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띄우기도 바쁜데…홍보영상 또 ‘구설’
평창올림픽 띄우기도 바쁜데…홍보영상 또 ‘구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10.3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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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대상 젠더 이슈 불거져…SNS 확산 목적시 ‘과격 표현’ 주의

[더피알=안선혜 기자]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이 이번엔 ‘젠더 이슈’로 흠집이 났다.

독립콘텐츠 제작사와 협업으로 젊은층에 소구하는 영상을 온라인에 유통하려 했으나, 개그 요소에 과격한 표현이 쓰이면서 도리어 대중의 반감을 샀다. 1020세대를 겨냥한 영상 제작 시 보다 주의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문체부에서 제작한 최초 영상.

지난 26일 대한민국정부 트위터 계정(@hellopolicy)에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영상 한 편이 올라왔다.

‘남친이 나보다 스포츠를 더 좋아할 때 대처법’이란 제목의 영상으로, 한 남성이 자신이 좋아하는 스케이팅 중계 사실에 신이 나 흥분한 나머지 여자 친구의 얼굴과 몸을 강하게 밀치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

또 스피드 스케이팅 지식을 공부한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장황하게 설명하자 남성의 귀에서 피가 나는 모습도 연출됐다. 일종의 귀찮은 잔소리라는 표현이다.

결국 해당 영상은 데이트 폭력과 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키며 게시 하루만에 폐기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해 편당 1000만원씩 총 5편 제작 계약을 맺은 시리즈의 첫 편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올림픽 조직위의 공식적인 홍보 영상은 아니고 (문체부 산하) 온라인소통과 자체 예산으로 사전 붐업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진행하려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며 “예산을 집행한 만큼 남은 건에 대해서는 더 철저히 검수하겠다”고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은 일전에도 두 차례 정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 문체부가 2억7000만원을 들여 만든 바이럴 뮤직비디오 ‘아라리오 평창’은 완성도가 낮아 졸속으로 제작됐다는 혹평을 받았고, 올해 1월 배우 이영애를 기용한 “당신이 평창입니다–It’s you, Pyeongchang” 영상 역시 다소 구태의연하다는 박한 평가를 면치 못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SNS상에서 1인 크리에이터나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 등의 목소리를 빌려 특정 장소나 행사를 간접 소개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독립 제작사들의 개성과 온라인 화법을 녹여내다 보니 간혹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시도될 때가 많다. 때로는 과한 개그 욕심이 화를 부르기도 한다.

이희복 상지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요즘 사회적으로 민감해진 젠더 이슈 등은 1차적으로 조심해야 한다. 더구나 정부의 공공PR이라면 게이트키핑을 위한 시스템은 필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기존 방송광고는 오랫동안 광고 프로세스를 연습하고 적응돼 있던 맥락이 온라인에서는 부재하다보니 헛발질도 나오고 실수도 하는 것 같다”면서도 “과거 광고 심의 잣대가 지금 기준으로 보면 말도 안 되게 엄격했던 것처럼 사회적 합의에 따라 기준을 맞춰나가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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