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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흡연장면, ‘모자이크’ 사라져시청권 보장 위해 영화에 한해 방침 변화…정부 금연정책과 엇박자 우려도

[더피알=서영길 기자] 긴 연휴와 공영방송사 파업의 영향으로 올 추석은 영화 특수 기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지상파와 케이블을 막론하고 방송사마다 앞 다퉈 최신 인기작을 방영하며 시청률 경쟁을 벌였다.

그런데 이번 추석 안방극장에선 달라진 점이 하나 있었다. 영화 속 배우들의 흡연 장면이 여과 없이 그대로 노출됐다는 점이다.

흡연 모습이 모자이크 처리된 장면(위)과 여과 없이 노출된 장면.

그동안 TV에서 방영하는 영화의 경우 담배 피우는 장면, 특히 연기를 들이마시는 모습은 흐릿하게 처리해 정확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도록 해왔다. 흡연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 TV에서 이 같은 보호막이 슬슬 걷히고 있다.

현행 방송심의 규정에는 흡연 장면에 블러(blur, 편의상 모자이크로 표기) 처리를 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관련 규정 제28조엔 ‘음주, 흡연 등의 내용을 다룰 때에는 이를 미화하거나 조장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고만 명시돼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관계자도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저희가 (모자이크 처리를) 강제적으로 하라고 한 적은 없고, 방송심의 규정에도 적시돼 있지 않다”면서 “그동안 각 방송사에서 자체적으로 주의하는 차원에서 모자이크 처리를 해 온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에 대해 한 방송사 관계자는 “십여년 전 쯤 지상파 방송사 사장들이 간담회를 열어 (흡연 장면에 대해) 모자이크 처리를 하자고 합의 본 이후 관행으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모든 방송사가 그대로 적용했고, 지상파나 케이블을 망라해 최근까지 ‘담배 흡입 장면=모자이크 처리’로 공식화 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흡연하는 배우의 입을 따라다니는 모자이크가 시청권을 방해한다는 불만이 몇몇 단체나 일부 시청자 위주로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이같은 ‘비공식 룰’에 변화가 생겼다.

복수의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방심위는 지난해 7월 ‘영화에 한해 흡연 장면에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말라’는 취지의 안내를 각 방송사에 전달했다. 영화는 예술 작품으로 보기 때문에 흡연 장면에 모자이크 처리가 없어도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7월 이후 TV를 통해 방영된 영화에선 모자이크 없는 흡연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타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만,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기존 방침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흡연 모습이 그대로 노출된 영화 '아저씨'의 한 장면.

방송사 관계자는 “예전에 모자이크 처리했던 영화를 최근 재방송으로 내보낸 적이 있는데, 얼마 전 방심위에서 ‘왜 또 모자이크 했느냐’는 연락이 왔었다”면서 “(모자이크) 지우는 게 더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 예전에 작업해 놓은 영화는 그냥 내보내고, 신규로 방영할 작품부터 하지 않겠다고 방심위에 설명하기도 했다”고 일화를 전했다.

이처럼 흡연과 관련해 방송사 자체적으로 이뤄지던 자정노력에 대해 주무부처인 방심위가 유연한 개정안을 먼저 제시한 것이다. 시청권 보장이라는 명분에 기인한 것이지만, 이같은 조치가 흡연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정책을 펴고 있는 정부의 노선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방심위 관계자는 “TV에 방영되는 드라마나 영화에 흡연 장면이 있다고 무조건 제재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천편일률적 제재가 아닌, 방송 내용에서 꼭 필요한 장면이었는지 전후맥락을 살펴보고 (제재에 대한)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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