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못지않은 인플루언서, 갑질도 ‘스타급’?
스타 못지않은 인플루언서, 갑질도 ‘스타급’?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7.09.1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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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협찬 요구에 나몰라라 행태… ‘인스타거지’란 말도 나와

[더피알=강미혜 기자] SNS상에서 1인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마케터들 사이에서 ‘모시기 경쟁’이 한창이다. 잘 나가는 크리에이터들은 막강한 ‘팔로어 군단’을 거느리며 인플루언서(영향력자)로 자리 잡았다. 이름에 걸맞게 스타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젊은층에 소구하려는 브랜드(기업)들의 콜라보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협업 과정에서 일부 인플루언서가 ‘갑질’과도 같은 무례한 태도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상호 합의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공식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마이웨이식 행태를 보이는 일이 왕왕 벌어진다.

이미지: 픽사베이

주로 광고주가 스폰한 제품을 챙긴 뒤 약속한 바를 이행하지 않고 모르쇠 모드로 돌변하는 경우가 많다. 과도한 협찬 요구로 ‘파워블로거지’(파워블로거+거지)라 불린 사람들이 블로그 생태계를 오염시킨 사례를 빗대 ‘인스타거지’(인스타그램+거지)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실제 뷰티 브랜드를 홍보하는 에이전시 담당자 A씨는 인플루언서로부터 뒤통수를 맞아 곤혹을 치렀다. 섭외 당시 논의된 내용과는 다른 결과물에 대해 수정 요청을 했다가 일 자체가 어그러졌다.

A씨는 “사전에 (제품 컷 등) 앵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동의가 있었음에도 다르게 나와 수정을 요구했는데, 한 번 업로드 된 콘텐츠는 수정할 수 없다고 말하며 (협업 자체를) 없던 일로 하자고 통보했다”며 “결과적으로 제품만 꿀꺽하고 콘텐츠는 삭제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 B씨는 “디저트 제품을 SNS에 올려주기로 약속한 뒤 인플루언서에게 퀵으로 보냈다. 약속한 날짜에 콘텐츠가 게시되지 않아 연락하니 ‘제품을 못 받았다. 분실된 것 같은데 자기는 책임 없다’는 얘기만 하더라”고 전했다.

구독자 반응을 의식해 합의된 마케팅 활동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일도 있다. 신제품 바이럴을 위해 인기 유튜버에게 고액을 지불하기로 하고 홍보영상을 제작했다가 나몰라라 해서 낭패를 본 케이스다.

C씨는 “(대가를 받고 만드는) 홍보영상임에도 자신이 직접 제품을 구매한 것처럼 소개하더니 댓글창에 ‘광고 같다’ ‘직접 산 것 맞느냐’라는 의견들이 올라오자 마음대로 삭제한 뒤 우리 측엔 돈 안 받으면 되는 거 아니냐며 오히려 당당하게 나오더라”고 황당해 했다.

그는 “당시 해당 유튜버가 신제품 외에도 평소 갖고 싶었던 제품을 전부 받아야 영상을 제작하겠다고 해서 단종된 제품은 가장 비슷한 것으로 구해서 제공하기까지 했다”며 “인스타나 유튜브에서 뜬 인플루언서 중에서 영향력을 앞세워 뒤에서 갑질하는 이들이 많아져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철환 적정마케팅연구소 소장은 “인플루언서 중에선 SNS상에서 실제가 아닌 허수를 만들어 영향력을 과시하는 사람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 소장은 “브랜드가 인플루언서와 협업 시 양적인 요소도 고려해야 하지만, 그 사람의 콘텐츠 등 질적인 부분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영향력은 상대적인 거다. 단지 팔로어가 많다고 해서 우리 브랜드 홍보에 적합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문제가 생겼을 땐 계약서에 기반해 책임 소지를 가리는 게 원칙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사전에 주고받은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게 이메일로라도 증거를 남겨놓는 게 안전하다”면서 “요즘은 인플루언서를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업체들도 있으니 개별적으로 접촉하지 말고, 그런 곳을 통해 진행하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인플루언서 협업이나 여타 SNS 마케팅 진행시 애로점이나 피해 사례가 있다면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시거나 더피알 이메일(thepr@the-pr.co.kr)로 제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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