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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이길_거부하는_소비자와의_새로운_관계+1[브랜드텔링1+1] ‘시대의 감수성’ 캐치해야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소비자이길_거부하는_소비자와의_새로운_관계1에 이어...

[더피알=원충렬] 2017년의 주요 브랜드 이슈를 살펴보면 여전히 기업이 ‘시대의 감수성’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여전히 사실을 감추거나, 기업의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발신한다거나, 여론을 통제하려 하는 브랜드들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말이다.

대부분의 문제는 제품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관, 윤리, 조직문화, 소통방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곧 브랜딩이라는 점은 2017년 여러 사건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고마운 교훈이 됐다. 소비자는 단지 소비를 하는 주체에 머무르지 않는다. 올해를 돌아보며 소비자와 새로운 관계의 신호탄을 쏘아준 상징적인 사례 두 가지를 생각해 봤다.

팬을 소비자로 봤을 때

2017년 3월, 프로야구팀 LG트윈스는 새로운 구단 BI(Brand Identity)를 발표했다. 11년 만의 변신이었다. LG는 “프로야구 환경의 전반적인 변화와 함께 명문구단으로의 초석을 다지는 의미”라고 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분노에 가까웠다. LG트윈스 공식 홈페이지와 국내 최대 야구 커뮤니티 엠엘비파크(MLBPARK)에는 각종 불만이 올라왔다.

LG트윈스는 올해 엠블럼을 교체해 팬들의 원성을 샀다.

새로운 BI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개인적인 호불호도 작용했지만 비판의 핵심은 ‘변경 과정’이었다. 팬들의 의견을 묻거나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 변경과정을 놓고 ‘올해 로고를 바꿨으니 내년에는 이름을, 내후년에는 지역 연고를, 그 다음에는 팬들을 바꾸라’는 거친 말로 항의했다.

또 BI 발표 직전 기존 구단상품의 할인행사를 진행했던 것에 대해 ‘팬이 돈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리고 팬과의 소통과 협력에 더욱 신경 쓰기를 당부하며 다음과 같은 말로 끝을 맺었다. “저희는 바보도, 개돼지도 아닙니다. 단지 야구가, 단지 LG트윈스가 좋아서 당신과 함께 있는 LG 팬입니다.”

BI를 교체하는 과정에 팬들이 개입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LG트윈스는 팬들이 분노한 지점을 정확히 이해했을까? 자신들의 지위가 ‘팬’에서 ‘소비자’로 전락하는 데 대한 분노 말이다. 소비자와 팬, 그 사이는 그들의 분노만큼이나 큰 차이가 있다. 비단 야구팬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LG전자와 오뚜기의 마케팅을 대신하는 사람들을 ‘돈을 주고 물건을 받는 소비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 판매자와 소비자, 거래로 성립되는 단편적 관계를 거부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더 이상 소비자가 아닌 소비자들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일, 기업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 하겠다.

고객참여를 프로세스화

새로운 관계는 단지 앰배서더, 서포터즈, 체험단, 팬클럽 등의 형태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 방식은 이미 많은 기업들이 진행하고 있는데, 문제는 기업이 원하는 메시지를 밀어내는 창구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간혹 고객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프로세스’가 아니라 ‘에피소드’에 불과했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기업 내부로 반영하는 등 고객참여를 프로세스화하는 사례는 매우 드문데 그 중 하나가 마리몬드다.

마리몬드는 사회에서 소외 받는 사람들의 존엄성 회복을 꿈꾸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녀상 배지(badge)나 꽃 패턴의 스마트폰 케이스로 유명해졌다. 세월호 리본 배지도 유명한데, 이들은 판매수익의 일부를 관련 단체에 기부하거나 관련 사업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한다. 특히 20~30대 젊은 여성 사이에서 깊은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데, 마리몬드의 명확한 신념과 수익을 기부하는 구조도 영향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소통과 참여’가 핵심이다.

이 회사는 일명 ‘마리몬더’로 불리는 고객을 위해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자기발견학교’나 ‘부모학교’등이 대표적 예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에도 참가한다. 짝수달 첫째주 수요일마다 마리몬더 누구나 신청을 통해 함께 할 수 있다.

마리몬드에서 운영하는 공감 채널 마리레터.

일회적 참가를 넘어 활동하고 싶다면 ‘마리몬드 피스가드너’가 되는 방법도 있다. ‘위안부 할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다음 세대의 평화를 가꾸는’ 임무를 자청하는 조직으로 기수별로 선발돼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2017년 3기 피스가드너에는 총 280명이 지원하고 이 중 30명이 선발됐다.

마리몬드는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도 능하다. 페이스북을 통해 제품 이야기뿐 아니라 20~30대의 소소한 일상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제품을 떠나 순수하게 고객의 이야기만을 위한 채널도 있다. ‘마리레터’는 ‘당신을 듣다, 공감을 쓰다’라는 모토를 가진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다.

마리레터 웹사이트 중 ‘당신의 이야기’ 코너에 마리몬더들은 각자의 사적인 고민들을 자유롭게 올린다. 이 곳에 올라온 글에 공감한 마리라이터(손글씨로 공감을 표현해주는 사람, 신청을 통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우리의 공감’에 손글씨로 쓴 메시지를 남긴다. 가령 10년 전 내다버린 고양이 가족에 대한 죄책감을 토로하는 이야기에는 “언젠가 다음 세상에도 내 친구로 태어나줘”라는 노랫말을 손편지로 쓴 공감과 위로가 돌아온다.

마리몬드는 제품보다 자신들의 신념과 사회적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는 브랜드다. 심지어 자신들의 이야기 없이 고객이 다른 고객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채널을 제공한다. 명확한 신념을 가진 커뮤니티가 형성되면 무엇을 만들지, 어떻게 팔지는 이미 답을 아는 문제일 것이다.

원충렬

브랜드메이저, 네이버, 스톤브랜드커뮤니케이션즈 등의 회사를 거치며 10년 넘게 브랜드에 대한 고민만 계속하고 있음.

원충렬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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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소비자#원충렬#LG트윈스#마리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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