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블로그는 세일즈를 부른다
LG CNS 블로그는 세일즈를 부른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09.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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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지→전문지 성격으로, ‘더 어려운’ 콘텐츠가 방문자 끌어모아

[더피알=안선혜 기자] 인프라 서비스 담당이 직접 내놓은 클라우드 통합사업자 현황에 대한 진단, 오픈소스를 맹렬히 비판하던 마이크로소프트가 관련 기술을 내놓은 배경… 문과생이라면 1도 관심 없는 주제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LG CNS 블로그(blog.lgcns.com)에는 관련 종사자들의 피드백이 활발하다. 전문가들의 구독은 단순 관심을 넘어 세일즈까지 연결된다. 예산을 쓰는 채널이 매출을 창출하기까지, 선택과 집중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짧은 시간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각광 받는 시대다. 이른바 스낵컬처가 대세론으로 자리 잡은 지금의 콘텐츠 환경에서 LG CNS는 보다 어렵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면서 오히려 블로그 방문자 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 2012년 오픈한 이 회사 블로그는 처음엔 문화·예술·육아와 같은 소프트한 주제를 함께 다루는 종합지 형식을 띄었다. 그러다 2014년 업의 특성을 살려 IT 콘텐츠 중심의 블로그로 전환, 대학생 기자단을 모집해 젊은 목소리로 관련 트렌드를 전했다. 2015년엔 보다 난이도를 높여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의 주제를 사내 전문가 기고를 통해 풀어냈다. 내부 연구 내용을 독자들에게도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지난해부터는 필진을 보다 확대해 외부 IT 전문가 및 교수, 칼럼니스트들의 원고도 선보이고 있다. 개편 때마다 블로그 글이 보다 전문적으로 진화해 대중에게는 어려워졌지만 방문자는 증가했다. 2014년 월평균 방문자 2만7000여명에서 2015년엔 5만3000명, 2016년엔 9만9800명 등 매년 2배 가까이 늘고 있다.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으로는 주목할 만한 수치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는 평균 15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콘텐츠 난이도와 방문자수는 비례?

IT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블로그를 찾는 독자들도 유관 분야 사람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간혹 진행하는 설문결과를 보면 대기업부터 공공기관, 솔루션업체 등 IT 전문직 종사자들을 비롯해 대학생, 연구기관 등이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업무에 도움이 많이 됐다는 독자 피드백도 생겨나고, 관련 커뮤니티들에서 LG CNS 블로그에 올라온 글들이 종종 공유되곤 한다.

lg cns 블로그에 게시된 랜섬웨이 관련 글. 클릭시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하는 이벤트에 대한 반응도 좋다. 당월 블로그에 올라왔던 콘텐츠를 바탕으로 퀴즈를 내는데, 평균 500명에서 많게는 1000명까지 응모한다. 지난 글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일종의 묘수인 셈이다.

LG CNS의 SNS 운영을 맡고 있는 최효진 홍보팀 차장은 “SNS는 어려우면 안 된다가 아니라 독자가 원하는 게 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명확하게 누구를 타깃으로 삼을지 파악하고 전달하니 피드백도 정확하게 왔다”고 말했다.

관련 분야 직장인과 고객을 대상으로 제작한 블로그와 달리 페이스북은 좀 더 젊은 타깃까지 커버하려 노력한다. 블로그 게시글을 링크 방식으로 공유할 때가 많지만, 대학생들을 위해 IT 관련 꿀팁이나 용어를 한 눈에 보기 좋게 정리한 카드뉴스도 인기다.

가령 ‘자바와 자바 스크립트의 차이는 뭘까요?’와 같은 주제로 IT 관련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이들도 알기 쉽게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콘텐츠 질에 대한 신임이 쌓이면서 네이버 주제 판에도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선보이게 됐다. 별도로 운영 중인 네이버 포스트의 경우 메인에 노출됐을 시 조회수가 최대 5만건까지도 나온다.

대상 계층이 다양하다 보니 각 게시물의 난이도 조절은 고민거리 중 하나지만 블로그의 경우 전문성을 한층 더 강화하는 추세다.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을 상대로 거래하는 B2B기업의 특성상 업무 전문성으로 고객을 리딩해야 하기 때문이다.

lg cns 페이스북에 게시된 카드뉴스. 클릭시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최효진 차장은 “기업 블로그를 운영할 때 무작정 최신 SNS 트렌드를 따라갈 것이 아니라 운영 목적과 타깃 독자 선정을 명확히 하고 거기에 맞춰 콘텐츠를 기획,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고객사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와 IT 담당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그 분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 연결하는 징검다리 채널

블로그 내용이 깊이를 더해갈수록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주목할 만한 성과들도 생겨나고 있다. 블로그 글을 보고 사업 제안이나 문의를 해오는 사례들이 생긴 것. 최근 챗봇 관련 포스팅을 보고 직접 사업부 연결을 문의한 고객들은 현재 챗봇 주문 사이트를 구축, 운영 중에 있다.

ESL이라는 전자가격표시기 사업의 경우도 유통업체에서 관련 블로그 글을 보고 사업부 연결을 요청해 이후 영업에서 직접 고객을 만나 성사시켰다. 블로그 포스팅이 브랜딩 차원만이 아닌 실질적 비즈니스 창출로까지 연결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 차장은 “블로그를 통해 사업 문의를 하는 분들을 보면 원래 애독자였던 경우가 많다”며 “LG CNS 블로그에 대한 신뢰가 기업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면서 직접 사업에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SNS가 돈 쓰는 홍보 채널이 아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매체로 발전할 수 있다는 나름의 해석이다.

올해부터는 독자관계 관리를 위한 세미나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엔 챗봇을 주제로, 7월엔 블록체인(가상 화폐로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을 주제로 세미나가 각각 열렸다. B2B기업들이 고객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갖는 경우는 많지만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 드문 일이라는 설명이다.

블로그 독자 초청 세미나 현장. lg cns 제공

보통 120명 정도를 초청하는데 신청을 받자마자 하루 이틀 만에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 현장 분위기 또한 열띠다. 상당히 까다로운 질문이 나오기도 하고 정말 강의를 받듯 필기에도 열심인 사람들이 많다. 최 차장은 “고객사, 직장인, 대학생 등 IT에 관심 있는 분들이 다양하게 참석한다. 후기도 긍정적이어서 분기마다 한 번씩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내 얘긴 듯 내 얘기 아닌 내 이야기

현재 LG CNS의 블로그는 자체 생산하는 약간의 콘텐츠와 사내 기고 반, 외부 기고 반 정도로 구성해 운영된다. 반응은 떠오르는 IT 트렌드 관련 콘텐츠가 좋은 편이나, 담당자는 사내 전문가들이 쓴 글에 대한 애정이 높은 편이다. 전문 기고가보다 손은 더 많이 가지만 같이 꼼꼼히 원고를 보고 보정하는 과정이 더해지면서다.

외부 전문가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섭외 과정에서부터 심혈을 기울인다. 트렌드는 잘 반영하는지 어떤 글을 써왔는지 등을 자세히 살핀다. 최 차장은 “IT는 어려운 주제이다 보니 글을 못 쓰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얼마나 공들여 다듬고 정리돼 있느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며 “스스로 이해되지 않으면 발행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외부 필자를 섭외할 때도 분량은 상관없으니 콘텐츠 완결성에 집중해달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lg cns의 sns를 담당하고 있는 홍보팀 최효진 차장. 사진: 안선혜 기자

기업에서 운영하는 블로그라는 특성 때문에 자사 이야기가 들어가지 않을 수는 없지만, 유용한 정보와 적절히 믹스(mix)하는 전략은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제공될 때 채널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최 차장은 “우리(회사) 이야기만 하는 건 싫어해서 우리 이야기도 마치 아닌 것처럼 풀어가는 게 묘미”라며 “LG CNS의 솔루션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다뤄야할 때 연관된 기술을 더 깊이 있게 가지 쳐서 소개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새로 신설된 IT인사이트 코너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내자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외부 IT 전문가의 기고를 받아 최신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코너다.

여타 해외 B2B기업들에서도 SNS 운영을 실행하고 있지만 한국적 상황에 맞는 정보 제공은 LG CNS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가령 지난해 국내에서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의무 대상이 매출 1500억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되자, 선제적으로 보안 컨설팅팀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게시하면서 상당히 높은 조회수를 거뒀다.

독자들의 피드백은 블로그 운영에서 중요 요소다. 그래서 지난해 10월 개편을 진행하면서 독자 문의 버튼을 상시 배치, 블로그 콘텐츠에 대한 문의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바꿨다. 각종 강의 요청이나 사업 문의, 출판 요청 등이 이를 통해 들어왔다. 향후에는 외부 필진에 대한 보강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저명한 전문가들이 의견을 개진하는 공간으로 자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LG CNS 역시 브랜드 저널리즘에 대한 고민을 과제로 안고 있다. 기업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브랜드 특색에 맞는 콘텐츠로 독자들과 소통하는 일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차장은 “LG CNS 블로그에 들어오면 깊이 있는 IT 정보, 업무에 필요한 정보들을 모두 알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대한민국 IT 콘텐츠 허브가 되는 게 포부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회사의 기술력을 알려 사업까지 연결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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