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자토크
부산경찰의 ‘SNS 침묵’이 말하는 브랜드 저널리즘 의미[기자토크] 일년여 만에 반복된 부산경찰의 온라인 휴업, SNS 시대 홍보 의미 되돌아보게 해

[더피알=강미혜 기자] 소셜 네트워크 물결을 타고 잘 나가던 부산경찰청이 또 다시 대형 암초를 만났다. 국민적 분노를 유발한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이 관할 지역 경찰서의 초기 대응 부실로 인한 2차 피해란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해당 사건이 언론보도를 통해 불거진 직후부터 부산경찰의 SNS 대표격인 페이스북은 활동을 멈췄고, 빗발치는 비판 목소리에도 부산경찰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사례를 통해 SNS 시대 모든 기관과 조직, 단체가 주창하는 ‘소통’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된다.

활발했던 부산경찰의 페이스북 활동이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직후부터 멈췄다. 부산경찰 페이지 화면

부산경찰은 공공기관 SNS 홍보에 있어 명실상부한 강자로 평가받는다. 일찌감치 튀는 아이디어와 남다른 드립력으로 무장한 게시물을 선보이며 딱딱한 경찰의 이미지를 개선해왔고, 영화 같은 스토리의 활약상 및 각종 미담들을 이용자 눈높이에서 전달했다.

때론 코믹한 홍보영상으로 시선을 집중시키는가하면, 심금을 울리는 경찰관들의 몰카영상으로 숱한 바이럴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여느 민간 기업 못지않은 수준 높은 콘텐츠와 적극적인 활동으로 인기 페이지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부산경찰청의 이같은 기민한 움직임은 ‘좋은 뉴스’를 전할 때뿐이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과 같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 공분을 자아내는 나쁜 뉴스를 마주하는 순간 ‘일시정지’ 되는 모양새다.

실제 부산경찰 페이스북은 슈퍼마켓에서 절도행각을 벌인 10대 청소년들을 절묘한 타이밍으로 검거한 영상을 선보인 9월 1일을 기점으로 더 이상 새로운 게시물이 올라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부산경찰 페이스북을 향한 이용자 방문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찰의 가장 최근 게시물 아래로는 약 4700개 댓글이 달렸는데, 통상 수십·수백개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폭증이다. 예상대로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의 책임을 따져 묻기 위한 발걸음들이 대부분이다.

부산경찰 최근 페이스북 게시물 아래로 달린 4700여개의 댓글 중 일부.

상황이 이런데도 부산경찰의 SNS는 열흘 넘게 휴업 상태다. 심지어 11일 이칠성 경찰청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민들이 보기에 (여중생 폭행 사건의) 초기 수사 신속성 부분이 미흡했다. 현재 법무부, 여성가족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내용조차 공유하지 않았다.

매서운 여론에 맞서는 부산경찰의 ‘더딘 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유감스럽다. 앞서 지난해 6월 말경 학교전담 경찰관과 여고생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불거졌을 당시에도 부산경찰은 일주일 넘게 페북 활동을 중단했다가 취재가 들어가자 뒤늦게 공식 사과문을 올리며 사태 진화에 나선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물론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대형 이슈를 정면 돌파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조건적인 비난세례를 감수해야 할뿐더러, 숙고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입장 표명을 할 경우 또 다른 구설과 오해에 휘말릴 위험도 있다. 실무 담당자의 노력과 의지만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질 리도 만무하다.

하지만 복잡한 이해관계를 떠나 가장 중요한 건 국민 시선이다. 부산경찰의 사정이 어떻든 간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접점에서 친밀한 소통을 꾸려갔던 공간은 페이스북이다. 그런데 진짜 필요한 소통의 순간엔 입을 닫고 있으니 무책임하게 비쳐질 수 밖에 없다.

소통은 좋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니다. 소통의 본 의미대로 막힘없이 잘 통하려면 불편한 대화나 쓴소리 경청에도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주목받는 브랜드 저널리즘(Brand Journalism)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지향되는 브랜드 저널리즘은 평상시 자사 콘텐츠를 홍보함에 있어 뉴스 형식을 차용하는 방식을 넘어, 유사시 수용자 관점에서 자사 이슈를 말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책임 있는 자세를 수반하는 것이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이는 현재 불미스러운 사건의 중심에 선 부산경찰에도 요구되는 부분이며, 여타 조직들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점이다.

부산경찰은 지난 수년간 멋진 홍보 활동으로 공기관 SNS의 선례를 만들어왔다. 그런 만큼 이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위기관리에서도 좋은 선례를 만들어 나가야 할 시점이다.

부산경찰님들... 페북으로 홍보 많이 하시더만... 왜 여중생 사건 터지니까 잠잠할까요? 기자회견 열어서 성명 한 번 내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한 이용자가 남긴 댓글에 수천명에 달하는 국민이 공감의 의사를 표했다. 그리고 지금도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저작권자 © 더피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미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그이유는... 2017-09-13 10:45:36

    제가 알기론 부산경찰 페이스북 운영은 진짜 경찰분이 담당하십니다. 실제 경찰관이기때문에 그쪽의 네트워크가 잘되어 있었고 담당자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그간 페북 운영을 잘 해왔다고 봅니다. 아쉽게도 커뮤니케이션&홍보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간간히 생기는 위기상황시 소통 및 위기대응 측면에서 다소 부족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동안 잘 해오셨기 때문에 앞으로도 충분히 이러한 어려움과 난관이 닥치더라도 잘 극복해내고 오히려 전화위복 하여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리라 믿습니다! 화이팅!   삭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