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와 위기관리, 기업엔 두 부류가 있다!
위기와 위기관리, 기업엔 두 부류가 있다!
  • 온라인뉴스팀 (thepr@the-pr.co.kr)
  • 승인 2011.04.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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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 농협 · 호텔신라 · 한진해운…

최근 연이어 발생한 기업 위기들. 현대캐피탈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 농협의 전산망 소실 사건, 호텔신라의 한복 출입금지 논란, 한진해운의 한진텐진호 피격 사건….

우리 기업들은 이 일련의 위기들로부터 어떤 배움을 얻을 수 있을까? 만약 이들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기가 우리 회사에 발생했을 때 그들보다 더욱 나은 위기관리를 실행할 수 있을까?

위기관리 전문가들에게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 한가지를 꼽아보라면, 대부분은 ‘준비하라’ 말할 것이다. 이 세상 기업들은 크게 두 가지 부류의 기업들로 나뉜다. ‘위기를 경험한 기업’과 ‘위기를 경험할 기업’ 이다. 따라서 각각의 선행 위기에서 우리는 우리의 준비상태를 되돌아 보고 배울 점들을 찾아 다가올 위기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

● 현대캐피탈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

빨랐다. CEO의 위기관리 리더십은 빛났다. 의사결정은 단호했고, 투명했다. 노르웨이 출장 중에 있었음에도 현대캐피탈 CEO는 수많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한국본사 임원들과 상황파악과 의사결정을 진행했다. 급히 귀국한 CEO는 빠른 의사결정 결과들을 기반으로 기자들 앞에 스스로 섰다. 일련의 위기대응 프로세스에 있어 나무랄 데 없는 조직력과 의사결정의 스피드를 보여주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임’ 에 대한 언급을 너무 빠르게 했다는 부분이다. 기업 위기시 CEO가 책임을 질 것이 있으면 ‘책임 지겠다’ 말하는 것은 개인적 의미를 넘어 조직적으로 많은 부담이 된다. 법적 책임의 범위나 그 수준을 논하기 전에 ‘책임’에 대한 선제적 커뮤니케이션은 부담스럽다. 그것이 그냥 수사학적 의미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해 보아야 하겠다.

또한 이번 사례에서는 예전같이 CEO가 트위터를 통해 위기관리 시도를 하지 않았다. 기업 위기 발생 시 회사 공식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가장 중심적인 위기관리 미디어가 되어야 옳다. 기업 위기 시 소셜미디어를 통한 CEO의 개입도 분명 사적 개입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기업 위기관리에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원칙 중 하나는 기업 위기 발생 시 기업 구성원들의 ‘모든 사적 개입’을 금하는 것이다.

● 농협의 전산망 소실 사건

최초 상황 파악과 분석에 문제가 있었다. 내부적으로 준비되어 있지 못했고,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빈 구석이 많았다. 이 회사도 ‘책임’ 에 대해 선제적으로 이야기했다. CEO의 위기관리 리더십에 있어서도 현대캐피탈과는 달리 한발자국 뒤에 있었다. 공개된 기자회견에서 실무자들을 탓해 언론으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이 회사는 위기관리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많은 기업 미디어 옵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대 고객 커뮤니케이션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과의 360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꼼꼼한 시스템을 가지지 못했다. 위기 발생 이전 ‘준비하라’ 는 가치를 좀 더 깊이 고민해 차후 유사한 위기에는 좀 더 체계적 대응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 호텔신라의 한복 출입금지 논란

CEO의 리더십이 빛났다. 직접 해당 고객을 찾아가 사과했다. 한복 출입 원칙에 대한 개선을 빠르게 진행해 추가 논란을 피하려 노력했다. 단, 거의 모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오프라인 언론을 통해서만 진행하는 한계를 보여주었다. 이 논란의 발아점은 분명 소셜미디어였는데 비해, 소셜미디어 상에서 관련 대화는 진행하지 못했다. 자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미디어 트렌드에 따른 아주 단순한 준비가 없었던 거다. 만약 평소에 자사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잘 성장시켜 놓았더라면, 최초 해명 보도자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생성 확산되는 여러 위기 프레임들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호텔신라는 며칠이 지난 후 공식 트위터를 개설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했다. 좀 더 진지한 준비와 운영 가이드라인을 고민해 보고, 차후 유사한 논란에 대응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 한진해운의 한진텐진호 피격 사건

워룸의 승리였다. 한진해운은 CEO를 중심으로 한 경쟁력 있는 위기통제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정제된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상시 시뮬레이션을 실행하고 있었다. 한진텐진호가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의 공격을 받은 직후 이 회사는 워룸을 개설해 CEO를 비롯한 모든 관련 임원들이 여러 지역들과 실시간으로 상황을 업데이트 받고, 위기관리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진행했다.

몇 십 년간 경험을 쌓은 양질의 시니어 기업 대변인이 안정적으로 외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청와대, 국정원, 국토해양부, 외교통상부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과도 실시간 협업에 성공했다. 하루 만에 다행히도 해당 위기는 관리되었다. 단, 중장기 위기로 발전했을 때를 대비해 기업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시스템만은 고려해야 한다. 사고관련 루머나 확인되지 않는 사실들을 초기에 개입해 해명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타산지석, 반면교사, 벤치마킹…. 모든 이전 사례들은 자사는 물론 타사들에게도 생생한 교훈을 준다. 약간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이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기업들이 있다. ‘교훈을 찾아내 개선하는 기업’ 과 ‘개선하지 않는 기업’이다. 누가 위기관리에 성공할지는 자명하다.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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