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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는 거들 뿐… 29CM의 진짜 무기는 OOO[현장 Talk Talk] 29CM 브랜딩팀

[더피알=서영길 기자] 야구로 치면 이들은 10할대 타자다. 치는 족족 홈런 아니면 장타였기 때문이다. 온라인편집샵 29CM가 벌인 이벤트에 대한 얘기다. 하지만 이들을 단발성 이슈몰이에만 강한 그저 그런 온라인몰로 치부하면 큰 오산이다. 이벤트는 거들 뿐, 그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콘텐츠들은 29CM가 가진 진짜 무기다.

29CM 브랜딩팀. (왼쪽부터) 김니나 마케터, 이유진 마케터, 안은정 마케터, 전우성 디렉터, 이유미 에디터. 사진: 서영길 기자

29CM는 ‘이게 멌있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이거 정말 좋아’라고도 하지 않는다. 대신 이게 왜 멋있는지, 왜 좋은지를 감각적인 사진과 스토리텔링으로 찬찬히 설명해 준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강압적 느낌 없이 반 발자국 정도 앞서 행동으로 보여주려는 친구에 가깝다.

이처럼 온라인편집샵 29CM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던 독특한 방식으로 레드오션인 온라인 쇼핑몰에서 입지를 굳혀왔다. 이들이 해왔던 족적보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궁금해 마포 서교동에 있는 29CM 사무실을 찾았다.

29CM 건물 입구 안내판. 사진: 서영길 기자

콘텐츠가 남다른데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해요.

전우성 브랜딩팀 디렉터(이하 전 디렉터) : 한 팀에서 콘텐츠 제작을 전담하지는 않고 모든 팀들이 각 제품 콘셉트에 맞게 만들고 있어요. 제품에 스토리텔링을 입히는 커머스팀이 있고, 모바일앱용 매거진은 주로 미디어팀에서 콘텐츠를 생산하죠. 저희는 29CM의 브랜드 정체성(BI)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고요. 예를 들면 모든 콘텐츠의 톤앤매너를 맞춘다든가 이벤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29CM를 알리는 역할을 브랜딩팀이 하는 거죠.

이유미 브랜딩팀 에디터(이하 이 에디터) : 저흰 온라인편집샵 중에서도 특이하게 에디터들의 비중이 매우 커요. 각 팀마다 에디터가 있을 정도죠. 그만큼 29CM는 콘텐츠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29CM만의 마케팅 포인트가 있다면.

김니나 브랜딩팀 마케터(이하 김 마케터) : 단순히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이 아닌 가치를 얘기하려 하죠. 그럼 이걸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문제인데, 이 때문에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 배경엔 ‘있어 보임’의 콘셉트가 들어가는 거고요.(웃음)

이유진 브랜딩팀 마케터(이하 이 마케터) : 대체로 제품이 갖고 있는 특·장점을 날것으로 보여주지 않고, 이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그 제품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얘기를 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옷을 입었을 때 그 감정, 느낌 등을 카피나 분위기로 풀어내는 식이죠. 아마 있어 보인다는 느낌도 그런 분위기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전 디렉터 : 여담으로 이용자들이 저희 콘텐츠를 보고 ‘있어 보인다’는 느낌을 받으면 다른 제품들도 그렇게 볼 가능성이 크죠. 그래서 전체적인 29CM의 분위기에 항상 신경을 쓸 수밖에 없어요.

전우성 디렉터.

그래서 브랜드북(29CM BI를 정리해 놓은 책)을 발간한 건가요.

안은정 브랜딩팀 마케터(이하 안 마케터) : 맞아요. 최근 저희 직원들이 크게 늘면서 29CM스러움에 대해 BI를 정립할 필요성이 커졌어요. 각 팀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되 브랜드북을 통해 메시지 등의 톤앤매너를 29CM스럽게 가져가려는 취지죠.

29CM의 톤앤매너가 향후 바뀔 여지는 없나요.

전 디렉터 : 방식에 있어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동일하게 가져가려고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B급으로 패러디 할 의향이 있냐는 물음에) 키치 콘셉트로 가는 일은 제가 여기 있는 한 절대로 없을 겁니다.(웃음)

안 마케터 : 개인적으론 콘텐츠를 만들 때 유행어 드립을 치고 싶은 유혹은 있죠.(웃음) 하지만 그런 식으로 가면 많은 편집샵 중 하나, 즉 원오브뎀이 될 수밖에 없어요. 천만원 주인공을 찾는다는 ‘천만원 이벤트’가 좋은 사례일 수 있는데요. 일정 금액을 건 이벤트는 어디서나 할 수 있지만 저흰 ‘찾습니다’는 콘셉트를 내세워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 냈어요. 일방적이 아닌 고객들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한 결과죠.

이 에디터 : 드립 얘기가 나왔는데 저희는 콘텐츠에 일부러 유행어나 필요 없는 드립을 넣지 않아요. 이런 내용은 브랜드북에도 넣었죠. 혹 타 팀에서 트랜드를 쫓아 유행어를 쓰면 제가 교정 과정에서 대부분 수정해요.(그는 29CM의 대표 에디터다)

안 마케터 : 사실 유행어에 반응하는 이용자는 29CM에 정착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저희의 특정 콘텐츠에 반응하는 이용자는 충성도 높은 진짜 고객이 될 확률이 높죠. 진짜 고객을 찾는 저희만의 방법인 거죠.

루시 서비스는 다소 엉뚱한데요. 론칭한 이유가 있나요.

전 디렉터 : 루시는 앱푸시 메시지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에요. 앱푸시 메시지가 정보성으로는 효과적이지만 그걸 받기 싫어하는 이용자에겐 귀찮은 스팸일 뿐이잖아요. 그래서 이걸 우리식으로 개편하면 좋겠다는 니즈가 있었던 거죠. 여기에 고객과 저희가 어떻게 감성적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이 두 포인트가 딱 맞물린 거죠. 그래서 앱푸시를 루시라는 가상의 매개체를 통해 하게 된거죠.

이유진 마케터.

좋은 콘텐츠인데 알려지지 않은 게 있다면.

전 디렉터 : 저희팀에서 만드는 건 아니지만 29CM 매거진을 알리고 싶어요. 정말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순수 콘텐츠가 많은데 아직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아 아쉽죠. 저희 슬로건이 ‘당신의 더 나은 선택을 돕습니다’인데 매거진은 물건 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서도 더 좋은 선택을 돕는 거죠.

이 에디터 : ‘소설로 카피쓰기’도 있어요. 제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거지만 저희 고객들의 호응이 좋아요. 제가 소설 읽는 걸 워낙 좋아해 소설 문장을 활용해 카피 쓰는 과정을 제 브런치(일종의 블로그)에 매주 올리고 있거든요. 저희 고객들 중 마케터들도 있을 텐데, 그런 소수의 매니아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켜주는 거죠.

김 마케터 : ‘애스크(Ask)29CM’ 네이버 블로그도 우리 브랜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여길 보면 우리가 왜 브랜드북을 만들고, 루시 같은 서비스를 내놓는지 자세히 설명돼 있어요. 그 속내를 알게 되면 29CM와 고객들의 애착관계가 확 늘어날 거라고 봐요. 굉장히 좋은 마케팅툴인거죠.

메인 콘텐츠나 이벤트는 어떤 경로로 홍보하나요.

전 디렉터 : 홈페이지와 SNS 계정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세 개 채널을 통해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온라인에 배너광고나 언론사 네이티브애드도 진행하고 있죠. 다만 광고를 많이는 안하고 저희 제품이나 이벤트를 좋아할 만한 타깃을 찾아 집행하고 있어요.

굵직한 이벤트도 많이 진행하셨죠.

이 마케터 : 큰 회사 이벤트 규모에 비하면 저희는 적은 예산으로 하는 거예요. 근데 왜 이용자들이 큰 회사들의 이벤트가 자잘하다 느끼냐면 경품을 보통 잘게 쪼개서 주기 때문이에요. 기프티콘 같은 걸 수 천 만원어치 뿌리는 거죠. 하지만 저흰 큰 거를 뚝하고 떼어 주니 굵직한 이벤트처럼 체감을 하는 거죠.

김 마케터 : 그동안 이벤트들은 단발에 그쳤지만 최근 론칭한 ‘라이프스타일 테스트’는 계속해서 가져갈 프로젝트에요. 성향 테스트인 에니어그램을 접목했고, 전문기관과도 협업해서 힘들게(웃음) 만든 거라 애착이 가요.

29CM 라이프스타일 테스트 화면.

전 디렉터 : 이 프로젝트의 큰 그림은 테스트를 마친 고객들의 성향을 데이터로 축적해 향후 각 사람에 맞게 제품을 추천해 주려는 거예요.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알 수 있다면 더 좋은 제품을 추천해 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어요.

다음으로 진행할 이벤트가 있나요.

전 디렉터 : 아. 지금 시티리포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니까 이걸 시리즈로 잘 이어가는 게 앞으로 매진할 목표에요. 저희 매거진 콘텐츠와 연결이 돼는 이벤트거든요. 이걸 통해 미디어 쪽 영역을 더 키워나갈 계획이에요.

진행과정에서 아쉬웠던 프로젝트가 있다면.

전 디렉터 : 저는 올해 만우절에 진행한 하트쇼핑 이벤트에 아쉬운 점이 있어요. 이 이벤트엔 가짜 애플워치가 사용됐는데, 사실 처음에 이 아이디어를 냈을 땐 진짜 스마트워치 브랜드랑 콜라보를 하려고 했어요. 업체의 한국 대표도 만나 얘기도 끝난 상태였는데, 본사 쪽으로 가면서 의사결정이 늦어졌죠. 만우절이 다가와 어쩔 수 없이 포기했어요. 만약 이게 성사 됐으면 사람들이 더 믿었을 텐데… 게다가 만우절 이벤트에서 브랜드와 브랜드가 콜라보를 진행적이 한 번도 없어서 훨씬 더 재미있는 사례로 남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커요.

올해 만우절에 내놓은 '하트쇼핑' 이벤트.

이 마케터 : 저도 하트쇼핑 이벤트요. 관련 영상을 만들고 공개를 했는데, 많은 분들이 진짜로 이 제품이 나왔다고 믿었던 거죠. 전 그날 사람들이 일단 속고 바로 알아차려서 ‘이게 거짓말이라니!’ 같은 반응을 바랐는데요. 만우절 거짓말은 이런 순간이 가장 카타르시스를 주는 건데…(웃음)

닮고 싶은 브랜드를 꼽아 본다면.

이 마케터 : 전 무인양품(MUJI)이요. 겉보기엔 얌전해 보이는 회사지만 그 안에 넘치는 에너지가 좋아요. 브랜드 철학이 아주 작은데 까지 전달되는 곳 같다는 느낌을 주거든요. 예를 들면 거긴 작은 물건 하나라도 ‘이 카테고리에서 이거 하나면 돼’ 하는 자신감 있는 콘셉트가 좋아요. 29CM에도 그런 에너지와 자신감이 넘치게 만들고 싶어요.

전 디렉터 : 지난해 슈프림(미국 스트리트 브랜드)에서 벽돌이 나온 적이 있어요. 밑도 끝도 없이 그냥 빨간 공사장 벽돌에 ‘Supreme’이 써있는 게 다였죠. 근데 3만원 정도하던 그 벽돌이 이베이에서 100만원을 호가했어요. 브랜드의 힘인 거죠.

마지막으로 29CM의 콘셉트를 한마디로 정의해 주세요.

안 마케터 : 블랙이다. 블랙 앤 화이트처럼 좀 더 명확하게 뭔가를 제시할 수 있는 그런 회사라고 생각해서 블랙이라 표현하고 싶어요.

이 에디터 : 단 하나라도 제대로 된 것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모인 곳. 저희가 다른 곳처럼 이것저것 막 파는 게 아니라 신중하게 선택을 하니까요.

김 마케터 : 이상하고 엉뚱한데 멋진 친구. 29CM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아웃핏을 갖고 있어서 탐구해보고 싶은 그런 친구 같아요. 가깝지는 않지만 가까워지고 싶은 묘한 매력이 있는 사람처럼.

이 마케터 : 스물아홉 살의 미술이랑 국문과를 복수 전공한 프리랜서가 직업인 서울시민.(웃음) 너무 강압적인 느낌도 없고, 너무 앞서가는 센 분위기로 자기 의견을 주장하지 않는 게 29CM의 매력이 아닐까요.

전 디렉터 : 다르고, 차별화 된 곳. 전 다름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어요. 하지만 엉뚱하게 다르거나 차별화 된게 아닌 세련되고 감각적인 모습으로 다른거죠. 거기서 크리에이티브가 나와요.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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