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서울, SEOUL
제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서울, SEOUL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7.10.31 0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컬처의 중심지…해외 소비자와의 소통 혹은 글로벌 브랜드의 현지화

[더피알=조성미 기자] 뉴욕에 다녀오면 누구나 한 장쯤 사들고 오는 ‘I ♥ NY’ 티셔츠, 파리의 상징 에펠탑 앞에서 찍은 사진처럼 도시는 그 곳의 명소나 이미지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서울을 다녀간 이들에게, 그리고 살고 있는 이들에게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서울은 현대적인 고층건물 뒤 골목으로 들어서면 처음 보는 전통양식의 건물이 공존하는 신기한 곳이다. 그리고 커다란 도시를 병풍처럼 둘러싼 산과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 등 자연과 어우러진 도시가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롤스로이스 고스트 서울 에디션, 코카-콜라 아이코닉 시티 패키지, 스타벅스 리얼 서울 머그 및 텀블러, 나스 쿠션 파운데이션 ’소월(sowol)’ 컬러, 카카오프렌즈 시티 마그넷, 쉐이크쉑 강남 콘크리트.

이 같은 서울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남산이나 광화문 등 서울의 전통적인 랜드마크는 물론, 홍대나 동대문 등 젊은이들의 열정과 현대적인 모습을 형상화하기도 한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브랜드에서 먼저 시작됐다. 서울을 모티브로 한 제품들은 현지화 전략이 중요한 해외 브랜드에게 한국을 이해하는 과정 속 소비자와 소통하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겐익숙한 풍경을 다른 문화권의 시선으로 바라본 새로운 도시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 50여 개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그 나라마다 독특한 도시의 풍경을 담은 ‘시티 머그’와 ‘시티 텀블러’를 판매한다. 여행객들은 현지에서만 구할 수 있는 시티제품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스타벅스 매장을 찾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서울 남산과 광화문, 인천국제공항, 부산의 갈맷길과 불꽃축제, 제주의 유채꽃과 일출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들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제품을 내놓았다. 벚꽃이 흩날리는 동궁과 월지 및 첨성대의 모습을 담은 경주 시티 제품의 경우, 지난해 판매금액에 스타벅스의 매칭 후원금으로 경주 문화재 보전 기금으로 전달돼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에 힘을 보태는 등 현지에 동화되고 공헌하는 일에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쉐이크쉑 역시 협력업체 및 커뮤니티와의 상생을 강조한다. 인근 협력업체, 농가, 로컬 브랜드와 협업해 메뉴를 개발하고 원재료를 수급해 각 나라의 매장마다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제품을 출시하는데, 국내에서는 팥과 딸기, 감귤 등을 공급받아 특별 메뉴를 선보였다.

식재료 외에도 지역 기업 및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제품들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것을 추구한다. 이에 따라 출시된 노벨티 제품인 티셔츠와 에코백은 상모돌리기, 숭례문, 남산타워 등 한국이나 서울을 상징하는 아이콘 일러스트레이션을 담았다.

또한 쉐이크쉑 강남점의 경우, 제품 중 ‘쉑어택(Shake Attack)’의 판매액 5%를 강남구 방과후 학교에 기부하는 등 쉐이크쉑의 문화 중 하나인 지역사회 협업과 기여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카카오프렌즈 시티엽서_서울.

공존을 고민하다

패키지를 통해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코카-콜라는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를 담은 ‘코카-콜라 아이코닉 시티 패키지’를 지난 여름 시즌 한정으로 출시했다. 서울, 뉴욕, 런던을 대표하는 광화문, 자유의 여신상, 빅밴을 모티브로 독보적인 랜드마크를 간결하고 상징적인 이미지로 표현됐다.

사측은 “단순한 패키지를 넘어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되고 있는 컨투어보틀을 비롯해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출시된 뒤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으로 선보이게 된 코카-콜라 아이코닉 시티 패키지를 통해, 일상 속에서 세계 주요 도시를 경험하는 특별한 즐거움을 느껴보기 바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롤스로이스모터카는 10년 넘게 이어온 한국과 롤스로이스의 관계를 기념하기 위해 서울과 부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코리아 컬렉션 2대를 발표했다. 롤스로이스가 한국을 주제로 제작한 최초의 비스포크(맞춤형 주문제작) 모델로, 한국의 미적 유산과 두 도시가 가지고 있는 세련미, 그리고 역동성에 착안해 현대적 감각을 차량 곳곳에 반영됐다.

이 중 하나인 롤스로이스 고스트 서울 에디션은 한국의 수도를 대표하는 모델인 만큼 태극기 컬러를 디자인에 적용했다. 차량 외관은 순수와 희망을 상징하는 안달루시안 화이트(Andalusian White)로 도색했으며, 측면에는 태극무늬처럼 코발토 블루(Cobalto Blue)와 무겔로 레드(Mugello Red) 색의 코치라인이 두 줄로 가로지른다.

차량의 내·외부에는 서울을 상징하는 요소를 가미했다. C 필러에 남산 서울타워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문양을 굿우드 장인들이 직접 손으로 그려 넣었으며, 이 문양은 피아노 블랙 (Piano Black) 베니어로 마감된 센터페시아와 뒷좌석 피크닉 테이블에도 각인됐다.

롤스로이스 고스트 서울 에디션,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이 중요하게 부각되며 화장품 업계에서도 ‘서울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맥 립스틱 ‘써니서울’은 2012년 한정판으로 출시된 이후 높은 호응에 힘입어 줄곧 판매되고 있으며, 크리스찬 디올은 지난 6월 ‘K-쉐이드’란 부제의 립스틱 시리즈를 선보이고 ‘서울 매트’ 컬러를 내놓기도 했다.

또한 나스는 아시아 여성들의 피부에 맞춘 두 가지 컬러를 선보이며 ‘남산’과 ‘소월’이란 이름을 붙였다. 나스 측은 “서울은 뷰티뿐만 아니라 패션 등 트렌드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도시가 됐다”며 “새로운 컬러는 쿠션 파운데이션의 출생지이자 아시아 뷰티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네이밍 역시 뷰티 패션 트렌드 허브로서의 한국의 위상과 동서양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결과”라고 전했다.

‘서울러’가 만난 새로운 시선

글로벌 기업들이 서울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과 더불어 서울에 살고 있는 이들의 눈에 비친 색다른 서울도 있다. 서울시는 공모전을 통해 서울의 모습을 담아낸 관광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새롭게 만들어진 슬로건 ‘아이서울유(I·SEOUL·U)’를, 올해는 지난 5월 문을 연 ‘서울로7017’을 지정 주제로 두고 공모전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관광 상품을 제품화하고 시민청 다누리 매장 등을 통해 유통하며 관련 기업을 지원하는 등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국민볼펜 모나미는 서울로7017의 핵심 컬러를 적용한 볼펜 제품을 서울시에 납품하고 있다.

일상에 위트와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프렌즈는 서울의 명소에 여행자룩을 갖춰 입고 포즈를 취한 카카오프렌즈의 모습을 담은 머그컵과 엽서, 마그넷 등을 출시했다. 지난해부터 문을 열고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에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제품으로 카카오프렌즈와 함께 서울에 대한 경험을 추억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올해 제5회 서울상징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는 서울로 7017을 표현한 젓가락이 대상을 차지했다.(왼쪽) 서울로 7017 개장을 기념해 서울로의 키 컬러를 적용한 모나미 153.

서울시는 이러한 상품에 대해 “기존 공공브랜드의 소유권은 자치단체에 있었지만, 아이서울유는 시민브랜드로 플렉서블 아이덴티티(Flexible Identity)란 디자인 철학을 추구한다”며 “다양한 아티스트, 기업과의 협업은 물론 시민 주도로 브랜딩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모티브로 한 일련의 제품 및 브랜딩에 대해 구자룡 밸류바인 대표컨설턴트는 “마케팅이 필요한 도시와 도시 정체성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소스를 얻고자 하는 기업의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또한 “서울을 어떤 도시로 인식시킬 것인지 이미지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해두면, 이에 맞는 브랜드가 스스로 마케팅을 하면서 도시 발전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가브랜드연구센터장인 김유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스스로 슬로건이나 상징물에 대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은 도시브랜드가 사적 영역을 통해 소비자의 노출을 꾀한다”며 “기업의 경우 이미 하나의 체험 마케팅이 된 관광과 도시에서의 추억을 통해 스토리텔링과 브랜딩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도시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화를 도모하고 도시 정체성을 자유롭게 이미지화하는 역할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