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발시 우산 이용? ‘메르스 낙타’ 떠올라
핵폭발시 우산 이용? ‘메르스 낙타’ 떠올라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7.09.06 21: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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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국민 인식과 동떨어진 행동요령 제시…“전문가 감수 받아 문제될 것 없다”

[더피알=서영길 기자] 행정안전부가 핵폭발 상황을 가정해 내놓은 국민행동요령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도발로 불안이 고조된 상황에서 제시된 ‘핵무기 공격 시 대처법’은 일반 대중의 인식과 큰 괴리를 나타내며 온라인 상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흡사 메르스 사태 당시 “낙타를 조심하라”는 경고문이 연상된다. ▷관련기사: 메르스 대책, ‘소통법’부터 배워야

행안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는 ‘핵무기로 공격받을 때 알고 있다면 대처할 수 있어요’라는 제목의 브로셔(매뉴얼)가 올라와 있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 게시돼 있는 ‘핵무기 공격 시 대처법’.

간단한 그림과 함께 ▲경보가 울리면 빨리 지하철역, 터널, 지하상가 등 지하시설로 대피할 것 ▲핵폭탄이 터지면 반대 방향으로 엎드린 후 배가 바닥에 닿지 않게 입을 벌리고 눈과 귀를 막을 것 ▲핵폭발 이후에는 방사능과 낙진을 피해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 안으로 대피하거나 지하 깊은 곳으로 대피할 것 등의 행동 요령이 담겼다.

일반 국민 입장에서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긴 해도 내용 자체가 크게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마지막에 쓰여 있는 ▲핵폭발 이후 이동할 때는 우의나 우산을 활용하라는 문구는 실소가 나올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이와 관련해 행안부가 내놓는 답변도 황당하다. 위기관리지원과의 김태윤 주무관은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서울에서 핵이 터졌다고 하면 부산에서는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살아 있다면 이런 식으로 움직이고 대처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방사능과 낙진을 어떻게 우의나 우산으로 막느냐는 물음에도 김 주무관은 “아무 보호 장비 없이 나가면 안 된다는 뜻”이라고 답하며 “관련 전문가의 감수를 통해 만든 매뉴얼이다.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반 상식에 비춰봤을 때 핵 폭발과 우의·우산은 쉽게 납득하기 힘든 조합이지만, 위기관리 전문가 또한 해당 매뉴얼 자체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국민들의 현실적인 눈높이와 전혀 맞지 않는다는 점에 공감한다”면서도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이와 관련한 매뉴얼들은 비슷한 내용이다. 너무 단순화 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국민들이 정부의 가이드만 바라볼 게 아니라, 각 가정 단위부터 재난이나 위기상황에 대한 연습을 스스로 해보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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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instaegen 2017-09-08 15:46:52
요즘 더피알이 너무 이쪽저쪽 관공서든 기업이던 까는 기사가 많네요...특히 인터뷰한 담당자나 관련자 실명까지 거론하면서...다같은 홍보인데 같은 시장 안에서 적당히 했으면 합니다. 잘한거에 대해선 인정도해주고 칭찬도 해주고 그러면 좋을거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크게 문제,무리없는 브로셔 같거든요...
언론이 부정적인 판단과 부정적인 시각으로 날을 세우고 다른 관점에서 보는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도 중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