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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저널리즘 시대의 홍길동들
브랜드 저널리즘 시대의 홍길동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7.11.2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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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언론 눈치보며 ‘저널리즘’ 사용에 부담…용어 앞서 의미 살펴야

[더피알=강미혜 기자] 브랜드 저널리즘 시대에 ‘저널리즘을 저널리즘이라 부르지 못하는’ 신(新)홍길동들이 나타나고 있다. 말장난 같은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지만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발 앞선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고 있는 주자들의 사정이 실제로 그렇다.

브랜드 저널리즘(Brand Journalism)을 커뮤니케이션의 기치로 내걸었을 때, 저널리즘의 본류를 형성하고 있는 전통 언론들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이자 노파심의 발로이다. 자체 뉴스룸을 구축해 기업미디어를 지향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은 물론, 정부부처나 청와대도 이 같은 ‘눈치 보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브랜드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많은 기업들이 언론의 눈치를 보며 '저널리즘'이란 용어 사용을 꺼리고 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최근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에서 제작, 배포하는 자체 콘텐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요청했다.

대통령 일정에 맞춰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시 청와대 뉴미디어 담당자들은 페이스북 라이브(생중계) 등 여러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기자단 쪽에서 청와대발 뉴스가 언론의 취재보다 선행한다는 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디어오늘은 “(기자들이) 사실상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을 청와대 내부 경쟁매체로 규정하고 취재 접근의 형평성을 요구한 셈”이라고 보면서 “청와대 내부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지만 정권 초반 언론관계가 악화되는 사안으로 발전할 수 있기에 말을 아끼고 있다”고 전했다.

저널리즘을 둘러싼 청와대와 언론사 간 긴장 기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직후부터 감지됐던 일이다.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현 정부는 역대 정권 가운데 가장 대국민 직접 소통에 적극적이고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바탕에는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채널의 자체 플랫폼화가 있다.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새롭게 단장한 청와대 홈페이지 내에 개설된 ‘뉴스룸’ 코너는 달라진 정부 소통의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그럼에도 론칭 당시 청와대 측은 저널리즘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 있어선 난색을 표했었다.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짐작 가능하다.

청와대 홈페이지 메인 화면. 청와대가 자체 제작 뉴스를 선보이는 '뉴스룸' 코너가 마련돼 있다.

권력의 정점이라 하는 청와대조차 상황이 이러한데 일반 기업들의 처지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브랜드 저널리즘이란 화두를 좇아 몇 년 새 많은 기업이 홈페이지 및 여타 온라인 채널을 콘텐츠 마케팅에 특화된 형태로 바꾸고, 자사 뉴스를 생산·전달하는 과정에서 대언론 못지않게 대고객 관계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저널리즘’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데에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관련기사: 한국적 브랜드 저널리즘의 현주소

기업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맡고 있는 한 실무자는 “우리(기업) 뉴스를 우리 채널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언론보도를 대체하는 게 아님에도 기자들 입장에선 홍보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느낌을 갖는 듯하다”며 “때문에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 구태여 저널리즘이란 말을 쓰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이든 기업이든 누구나 미디어가 되는 요즘과 같은 때 용어 하나에 천착해 서로 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이런 식의 태도는 다분히 구시대적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만 해도 재임 당시 ‘오피스 오브 퍼블릭 인게인지먼트(OPE)’라는 부서를 창설, 큰 예산을 들여 미국 국민과의 소통 접점을 다각도로 넓혀갔다. 심지어 대통령 연설을 VR동영상으로 실시간 생중계했지만 그 누구도 백악관이 저널리즘 영역을 건드렸다고 평가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최초의 ‘VR 대통령’으로 기록된 오바마

언론 외 조직이나 단체에서 얘기하는 브랜드 저널리즘은 전통 언론이 기사를 생산하는 방식대로 콘텐츠를 생산하자는 의미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객관적·중립적인 ‘팩트 전달’에 방점을 두는 것이지, 비판과 감시라는 저널리즘 가치와는 본질적으로 결이 다르다. 저널리즘이란 수식어를 붙였다한들 저널리즘 역할은 애당초 실현할 수 없는 불가침의 영역이다.

언론은 언론이 아닌 미디어와 같은 뉴스거리를 놓고 보도경쟁을 하기에 앞서, 팩트 너머의 이슈를 진단하고 맥락을 분석하며 독자(시청자) 관점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줄 때 그 존재 가치가 훨씬 더 선명해진다.

그런 만큼 ‘OOO표 저널리즘’이란 정도의 활동은 허하여줘도 되지 않을까.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브랜드 저널리즘은 이미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흐름으로 자리를 잡고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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