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안전관리도 국민신뢰도 ‘구멍’
軍, 안전관리도 국민신뢰도 ‘구멍’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10.11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디어리뷰] 인재로 밝혀진 철원 총기사고…경향 “선진군대 외치는 것은 어불성설”
주요 이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논평, ‘미디어리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철원 사격장 사고

[더피알=이윤주 기자] 강원도 철원 육군 6사단에서 발생한 병사 총상 사망 사건이 국방부의 당초 발표와 달리 사격장에서 날아온 유탄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대 내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각에선 군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건을 축소하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이모 상병은 부대로 복귀하다 날아온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국방부는 사건 발생 하루 만에 돌이나 나무에 맞고 튕겨져 나온 도비탄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사고 지점에서 340m 떨어진 사격장에서 날아온 유탄에 맞아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장소 주변은 유탄 흔적이 70여 개나 발견돼 사격 훈련 당시 출입을 제지하지 않았음을 방증했다. 병력 인솔, 사격장 관리부대의 안전조치 및 사격통제 미흡 등의 부실관리가 불러온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군 당국은 육군간부 3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국민일보는 “어이없는 총기사고를 놓고 축소·책임 회피에 급급”이라며 군의 안전의식과 기강해이를 꼬집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금쪽 같은 자식을 잃고도 ‘누가 쐈는지 밝히지 말아달라’는 유족의 발언에 주목하며, “사고 책임은 총을 쏜 병사가 아닌 군 간부들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방부는 지난달 26일 육군 6사단 소속 일병 총격 사망 사건이 사격장에서 직선으로 날아온 '유탄'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뉴시스

△경향신문: 군내 기강해이·안전 소홀이 빚은 병사의 죽음

경향신문은 “국방부가 철원 육군 6사단에서 발생한 이모 상병의 총탄 사망 사고 원인을 도비탄이 아닌 유탄이라고 최종 발표했다”며 “사격장에서 발사된 총알이 순직한 이 상병 주변의 나무 등 물체에 튕긴 게 아니라 이 상병을 향해 곧바로 날아갔다”고 전했다.

경향은 “군의 기강해이와 안전불감증, 무능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제 더 이상 봐줄 수 없을 지경”이라며 “최전방 부대에서 기초적인 사격통제 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선진 군대를 외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일보: 국민적 불신 자초하는 軍, 언제쯤 정신 차릴까

국민일보는 “더 큰 문제는 군이 사고 발생 후 보인 태도”라며 “군은 사망한 병사에 대한 부검도 하기 전에 딱딱한 물체에 맞고 튕겨 나온 도비탄이 사고 원인이라고 서둘러 발표했다.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책임소재를 가리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게 순서일 텐데 군은 파장을 축소하고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고 질타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 국방통합데이터센터가 북한인 추정 해커에 의해 뚫린 보안사고도 마찬가지다. 국군사이버사령부는 군 인터넷망이 뚫린 걸 알고도 쉬쉬하다 언론이 보도한 뒤에야 마지못해 시인했다”고 전했다.

국민은 또 “박찬주 전 제2작전사령관의 ‘공관병 갑질 의혹’으로 공분을 샀는데도 최근에는 음주 실탄 사격으로 물의를 빚고 부하들에게 갑질을 일삼아온 군 지휘관이 버젓이 대령으로 진급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군의 여러 문제를 조목조목 거론하며, “군과 국방부는 사즉생의 각오로 자기 혁신에 나서서 바닥으로 떨어진 국민적 신뢰를 하루빨리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철원 사격장 사고, 軍은 한심했고 유족은 의연했다

조선일보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비통함은 세상 무슨 저울로도 잴 수 없을 만큼 큰 것이다. 그런데도 이 상병 아버지는 ‘빗나간 탄환을 어느 병사가 쐈는지 알고 싶지 않다’고 했다”며 “알게 되면 그 병사를 원망하게 될 것 같고, 그가 평생 자책 속에 살아가는 걸 원치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상병 아버지의 말은 사고 책임이 총 쏜 병사한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면서 “책임은 사람 다니는 길 앞쪽에 사격장을 만들어놓고 안전 통제도 제대로 하지 않은 군 간부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아일보: 자식 잃고도 “누가 쐈는지 밝히지 말라”는 어느 아버지 마음

동아일보는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키는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면 한국 사회가 몸살을 앓는다. 이런 세태와 대비되는 유족의 의연한 태도가 더욱 고맙고 품격 있게 다가온다”며 “너나없이 자기 목소리만 높이는 데 익숙한 공동체를 향해 타인에 대한 관용과 자제력의 귀감을 보여준 셈”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