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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마음으로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7.10.04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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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스터디] 현대자동차그룹 ‘재잘재잘 스쿨버스’

[더피알=조성미 기자] 학교까지 약 62km.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충주성심학교 아이들은 2시간 가까이 통학버스를 타고 다녀야 한다.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며 지루하기만 하던 등하굣길, 누군가 유리창을 통해 말을 걸어오며 아이들의 얼굴엔 웃음이 피어났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청각장애 특수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이 통학버스 안에서 유리창을 통해 소통하고 즐거워하는 ‘재잘재잘 스쿨버스’를 선보였다.

영상 속에서 아이들은 스케치북 윈도우를 통해 글자를 써내려가며 다른 좌석의 친구와 소통하고, 부모님 스마트폰에 손글씨 메시지를 보내는 등 자동차를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문제를 놓고 지역주민과 학부모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위한 ‘특별 버스’의 의미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차그룹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탄생한 기술에 학교를 오가는 버스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던 선생님의 마음이 더해져 기획됐다.

재잘재잘 스쿨버스를 가능케 한 기술은 바로 ‘스케치북 윈도우’. 창문에 입김을 불면 기압계 센서가 이를 인지해 자동차 창문에 마치 김이 서린 것처럼 뿌옇게 변한다. 이렇게 활성화된 스케치북 윈도우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또한 글과 그림은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할 수 있고 개인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다. 기술을 통해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소중한 주변 사람들과 공유할 수도 있는 것이다.

기술, 사람을 만나 빛 발하다

프로젝트 개요
- 캠페인 주체 : 현대자동차그룹
- 집행기간 : 2017년 9월 5일 ~ 30일
- 집행방식 : 바이럴 영상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캠페인

탄생 배경

재잘재잘 스쿨버스에 구현된 기술의 단초는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매년 개최되는 현대차그룹 R&D 아이디어 페스티벌(R&D IDEA Festival)에서 나왔다. 연구원들은 실제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어서 창문을 또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활용해 2016년 대상을 수상했다.

이렇게 탄생한 기술을 적용, 자동차 창문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소통 방식이 가장 필요한 이들이 누구일지 논의했다. 그 과정에서 ‘청각장애 아이들이 차 안에서 많이 힘들어 한다’라는 이야기를 접하고 이번 캠페인이 시작됐다.

캠페인에 참여한 이들은 처음엔 ‘들리지 않으니 차 안에서 더 갑갑하고 힘들겠구나’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고. 하지만 영상의 주인공인 충주성심학교에 가서 직접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등굣길은 더욱 더 험난했다.

청주에서 충주까지 2시간가량 스쿨버스를 타고 다닌다는 아이, 특수학교가 부족한 탓에 충주로 이사와 주말가족이 된 아이까지… 그렇게 통학버스에 탄 이후에도 수화가 주는 한계로 인해 많은 대화를 하기도 힘들어 매일 똑같은 풍경을 눈으로만 담았을 아이들의 등굣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기로 했다.

집행 과정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기술을 촬영용 버스에 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선 창문으로 쓰인 TOLED 패널은 당시 국내에서 구하기 쉽지 않았고, 내구성이 약해서 진동이 많은 버스에서 버틸 수 있는 충격완화장치 제작에도 시일이 오래 걸렸다. 제작한 창문을 차량에 장착하기 위해 스쿨버스 내부를 다 뜯어내고 개조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또한 스케치북 윈도우에 보일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의 경우, 여러 개의 창문이 하나의 유기적인 스크린처럼 보여야 했기 때문에 개발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실행 성과

힘들게 완성한 버스에 올라탄 충주성심학교 아이들의 반응은 솔직했다. 사전에 어떤 정보도 알려주지 않고 버스에 태웠는데, 스쿨버스 창문에 거북이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생생한 표정과 웃음을 보여줬다. 촬영 전에 유독 낯을 많이 가려서 눈물을 보이기도 한 친구가 있었는데, 막상 촬영이 시작되니 창문에 그림 그리고 글씨를 쓰며 굉장히 밝게 웃어 그 모습이 영상에 담기기도 했다. 게다가 촬영팀이 돌아가고 난 다음에 선생님께 ‘언제 또 촬영하러 오느냐’고 물어봤다는 후문.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이러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안도하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줬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한 이노션 내부에서는 넥스트솔루션본부와 크리에이티브알파팀이 디지털과 테크를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크리에이티브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결과물은 바이럴 영상이지만 광고주의 테크놀로지를 활용해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내고 그에 맞게 기술을 발전시킨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제작 후기

광고 촬영용으로 개조했던 버스를 아이들이 매우 좋아했기 때문에 스쿨버스로 계속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봤다. 하지만 스케치북 윈도우 기술이 상용차량에 쓰이는 기술이 되기에는 좀 더 발전이 필요했고, 또 스쿨버스 법규 및 아이들의 안전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지속적인 운영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신 스쿨버스에 장착했던 창문을 떼어 아이들이 학교에서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키오스크 형태도 다시 제작해 충주성심학교에 기증했다.
아울러 바이럴 영상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재잘재잘 스쿨버스’ 전 과정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현대자동차그룹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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