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흥행전략은 ‘팬심 소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흥행전략은 ‘팬심 소환’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7.07.3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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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산업에 드문 20년 장수 브랜드…향수 자극 이벤트 전진배치

[더피알=서영길 기자] 스타크래프트가 20년 만에 화려한 그래픽을 장착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란 이름으로 31일 돌아왔다. 굳이 따지면 기존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철 지난 게임이지만 골수팬들에겐 그 어떤 최신작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제작사인 블리자드가 한국 팬을 겨냥해 내놓은 건 세련된 그래픽만이 아니다. 그에 못지않게 몇 가지 스토리텔링을 덧붙이며 ‘올드팬’들을 소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 30일 블리자드가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정식 출시에 앞서 개최한 ‘GG 투게더’ 행사에서 잘 드러난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버전으로 맞대결을 펼친 임요환(왼쪽)과 홍진호. 출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블리자드는 일단 장소부터 상징성이 있는 곳을 택했다. 행사가 열린 광안리 해수욕장은 과거 스타 프로리그(이하 스타리그)가 가장 ‘핫’했던 시절 e스포츠의 성지와도 같다. 이곳에선 지난 2004년 스카이 스타리그 결승전이 열린 바 있고, 당시 10만 관중이 운집하며 대성황을 이뤘었다.

여기에 향수를 자극할 만한 ‘노병’들의 화려한 귀환도 기획해 장소와 함께 시너지를 이루며 흥행성을 더했다. 리마스터 버전으로 치러진 이날 이벤트 매치에는 국기봉, 기욤 패트리,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박정석, 이제동, 김택용, 이영호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크래프트 대표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어쩌면 다시 보기 힘들 명 경기들을 쏟아냈다.

비록 예전 임요환의 ‘배럭 널뛰기’나 홍진호의 ‘폭풍 저그’ 같은 날카로운 전술을 볼 순 없었지만, 이들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팬들은 향수를 달래기에 충분했다. 또 초기 스타리그 흥행을 이끄는 데 일조했던 전용준(캐스터)·엄재경(해설) 콤비도 섭외해 e스포츠 전성기를 재현했다.

이뿐 아니다. 블리자드는 스타리그 부활을 염원하는 올드팬들의 심리도 적절히 건드렸다. 리마스터 버전이 기존 스타크래프트와 똑같은 내용에서 그래픽 등 몇 가지만 리뉴얼 한 것이기에 스타리그 부활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스타리그는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2로 대체되며 인기가 시들해졌고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 때문에 팬들 사이에선 기존 버전의 스타리그에 대한 니즈가 끊임없이 있어왔다.

기존 스타크래프트 화질(왼쪽)과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화질 비교.

게임 외적의 이같은 흥행요소에 힘입어 케이블TV와 스트리밍 플랫폼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된 이날 행사는 국내를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약 50만명의 팬들을 모니터 앞으로 끌어 모았다.

이처럼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국내 팬들의 향수를 정확히 파고들었고, 적절한 화제성도 갖추며 성공적인 이벤트로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리뉴얼한 그래픽도 대대적으로 노출시켰고, 큰 돈 안들이고 엄청난 홍보효과를 가져왔다. 게임 산업에 드문 스타크래프트라는 ‘장수 브랜드’가 리마스터 버전으로 다시 한 번 게이머들과 어떻게 호흡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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