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와 야구의 PR전쟁
프로축구와 야구의 PR전쟁
  • 김주호 (myqwan@the-pr.co.kr)
  • 승인 2011.04.15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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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호의 스포츠

야구와 축구 중 어떤 경기를 좋아하는가? 미국은 메이저리그 야구가 먼저 떠오르고, 영국과 스페인, 독일, 이태리 하면 축구가 먼저 떠오르지만, 우리나라나 일본의 경우 야구와 축구에 대한 선호도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야구와 축구는 종목 간 팬 확보 경쟁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축구, 일본 프로야구와 같은 국외 경쟁자도 있다. 박지성, 이청용, 박찬호, 이승엽, 김태균 등이 모두 이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기에 팬들의 관심이 이들에 쏠릴수록 국내 야구나 축구 입지는 줄어들 수 있다.

야구나 축구는 크게 대표팀 간 경기와 국내 프로야구리그가 있다. 축구는 월드컵, 아시안컵, 올림픽 등 공식대회나 친선경기 등 대표팀 간 경기가 수시로 열리고 있으며 그 인기도 대단하다. 야구의 경우 대표팀 경기는 올림픽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이 존재하지만, 참가팀이 많지 않아 마케팅 가치나 인기 면에서 축구에 못 미친다. 그러나 국내 프로리그 사정은 다르다. 프로야구가 프로축구를 앞선다. 지난해 총 관중수만 봐도 야구가 축구를 앞서고 있고, 방송사 중계권료나 타이틀 스폰서 금액도 야구가 높다.

프로축구와 야구의 인기도가 차이나는 이유에 대해 한양대 김종 교수는 서울국제 스포츠 포럼에서 “시스템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축구는 대표경기에서 한 골만 넣더라도 벌써 유럽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등 선수 중심의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데 반해, 프로야구는 선수들보다 프로야구 전체를 겨냥하는 체제로 이뤄져 있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경기 붐 조성 캠페인으로 관중몰이

국내 프로축구의 역사는 1983년 대한축구협회에서 주관한 슈퍼리그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2개 프로팀과 3개 실업팀으로 모양만 갖춰 리그가 시작됐다. 1994년 프로축구연맹이 출범하면서 타이틀 스폰서제도를 도입해 하이트배 코리안리그로, 이어 1998년부터 K리그로 명칭이 변경됐다. 2008년 K리그는 294만5400명으로 최다관중을 기록했지만, 2010년에는 오히려 그 수가 줄어 273만5904명으로 집계됐다. 2011년 광주FC가 창단되고 군(軍) 팀인 상무가 상주상무피닉스로 출범하면서 현재는 모두 14개 팀으로 리그가 운영되고 있다. 프로축구는 K리그 정규대회 외에도 리그컵대회와, 2군 리그인 R리그, FA컵 등을 치른다. 2011 K리그는 3월 5일부터 12월 4일까지 정규리그 30라운드 총 240경기(팀당 30경기)와 챔피언십 6경기 등 총 246경기를 갖는다. FA컵 등을 포함하면 총 283경기다.

프로야구는 1982년 한국야구위원회(KBO) 출범과 더불어 6개팀으로 시작, 8개팀이 단일리그로 운영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창단허가를 받아 현재 9구단이 창원을 연고지로 창단 작업을 진행중이며, 곧 10구단도 탄생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는 2010년 총 관중 592만8626명을 기록해 3년 연속 500만 관중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프로야구는 4월 초 개막돼 팀당 133경기, 총 532경기로 패넌트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주최 측은 경기 붐을 조성하는 캠페인을 통해 관중 증대를 꾀한다. KBO는 그간 ‘야구가 좋다’ 캠페인을 비롯해 폐휴대폰 수거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올해는 에너지관리공단과 그린스포츠 캠페인, 제주감귤협동조합과 야구사랑 감귤사랑 캠페인, CJ와 10번 타자 캠페인 등을 전개해 야구에 대한 관심을 높일 예정이다.

관중 수에서 야구에 뒤지고 있는 프로축구연맹은 더 적극적이다. 올해 슬로건을 ‘우리의 열정 놀이터, K리그’로 정하고 적극적인 관중 유치에 나서고 있다. K리그는 작년부터 ‘5분 더 (5 Minutes More) 캠페인’ 을 벌인다. 경기에 박진감을 불어넣기 위해 파울 등을 줄이고, 심판의 경기진행 속도를 높여 실제경기 시간이 5분 더 늘어나도록 하는 캠페인이다.

기업들의 스폰서 참여…회사·브랜드 홍보↑

축구나 야구의 붐 조성에는 타이틀 스폰서의 역할이 중요하다. 실제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 기업들이 회사나 브랜드 홍보 차원에서 현장 브랜딩 및 팬 서비스, 언론홍보, 중계 등을 적극 활용하면 팬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데에 효과가 있다. 2011 K리그의 공식 타이틀 스폰서는 현대오일뱅크다. 이에 따라 올해 대회 명칭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Hyundai Oilbank K-LEAGUE 2011)로 정해졌다.

대웅제약도 우루사 품목으로 2011 K리그를 공식 후원한다. 대웅제약은 국가대표 차두리 선수의 우루사 CF와 함께 K리그를 통한 대국민 간 건강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번 후원을 통해 K리그 경기장 내 90도 3D 시스템 광고권, 경기장 내외 프로모션권, 인터뷰 백드롭, 스코어보드 로고 노출 등의 광고ㆍ홍보권을 갖게 됐다. 프로야구의 타이틀 스폰서는 삼성PAVV프로야구로 장기 지속돼오다가 삼성이 후원을 중단하면서 2009년엔 CJ가 참여했다. CJ인터넷이 게임브랜드인 ‘마구마구’ 를 중심으로 홍보활동을 펼쳤으며, 대회명칭도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로 불렸다. 올해부터는 롯데카드가 타이틀스폰서로 참여한다.

한편 구단들의 노력도 축구나 야구 발전에 힘이 된다. 프로야구 SK와이번즈는 올 시즌 ‘Do dream! SK Wyverns! Let's go V4!’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스포테인먼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프로축구 서울FC는 적극적인 팬 유입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홈관중 50만 시대를 열었으며, 수원블루윙즈도 2010년부터 ‘블루랄라 캠페인’ 을 통해 팬을 늘리고 있다.

팬 확대 위한 시스템 도입 필요

KBO와 축구연맹은 공중파 및 케이블TV, 포털과의 계약을 통해 중계방송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 각종 시상제도를 도입해 뉴스거리를 창출하는 데에 공통의 노력을 기울인다. 홈페이지를 통한 경기속보의 전달,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 활용, 명예기자나 인턴제, 경기장 편의시설 제공 등의 팬 확대 프로그램을 전개하면서 젊은층이나 여성, 가족 단위 팬에게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다.

야구와 축구리그에서는 적극적으로 팬을 유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누가 먼저 도입하느냐가 중요하다. 축구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권고로 조만간 1,2부 승급제가 이뤄질 전망이며, 야구도 10구단까지 생기면서 양대 리그제를 검토하고 있다. 축구의 경우 월드컵을 통해 완벽한 경기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야구는 돔구장 건설 등 야구장 개선 및 확대가 절대적인 과제로 꼽힌다. 또 선수층 확대를 위해 유소년 육성 지원, 2군 리그의 활성화, 방송 중계 채널의 확대도 필요하다. 팬 확대와 관련해 구단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KBO나 축구연맹이 보다 리더십을 갖고, 경기 흥행이나 팬을 확대할 수 있는 적극적인 홍보 프로그램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김주호

제일기획 마스터

(BTL캠패인팀장 ·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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