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논란’ 대하는 현대카드의 180도 달라진 자세
‘성폭행 논란’ 대하는 현대카드의 180도 달라진 자세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11.08 17:3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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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색 대응’ 이후 2차 입장문서 당사자 프라이버시 상세히 언급…“장기전 우려”

[더피알=안선혜 기자] 성폭행 논란에 대해 현대카드가 모순되는 입장 표명으로 연일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초 ‘정색 대응’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는데(▷관련기사 바로가기) 이번엔 가해자와 피해자로 지목된 직원들에 대한 자세한 사건 개요를 공개해 자사 페이스북을 여성 혐오 공방의 장으로 만들었다.

현대카드는 7일 “최근 인터넷 게시판과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당사와 관련한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두 번째 입장문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에서 10만명의 팔로어를 가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역시 1차 때와는 달리 현대카드의 이 같은 2차 발표문을 공유하며 자사 입장을 알리는 데 화력을 보탰다.

이 글에서 현대카드는 “해당 사건을 남녀 간의 프라이버시로 판단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며 사건 후 조사된 당사자 간 사건 정황을 비교적 상세히 기술했다.

“사내 케이스의 자세한 내용을 대외적으로 밝히며 갑론을박하는 것은 저희들이 취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던 전날의 입장과 완전히 배치되는 대응이다.

사건 초기 “개인 간 애정문제”라고 지칭한 데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의식한 조처로 풀이된다. 다만, 회사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개인의 치부를 공개된 공간에서 폭로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문가들 역시 현대카드의 새로운 대응전략이 자칫 이슈를 보다 장기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이고 칼로 자르듯 유죄를 특정하기 쉽지 않은 문제에서 세세하게 언급하다보면 제 2,3의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공개한) 내부 조사 결과에 대해 해당 피해자나 다른 관계자 등이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반박이 올라오고 다시 재반박이 되다보면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영욱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역시 “개인정보나 수사정보를 너무 상세하게 기술하다보면 나중에 본인이 이야기하는 것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며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건 좋은 일이나, 확실하게 전개되지 않은 사실까지 말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 여성에 대한 명예훼손 문제도 존재한다. 양재규 변호사는 “회사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개인 프라이버시라 명시했던 걸 오히려 공개한 셈”이라며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일 경우 회사가 일방적으로 공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또 “당사자 특정 문제가 있지만 주변 사람은 그 정도만 해도 다 알아볼 수 있다”며 “언론이 이런 식의 보도를 했다면 문제가 됐을 것”이라 전했다.

부정적 이슈를 맞닥뜨린 기업에서 일반적으로 보기 쉽지 않은 현대카드의 이번 대응은 자사 페이스북을 특정 커뮤니티들의 공방장으로 만든 분위기다.

해당 게시글 하단으로는 현재 100여개 댓글이 달려 있고, 허위 성폭행 고소 여성들에 대한 비판과 피해자를 지지하던 여성들에 대한 비난이 함께 뒤섞여 있다. 소위 ‘꼴페미(꼴통 페미니스트)’ ‘김치X’과 같은 비하성 발언들도 여럿 눈에 띈다.

한 이용자는 “이것도 컬처프로젝트인가? 그중에 가장 재밌었어요”라는 풍자적 댓글을 남기기도. 입장문 해석을 놓고 누리꾼들이 갑론을박을 벌이면서 최초 논란과는 상관없는 소모적 논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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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캣 2017-11-14 11:10:36
앞의 댓글에 이어...

저 역시 기업체에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이 글을 읽고 평소 현대카드가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취했던 기업으로 느껴졌기때문입니다. 또한 홍보인의 한사람으로 바라볼 때 이처럼 다소 논란이 있더라도 반격을 하는 것이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가만히 있으면 상대방의 포격만이 가득 찰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표현이나 대응수위에는 최선을 다해 고민해야겠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이 없다면 다수를 또는 나의 편을 확실히 만족시킬 수 있는 차선을 찾는 것도 방법!

퍼플캣 2017-11-14 11:03:12
좋은 아티클 감사드립니다. 업무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현대카드의 첫번째 공식입장문은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과도 같이 감정적인 태도가 내비쳐지는 부분이 눈에 띄어 아쉽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설명문은 첫번째 입장문에 대한 의견이 반영되어서인지 제 시각으로는 대단히 객관적인 정황표현과 팩트의 나열로 보입니다. 이런 방식이 아니라면 현대카드는 어떤 방식을 취했어야하는 걸까요?

뭐하도 해야지 2017-11-08 18:51:08
저 여성분 의혹이 참 많은데 아직도 남자와 회사만 탓하는건것 이상하네요
전직 형사분이 이상하다고 글을 쓰셨는데
http://blog.naver.com/emergency-detective/221135539773
이 글에 반론이라도 해야하는 것 아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