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영상에 담긴 긴박했던 ‘JSA 귀순’
CCTV 영상에 담긴 긴박했던 ‘JSA 귀순’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11.2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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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 유엔사 “한국군 현명하게 대처했다”…한국일보 “‘왜 우리는 가만히 있느냐’는 목소리 무책임해”
주요 이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논평, ‘미디어리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귀순 북한 병사

[더피알=이윤주 기자] 유엔군사령부(이하 유엔사)가 지난 13일 오후 북한 병사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생생한 현장 모습에서 분단의 비극이 고스란히 다가온다.

유엔사가 22일 공개한 영상에는 북한 병사가 탄 지프차량이 군사분계선 쪽으로 향하다 멈춰선 장면이 담겨 있다. 차량 바퀴가 배수로 턱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자 병사는 차에서 내린 뒤 남쪽으로 내달리고 북한군이 총을 쏘며 뒤쫓는다. 그들 중 한 명은 군사분계선을 몇 걸음 넘어섰다가 다시 되돌아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귀순 병사는 총상을 입고, 우리군 경비대대 간부 3명이 포복으로 접근해 겨우 구출했다.

영화를 방불케 하는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유엔사는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너머로 사격을 가한 것과 북한군 병사가 잠시나마 군사분계선을 넘어옴으로 인해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편, 이날 크게 다쳐 생사를 넘나들었던 병사는 이제 어느 정도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예후를 지켜보며 귀순 동기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엔군 사령부는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의 당시 총격 상황을 담은 cctv를 공개했다. 뉴시스

△경향신문: 판문점 넘는 탈북군인의 영상이 보여준 분단의 현실

경향신문은 “유엔사령부가 공개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북한군인 귀순 사건 당시의 영상은 남북이 무력대치하고 있는 분단현실을 다시금 일깨웠다”며 “이날 공개된 영상은 이런 평온함이 언제든 순식간에 깨질 수 있는 정전상태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간신히 사경을 넘긴 했지만 온몸에 총상을 입고 고통 속에 치료를 받고 있는 북한병사의 처지는 분단의 비극성을 웅변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한 한국군의 대응을 두고 자유한국당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와도 우리 군은 아무 대응도 하지 못했다’면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책임자에 대한 문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며 “대신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한국일보: JSA 한국군 현명하게 대처했다는 유엔사 조사결과

한국일보는 “영상을 보면 우리 군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할 만한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JSA에 주둔 중인 우리 군과 유엔군은 북한군의 이런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고 만반의 대비 태세도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며 “오히려 북한의 총격 위험을 무릅쓰고 귀순자를 수습한 용기 있는 행동은 칭찬해 마땅하다”고 봤다.

이어 “이번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한 유엔사 공보실장도 ‘특별조사팀은 JSA 경비대대가 급박한 상황에서 엄격한 판단을 통해 현명하게 대응했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며 “당시 우리 군이 즉각적 대응사격에 나섰다면 남북한 양측에 적잖은 인명피해가 생기고 예기치 않은 군사충돌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는 판단에서다”고 전했다.

한국은 “전후 맥락은 무시한 채 ‘북한이 총 쏘는데 우리는 가만히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건 무책임하다. 다만,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에 대한 강력한 항의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의 후속 조치는 당연히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北이 월경해 총격해도 마땅한 대응수단 없다니

세계일보는 “북한군의 귀순병 추격과 사격은 군 경계병력의 MDL 월경과 사격을 금지하는 정전협정을 위반한 행위지만 북한의 도발에도 대응수단은 별로 없다”며 “북한은 지난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을 한 뒤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하고 유엔사와 북한군 간 판문점 직통전화를 끊었기 때문에 항의통지문조차 보낼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정부의 안이한 자세이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한에 공식 항의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있다”며 “영토 침범을 당하고도 입을 닫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온당한 처신이 아니다.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풀어보려고 북한에 저자세를 보인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칫 갈등 회피 전략이 무능 군대를 만들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기적 같은 탈주로 北 실상 알려진 게 싫은 사람들

조선일보는 “이 탈주 이후 우리 사회에선 어이없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귀순병을 살린 이국종 아주대 교수를 향해 ‘인격 테러’라며 비난했다”며 “이 교수가 귀순병의 몸 안에서 엄청난 양의 기생충이 발견됐고, 먹은 것이라곤 옥수수 조금뿐이었다고 공개한 것을 프라이버시 침해이자 의료법 위반이라고 문제 삼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귀순병에게 최대 인권은 북한 탈출 성공과 생명을 보존하는 것”이라며 “이 일을 해낸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지는 못할망정 비난한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귀순병 치료 과정에서 북의 실상이 드러났다면 그것은 북한 주민 전체 문제이자 통일 후엔 우리 자신의 문제가 된다. 모두가 알아야 할 내용이다. 숨길 문제가 아니다”고 봤다.

아울러 “정말 인권을 중시한다면 귀순병 몸 안의 심각한 기생충과 옥수수를 보고 북한 정권의 실패와 주민 탄압을 고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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