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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_필요하지_않은_시대의_마케팅+1
#아무것도_필요하지_않은_시대의_마케팅+1
  • 원충렬 maynineday@naver.com
  • 승인 2017.10.19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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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1+1] 편리의 혁신 거듭하는 아마존…‘목적소비’에 닿아야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아무것도_필요하지_않은_시대의_마케팅1에 이어...

[더피알=원충렬] 역사상 물질적으로는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시대의 소비라는 행위는 때로 수단이기도, 혹은 목적이 되기도 한다. 근래 수단으로서의 소비에 가장 충실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곳 중 하나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의 주문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아마존 홈페이지 메인 화면

‘원하는 것을 싸고 편리하게(Selection. Price. Convenience.)’라는 그들의 가치 제안처럼, 아마존의 온라인 쇼핑은 가장 효율적인 소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오프라인 매장과는 달리 공간의 물리적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온라인 매장이기에 구색은 압도적이다.

품목 수로 따지면 아마존 하나로 오프라인의 하이퍼마켓 1300개를 채울 수 있다. 가격 역시 다양한 공급자들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충족된다. 그 중 편리함은 아마존의 핵심이다. 한번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주문을 완료하는 대시버튼, 말로 주문하는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 등 아마존의 편리함은 혁신을 거듭한다.

아마존 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

반면 ‘목적으로서의 소비’는 소비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이케아 가구를 사고 조립할 때처럼 그 과정 자체가 즐겁기 때문에 돈, 시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포장막을 재활용해 만든 프라이탁 가방을 살 때처럼 소비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때도 그렇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수단소비와는 다르다.

이처럼 같은 제품이라도 필요해서 사는 경우가 있고 즐거워서 사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목이 말라서 코카콜라를 구매하기도 하지만, 코카콜라의 한정판 패키지에 쓰인 ‘사랑해’ ‘고마워’ 문구를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해 사거나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사기도 한다.

마케터에게 두 경우는 다르다. 목이 말라서 콜라를 산다면 코카콜라는 갈증을 채워줄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경쟁해야 한다. 가격이 저렴해야하는 것은 물론 가장 눈에 띄고 집기 쉬운 곳에 위치해야 한다. 그러나 재미로 사는 것이라면 다른 음료와 경쟁하기보다 고객에게 새로운 의미와 경험을 제안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수단소비와 목적소비는 공존하겠지만, 목적인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물질적 풍요로 인해 무언가를 필요로 해서 사는 경우가 줄었기 때문이다. 또 필요해서 사더라도 수많은 대안이 이미 존재하기에 소비 자체에 의미가 있거나 과정에서 즐거움을 주는 쪽으로 기울기 때문이다.

사려는 것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의사결정 과정을 인지, 이해, 선호 형성, 구매로 수렴되는 깔때기로 개념화 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이 과정을 훨씬 빠르게 진행하거나 각각의 단계를 뛰어넘기도 하며 심지어 순서를 바꾸기도 한다. 정보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의사결정 과정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정보를 일상적으로 수집한다. 전통적 의사결정 모형들은 이런 행동에 주목하지 않았다. 습관적, 충동적, 저관여 구매 행동과 별도로 전통적 이론에서는 소비자가 문제를 인지할 때 구매 행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고급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경우 일부 소비자들은 구체적인 구매 의사가 생길 때까지 정보 수집을 미룰 필요가 없다. 소비자들은 안방에 편하게 누워서 경기 결과를 추적하는 스포츠 마니아처럼 상품에 대한 정보를 추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카우치 트래킹(couch tracking)하는 데 익숙하다. 픽사베이

소파 위에서 마치 TV를 보듯 계속해서 정보를 검색하고 수집하는 카우치 트래킹(Couch Tracking)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관심사에 대한 정보들을 수집한다. 그렇다면 카우치 트래킹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이는 카메라를 살 필요가 없는 사람조차도 이미 어떤 카메라에 대한 선호를 갖고 있다는 뜻이고, 카메라를 구매할 필요가 생겼다면 무엇을 살 지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마케터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 심지어 어느 순간, 어떤 이유로 구매를 결정했는지 알기도 힘들다. 그저 사람들이 24시간 365일 쇼핑 중이라고 보는 게 맞다. 여기서 마케터가 할 수 있는 일은 알 수 없는 의사결정 과정을 되짚어내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와 관련된 고객의 삶 속에서 맥락을 찾아내고 이미 그 맥락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연결만이 가치를 만든다

소비의 이유도, 방식도 달라졌다. 필요해서 하는 소비는 최소화되고 의미와 즐거움을 위해 하는 소비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쇼핑은 생활과 구분되지 않고, 돈을 내고 물건을 받는 구매 행위만 수면 위로 드러날 뿐이다. 과거와 비교해 보면 모든 게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어찌 보면 단순하다. 결국 맥락이다. 비 오는 날 우산을, 볕 좋은 날 모자를 내놓으면 팔지 않아도 팔린다는 단순한 진리 말이다. 이제는 다만 변화된 고객의 삶을 들여다보고 우산과 모자를 사야 할 새로운 의미와 경험을 만들 뿐이다. 즉 마케터는 맥락의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지금 고객에게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들어야 한다.

소비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코카콜라 스토리텔링 패키지.

<큐레이션의 시대>를 쓴 사사키 도시나오(佐々木俊尚)의 말은 소비의 이유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사람들은 상품을 통해 공감할 수 있는 타인을 만나고, 자신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발견하고 완성하기를 꿈꾼다. 각자가 그리는 더 나은 자신의 모습 혹은 흥미로운 세계로 연결되고자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테슬라나 프라이탁을 사려는 이유는 그들이 상징하는 가치관과 미래상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샤오미의 자발적 팬클럽인 미펀(米粉)이 돈도 받지 않고 샤오미를 홍보하는 이유는 자신과 샤오미의 성장을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소비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원충렬

브랜드메이저, 네이버, 스톤브랜드커뮤니케이션즈 등의 회사를 거치며 10년 넘게 브랜드에 대한 고민만 계속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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