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와 페이스북 저커버그 CEO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와 페이스북 저커버그 CEO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7.10.2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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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100억과 52조의 무게감

[더피알=강미혜 기자] 어감에서부터 크게 다른 두 사람. 한국과 미국의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회사 규모는 물론 업의 특성과 사회적 영향력, 최고경영자의 인지도 등 여러 면에서 비교하기가 힘들 정도로 차이 나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글에선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를 전 세계를 페이스북 플랫폼으로 묶은 마크 저커버그 CEO 보다 앞서 평가하고 싶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왼쪽)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김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00억 사회환원’ 소식을 알렸다.

‘재물을 숨겨두는 방법으로 남에게 베풀어 주는 것만한 것이 없다’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어록으로 운을 뗀 그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전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상에 대한 ‘감사함’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창 시절부터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힘들었던 순간을 돌아보며 “세상에 대한 감사함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3년 간 개인 지분을 처분하여 1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100억원의 용처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절반은 저소득층 아이들의 장학금으로 쓰고, 나머지는 배달 라이더를 비롯한 자사 직원들의 퇴직연금, 회사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눈길을 붙잡은 건 김 대표가 말미에 ‘PS’로 덧붙인 말이다.

“은퇴하고 죽기 전에야 다 늦게 사회에 환원하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젊은 나이에 실천해서 기쁨과 변화를 느끼고 싶었습니다 (…) 공개적인 SNS에 글을 올려 알리는 것은 저도 인간인지라 공개적인 약속으로 저 스스로의 의지를 지키고자 하는 뜻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김 대표의 해당 글을 보면서 저커버그의 52조원 기부 구상이 떠올랐다.

저커버그는 딸이 태어난 2015년 말 즈음에 부인 챈과 함께 사회 환원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그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부모들처럼 우리가 사는 지금의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네(딸)가 자라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자선재단을 설립, 부부가 보유한 페이스북 지분의 99%를 살아있을 때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시가로 따지면 450억 달러(약 52조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기에 전 세계가 그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에 박수를 보냈다.

100억과 52조원. 숫자로 보면 서두에 언급한 것과 같이 나란히 두고 비교하기 힘든 액수다.

하지만 자신의 약속을 이행하기까지 김 대표가 정한 ‘3년’이란 시간과 저커버그 부부가 언급한 ‘평생’이라는 기간 또한 등치시켜 보기 어렵다.

김 대표의 말마따나 조금이라도 더 젊은 나이에 그의 실천으로 빚어질 기쁨과 변화를, 우리 역시 조금이라도 더 젊은 나이에 ‘일찍’ 지켜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커버그의 기부 소식을 접하며 많은 이들이 한국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기업가 정신이라며 부러워했다. 김 대표의 100억이 52조 이상의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것도 괜한 오버가 아닌 이유이다.

배민식 B급 정서와 튀는 전략에만 능한 줄 알았던 김봉진 대표. 이제 보니 참 우아하다.

PS. 깜빡할 뻔.. 김봉진 대표가 궁금하다면 오른쪽 인터뷰 기사를 클릭해 보셔도 좋습니다. ▷“결국 광고는 짧은 순간…옆사람을 감동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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