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사랑하는 법
기업이 사랑하는 법
  • 강대선 (admin@the-pr.co.kr)
  • 승인 2011.03.1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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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선의 재미있는 CSR 커뮤니케이션

지난 1월 24일 이명박 대통령은 주요 대기업이 참여한 수출·고용·투자를 위한 간담회에서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을 기업인들이 읽어볼 것을 권했다. 비행기 안에서 이 책을 읽었다고 밝힌 이 대통령은 국민과 국제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도록 해달라고 주문을 했다고 한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위대한 기업에서 사랑받는 기업으로 기업에 대한 사회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요구가 변하고 있다. 기업이 기업활동을 통해 이익을 내고 고용을 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는 좋은 기업의 수준에서 감성적으로 ‘사랑’하는 관계로까지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위대한 기업이란 무엇인가?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를 통해 위대한 기업의 모델을 제시했다.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15년동안 시장 이하의 누적평균수익율을 보이다가 이후 15년간 시장평균의 3배 이상 성과를 보인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정의했다. 위대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규율(Discipline)이었다. 지켜야 할 규율을 잘 아는 사람들이 모여 규율대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회사가 뛰어난 성과를 올렸다는 것이다.

브랜드 마케팅의 구루(Guru)인 필립 코틀러 역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에서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착한 기업이 돼야 하며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착한 기업이 되면 판매율과 시장점유율이 증가하고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돼 기업이미지와 영향력이 강화되고 인재 확보와 유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투자매력도가 증가하고 위험이 감소한다고 설파했다. 또 필립 코틀러는 2007년 방한한 강의에서 국내 처음으로 ‘사랑받는 기업’을 소개하며 주주나 고객만이 아니라 이해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업활동의 초점을 맞추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왜 사랑받는 기업인가?

하루 아침에 기술이 바뀌고 고객들의 입맛은 날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세계의 모든 상품을 소비자 스스로 찾아서 구매하는 시대가 왔다. 또한 고객들은 점점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감성으로 물건을 고르고 직접 참여하기를 원한다. 감성과 참여의 코드가 바로 ‘사랑’이다. 또 하나의 코드는 신뢰이다. 신뢰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고 사랑하지 않는 것은 신뢰할 수도 없다. 신뢰상실의 시대에 신뢰는 사랑의 전제이자 때론 사랑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신뢰는 사회적 자본이라고 할 정도로 신뢰는 사랑받는 기업의 기본적인 자양분이다.

와튼스쿨의 시소디아 교수는 아무리 기술이 바뀌고 사람들의 기호가 변해도 많은 수의 사람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기업이라면 영원히 남을 것이라는 상식적인 판단 아래 연구를 시작했다. 2년여의 심층인터뷰를 통해 아마존, BMW, 구글, 이케아 등 ‘사랑받는 기업’ 28곳을 선정했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 ‘사랑받는 기업’이 짐 콜린스의 ‘위대한 기업’보다 훨씬 성과가 좋았다는 점이다.

사랑받는 기업이란?

사랑이라는 개념이 감정적이고 감성적이며 주관적이듯 사랑받는 기업의 정의도 다분히 감성적이고 상식적이다. 연구원들은 인터뷰를 할 때 “그 회사가 사라지면 당신의 인생에 큰 문제가 생길 정도로 당신이 사랑하는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를 물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사랑하는 회사를 갖고 있다고 답했으며 어떤 사람은 “할리데이비슨이 망해 더 이상 그 회사 모터 사이클을 탈 수 없다면 차라리 왼팔이 없는 게 낫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 ‘사랑받는 기업’이란 ‘SPICE’를 잘 대해야 한다. 즉 사회(Society), 파트너(Partner), 주주(Invester), 고객(Customer), 그리고 종업원(Employees) 등 모든 이해관계자 집단에 이익을 주는 기업이며 모든 사람들이 함께 비즈니스를 하기 원하는 기업이며 제휴를 맺고 싶은 기업, 그리고 그 안에서 일하고 싶은 기업이라는 것이다. (2007.9 한경 권영설 칼럼)

저자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사랑받는 기업일수록 이해당사자나 고객들이 원하는 유무형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있고 그 보답으로 이해당사자들은 그 기업에 ‘애정과 충성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고객의 지갑을 뺏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랑받는 기업의 4가지 사랑법

기업의 CSR활동이나 사회공헌활동의 비판론자들이 가장 먼저 이야기 하는 것이 ‘진정성’이다. 기업이 정말 사회를 위한 진정한 의도를 가지고 사회공헌활동을 하느냐는 것이다. 실제 기업의 활동 중에 의도를 가지지 않고 하는 일이 있을 수는 없다. 오너의 자기만족을 위해서건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건 판매촉진을 위해서건 사회와 소통하며 사회변화와 개선을 위한 활동은 그 활동 자체로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만약 그 활동이 사회적 규범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를 위한 사랑의 표현방법이 될 것이다.

다음은 일관성이다. 기업이 잘 할 수 있는 분야, 사회적 효과가 큰 분야를 전략적으로 잘 선택해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 분야에서 꾸준히 노력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많은 인정을 받으리라고 본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사회공헌활동을 함으로써 한 분야의 대표이미지를 선점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된다고 해서 이 쪽에 불쑥 나오고 저 쪽에 불쑥 나오는 활동은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세번째는 지속성이다. 이것은 진정성을 담보하는 커다란 축이다. 사랑과 신뢰는 단시간에 얻어지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이해관계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열정은 기업의 진정한 의도를 알리는 중요한 요소이다. 누구나 단기간에 단편적인 관심을 가질 수는 있지만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사랑을 이어 나가기는 어렵다. 또 오랜 시간의 사회를 위한 지속적 활동은 그 진정성과 사회를 위한 활동 자체를 인정 받아야 마땅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커뮤니케이션이다. 말하지 않는 사랑은 알기 어렵다. 사랑이 관심과 소통의 함수라고 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사랑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활동이다. 과거와는 달리 최근의 경향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나 CSR 활동에 대해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주문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활성화되고 경영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나아가 사회적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다.

최근 많은 화제가 됐고 악마의 앱이라고 불리며 사랑을 전제로 만나고 있는 남성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됐고 사랑을 바탕으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결혼한 남편들에게도 원성(?)을 들었던 앱이 ‘오빠믿지’ 앱이다. 사랑과 신뢰에 대한 재미있는 시사점을 보여준 것인데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오빠의 사랑법과 기업의 사랑법에 상당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비유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오빠 나 정말 사랑해?(진정성), 오빠 맘 변하지 않을 거지?(일관성), 오빠 영원히 사랑할 거지?(지속성), 오빠 사랑한다고 말해줘(커뮤니케이션)’ 등을 비교해 생각해 보면 상당한 일리가 있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기업이 사회를 사랑하는 방법도 사람과 사람이 연애하듯이 한다면 어느 기업이나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

강 대 선

STX그룹 홍보실장

광운대 경영학과 졸업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서강대 언론대학원 석사

前 하나대투증권/SK텔레콤 근무

前 서울여성가족재단 홍보위원

前 Creative Marketing Club회장

스카이72 Marketing Consulting Committee 위원

한국PR협회 운영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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