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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로 본 우리사회 자화상
신조어로 본 우리사회 자화상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7.10.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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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재단 5년 뉴스빅데이터 분석…최다 ‘스펙’ ‘멘붕’ ‘갑질’ 등 뒤이어

[더피알=서영길 기자] 지난 5년간 뉴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신조어는 취업 준비생의 학력이나 경력 등을 의미하는 ‘스펙’이었다.

스펙은 취준생들의 학력, 경력 등의 능력치를 지칭하는 신조어로 통한다. 뉴시스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빅데이터팀이 <신문과 방송> 10월호에 게재한 ‘뉴스빅데이터로 보는 신조어’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까지 스펙이란 단어가 포함된 기사는 총 6만9451건으로 사용 빈도가 가장 높았다.

스펙은 원래 전자제품 등의 사양을 나타내는 단어지만, 지금은 취업 준비생의 학력, 경력 등 능력치를 지칭할 때 쓰이는 말로 개념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뉴스빅데이터팀은 “청년들의 실업난이 지속되며 취업 준비생이 자신을 취업 시장에서 팔리는 상품으로 표현하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위기의 커뮤니케이션학, 더 좁아진 ‘취업문’

스펙 다음으로 많이 쓰인 신조어는 멘탈 붕괴의 줄임말인 ‘멘붕’(4만1059건)이다. 멘붕은 당황스럽거나 정신없는 상황에서의 심리 상태를 설명할 때 주로 쓰는 말로, 십여년 전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사용하며 널리 퍼졌다. ▷관련기사: 역전승에 ‘멘붕’? 종이신문의 수난

아울러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하대한다는 뜻인 ‘갑질’(2만5075건)이란 신조어가 3위에 랭크되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관련기사: 대한민국 갑질기업 보고서

분석기간: 2013년~현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뉴스빅데이터팀은 “갑질이란 단어는 2013년 포스코 임원이 대한항공 기내 안에서 라면이 익지 않았다며 승무원을 폭행한 사건 이후 본격적으로 사용됐다”며 “이후 대리점주에 우유를 강매한 남양유업 사태,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등을 거치며 보통명사처럼 굳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비상식적인 관행 뿐 아니라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꼬집는 신조어들도 눈에 띄는데,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지위를 결정한다는 의미인 ‘금수저’(7894건), ‘흙수저’(5883건) 뿐 아니라 한국 사회에 대한 자조적 표현인 ‘헬조선’(4148건)이 각각 11위, 13위, 17위를 차지했다.

뉴스에서 언급한 신조어 가운데 성상품화와 외모지상주의를 떠올리는 단어도 많았다.

꿀벅지’는 1만2492건으로 신조어 7위에 올랐고, ‘몸짱’은 9448건으로 8위에 올랐다. 또 ‘얼짱’, ‘베이글녀’(베이비 페이스와 글래머의 합성어)도 각각 9100건, 5349건으로 신조어 10위, 14위를 차지했다.

뉴스빅데이터팀은 “여성 연예인의 몸매를 강조하는 온라인 기사가 쏟아지며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며 “기사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한 언론사의 노골적 경쟁을 드러내는 동시에 여성의 성이 지나치게 상품화된 사회 모습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또 “신조어가 빠르게 생성되고 소멸되는 SNS와 달리, 뉴스는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널리 쓰이고 인정되는 신조어가 사용되는 특성을 지닌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뉴스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를 통해 2013년부터 뉴스에 등장한 신조어 150개를 추린 뒤 각각의 단어가 쓰인 기사 건수를 집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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