다고 했을 때, 이들과 고민해서 미적디자인을 넣어 변형된 조명을 설치하죠. 기성품을 사서 달면 저희가 하는 의미가 없고요.

이런 공공디자인은 활용이 안 되거나 사람들의 관심이 없으면 관리가 안 돼요. 예산은 계속 들어가고요. 기획 단계부터 주민들을 참여시키는 게 중요해요.

주민들과 예술가 사이를 잇는 중간자적 입장인 거네요.

그렇죠. 요즘엔 당장 집값이 오른다거나 하지 않는 이상 자기에게 도움이 안 되면 참여하려고 하지 않아요. 귀찮아하죠. 그래서 작은 부분을 건드는 게 중요해요. 쓰레기 투기가 많다는 식으로 불편했던 생활적인 부분을 설득하면 조금씩 마음의 문이 열리더라고요.

샤이어파마코리아와 진행한 신사초등학교 공간조성.

긍정적 취지로 마을을 예쁘게 꾸몄는데 관광명소가 돼 되레 불편해 하는 주민들의 이야기도 들리는데요.

이화동 벽화마을의 경우는 주민과 사전조율 없이 관(官)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사례에요. 문화예술마을로 선정되니까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들게 되면서 주민과의 갈등이 생기게 된 거죠.

결국 협의의 문제에요. 그 마을에서 오래 살고계신 분도 있을 거고, 세 들어 사는 분도 있을 테지만 공통적으로 그들의 집이잖아요. 마을의 방향성은 당연히 주민들이 결정하는 거죠.

그들과 상의해서 콘셉트를 맞추는 거지, 저희가 일방적으로 벽화를 그려서 유명세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소득을 올려 봅시다라고 할 순 없어요. 종종 관광명소로 되길 원하는 분들도 있어요.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잘 되려면 즐길거리가 있고 유동인구가 많아야 하니까요. 다만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이렇게 하면 더 재밌어지겠다, 안전해져요 식으로 조언을 드릴 순 있죠.

설득의 연속이네요.

네. 기업과 협업하는 사회공헌활동도 마찬가지에요. 마을재생은 주민들과, 학교벽화는 학교관계자들과 이해관계가 얽혀있어요. 모든 과정엔 설득이 들어가고요. 설득을 잘 하려면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한 게 아니에요. 자주 만나는 게 중요해요.

작업 특성상 아티스트와의 협업이 많다고요. 겉으론 화려해 보여도 속으론 고민도 많을 것 같아요.

예술 분야가 소셜 벤처들이 많아요. 이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점이에요. 작업이 대부분 프로젝트성이다보니까 꾸준하게 일하기가 어려운거죠. 저희도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와 협업하지만 전부 정직원으로 채용할 순 없어요. 예술가들이 안정되게 일하려면 10년 짜리 프로젝트가 필요해요. 국내에선 있을 수 없는 환경이죠. 지속가능한 다른 플랫폼과 협업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해요.

또 국내는 공공예술 작가들이 거의 없어요. 업체만 있어요. 그러다보니 작업에 작가들의 가치나 철학이 담기지 않아요. 대부분의 작업이 예쁘게 보이는 미관개선 정도로 소모되는 게 안타깝죠. 벽화라 함은 가볍게 ‘마을꾸미기’ 정도로 인식되잖아요. 공공예술 장르 자체가 시민과 소통하며 만들어지는 굉장히 중요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요.

그러고 보면 색색의 꽃이나 해맑게 웃는 아이들이 그려진 벽화들이 대부분이네요.

맞아요. 깊은 철학이 있거나 하진 않잖아요. 작가가 없으니까 그런 부분이 생겨요. 작가가 있다면 작가주의가 담길 수 있는데 아쉽죠. 월메이드가 아티스트를 지원해서 키우려고 하는 이유에요. 우리의 역할과 미션이라고 생각하고요.

수익을 나눠 아티스트에게 작업장 지원을 하려고 했는데, 아직 여건이 마땅치 않네요. 대신 망원동으로 공간을 새롭게 얻었으니 이곳에서 아티스트들과 재미있는 콜라보를 하려고 구상 중이에요.

현대건설과 진행한 정독도서관 타일벽화. 월메이드 제공

공공미술하니 최근 이슈가 됐던 서울역 슈즈트리가 생각납니다.

저는 기사로만 접했는데, 공공예술이란 것 자체가 호불호가 있기 마련이에요. 자유롭게 비판을 할 순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비판만 하면 위축되고 무난한 작품만 나오겠죠. 저희도 슈즈트리와 비슷한 일을 한다고 보면 돼요. 공공장소에서 노출되는 작업을 하니까요. 좋아하는 분도 있겠지만 모든 사람의 취향을 다 맞출 순 없어요. 그러려면 뻔한 것들만 그려야 해요. 도전이 불가능하죠.

대표님이 하신 작업 중에서 반응이 안 좋았던 적도 있나요?

작품 때문에 비판이 생기는 일이 별로 없고요. 기업과 일하게 되면 아무래도 기업 일정에 쫓겨서 주민들과의 소통이나 조율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 항의를 받기도 했었죠.

그리고 돈 얘기도 나와요. 이걸 이 예산 들여서 하느냐 하는 목소리요. 주민 입장에선 당장에 우선순위로 안 보일 수가 있으니까요. 이런 일을 할 예산으로 마을청소 한 번 더하라는 식이에요.

사회적기업으로 5년차를 지나고 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인데요. 셀프 평가한다면?

허창주 월메이드 대표. 사진=이윤주 기자

사실 처음에는 중심도 못 잡고 사업을 위한 사업을 했어요. 사회적기업의 뜻을 살리되 당장 돈도 벌어야했기에 닥치는 대로 했어요.

시간이 지나고 보니 결국 회사만의 킬러콘텐츠가 없으면 10년, 20년 끌고 가진 못하겠더라고요. 요새 가장 큰 고민은 월메이드하면 딱 ‘뭐다’고 떠오르는 게 없다는 점이에요.

저희만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향후 2년을 목표로 고민하고 있어요. 일이 들어온다고 다 하지 않고 저희와 맞는 작업으로 골라서 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벽화는 하나의 장르에요. 가볍게 소모되는 것보단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성이 있는 분야죠. 공공장소에서 노출되기 때문에 충분히 매력 있고 큰 스케일로 공부할 수 있고요.

예비 아티스트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이쪽 분야에 아직 내로라하는 작가가 없으니 자기가 독보적으로 1호가 될 수 있단 마음으로 도전해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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