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여파…수능 연기되고 원전 안전성 다시 도마에
포항 지진 여파…수능 연기되고 원전 안전성 다시 도마에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11.1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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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 조선일보 “지나친 불안감 가질 필요 없어” vs 한겨레 “‘절대 안전’이란 수식어는 오만”
주요 이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논평, ‘미디어리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포항 지진

[더피알=이윤주 기자]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해 9월 일어난 규모 5.8의 경주 지진 이후 1년 2개월 만에 역대 두 번째로 강한 지진이다.

포항에서는 유리창이 깨지고 건물 외벽 일부가 무너지는 등 60명가량의 중경상자가 발생했다. 1500여 명의 주민들은 여진의 불안감에 임시 대피소로 마련된 체육시설 등에 피신해 밤을 지샜다. 특히 이번 진동은 포항 인근 경북, 울산은 물론 서울에서도 느껴졌을 정도다.

피해가 속출하자 교육부는 16일 예정됐던 수능을 학생 안전과 시험 시행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사상 처음으로 일주일 연기했다. 포항지역 수능고사장을 전수점검한 결과 일부는 시험을 치를 수 없을 만큼 파손된 데다 여진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불가피하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이번 지진으로 원전 안전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진앙에서 가까운 월성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해 전국 24기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졌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세계에서 쓰나미 없는 지진만으로 사고가 발생한 원전 사례도 없다. 지나친 불안감은 가질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한겨레는 “원전에 ‘절대 안전’이란 수식어를 붙이는 건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됐다. 뉴시스

△경향신문: 수능 연기까지 초래한 포항 지진의 충격

경향신문은 “정부는 2020년까지 조기경보시스템과 내진설계대상의 강화 등 다양한 지진대책을 세운 바 있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민간건축물 중에서 내진설계가 이뤄진 비율은 20%를 밑돌고 학교, 철도와 교량 등 공공시설물의 내진율도 40% 선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15일의 지진은 더 강한 지진의 전조일 수 있다. 추호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시민들도 이번 지진을 계기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지진 발생 때 잠깐 안전에 관심을 갖다가 평상시엔 잊어버리는 망각증은 곤란하다”고 당부했다.

△중앙일보: 수능까지 연기시킨 포항 강진…총체적 대책 시급하다

중앙일보는 “경주 지진 때 무용지물이었던 국민 재난문자가 신속히 전달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국민의 회초리를 맞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지진 조기경보시스템을 기상청으로 일원화한 결과”라면서 “행정안전부가 즉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한 것도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지진이 주는 메시지는 선명하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라면서 “이에 비해 정부의 지진 대책은 여전히 굼뜨다. 철도·교량·학교 등 전국 공공시설물의 내진율은 40.9%에 불과하다. 더욱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그 비율이 25.3%, 지진 취약 지역인 경북은 18.7%다. 경주 사태 이후 정부는 2020년까지 3조원을 투입해 내진율을 54%로 끌어올리겠다고 했지만 속도가 ‘굼벵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이번엔 포항 5.4 지진, 더 큰 지진 전제하고 대비해야

조선일보는 이번 지진으로 “국민 관심은 포항 부근 원전으로 모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포항 지진에도 전국 원전 24곳 모두 발전 정지나 출력 감소 없이 정상 운영됐다고 밝혔다”며 “이런 사실은 우리 원전의 내진 성능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에서 쓰나미 없는 지진만으로 사고가 발생한 원전 사례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원전은 대부분 규모 6.5 지진에, 신고리 3·4호기부터는 규모 7.0에 견디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다. 규모 6.5 내진 설계면 포항 지진의 40배, 작년 경주 지진의 10배 이상에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며 “다행히 기존 원전 모두에도 7.0 지진에 견딜 수 있게 보강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조선은 “사실 원전보다 더 위험한 것이 일반 건물이다. 내진 설계나 시공이 제대로 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만일의 사태 때 지역의 구조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려면 정부 재난 부처와 방송국 등이 대처 요령 등을 국민에게 숙지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원전 밀집지역에 잇따르는 지진, 정말 괜찮은 건가

한겨레는 “잇따르는 지진도 걱정이지만, 이 지역이 세계 최고의 핵발전소 밀집지역이란 점이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이 일대에 사는 수백만명은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에 밤잠 설치며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며 “원전에 ‘절대 안전’이란 수식어를 붙이는 건 오만이다. 원전 밀집지역에서 강진이 자꾸 발생하는데도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원전괴담 유포’라며 무책임한 선동으로 깎아내리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탈원전’과 ‘강진 대비’를 거론하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거나 “허무맹랑한 신념에 사로잡혔다”고 공격하는 이들이 있는데,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그러는지 알 수 없다“며 ”전반적인 지진 대책, 특히 동남해안 핵발전소 안전에 대한 대책을 근본에서부터 재점검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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