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신임 사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MBC 신임 사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12.0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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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 최승호씨 해직 5년 만에 복귀…경향신문 “환영할 만” vs 조선일보 “장악 끝나”
주요 이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논평, ‘미디어리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최승호 MBC 사장 선임

[더피알=이윤주 기자] MBC 해직PD였던 최승호씨가 MBC 새 사장이 됐다. MBC를 떠난지 5년 만의 일이다.

MBC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7일 MBC 신임 사장 후보자 3명에 대한 최종면접을 실시한 뒤 최승호씨를 새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날 방문진은 후보자 정책설명회와 최종 면접 등의 전 과정을 MBC계정 인터넷방송을 통해 생중계했다.

mbc 최승호 사장이 7일 면접을 본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최 사장은 선출 발표 직후 “MBC가 너무 긴 세월 동안 어려운 과정을 겪었고 국민에게 많은 실망을 끼쳤다”며 “중요한 책무를 맡았는데 꼭 다시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8일 첫 출근길에 올랐다.

신임 최 사장은 M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경찰청 사람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MBC스페셜’ ‘3김 시대’ 등을 연출하며 프로듀서로 이름을 알렸다. ‘PD수첩’에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한 프로그램으로 경영진과 갈등을 빚었고, 2012년 파업 참여를 이유로 해직됐다.

MBC를 떠난 후에는 탐사보도 전문 매체 뉴스타파에서 앵커와 PD로 활동하며 사회 문제를 고발했으며, 영화 ‘공범자들’을 제작한 이력이 있다.

해직PD 신분에서 사장으로 MBC에 복귀한 것에 대해 경향신문은 “촛불시민이 공영방송에 부여한 시대적 소명”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최 사장은 새 모델을 제시해 MBC를 ‘만나기 싫은 친구’에서 ‘만나면 좋은 친구’로 바꿔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장악 끝난 MBC’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고용노동부 조사와 검찰 수사까지 동원돼 임기가 2년 넘게 남은 MBC 사장을 끌어내리고 새 사장을 임명한 것”이라며 “공영방송을 장악하려고 했던 역대 정권 중 이렇게 노골적인 것은 본 적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향신문: 최승호 새 MBC 사장은 공영방송의 모델 제시해야

경향신문은 “MBC 새 사장에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선임됐다. MBC 정상화를 위해 앞장서온 최 PD가 파업 해고자에서 5년 만에 최고경영자로 돌아오게 된 것”이라며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경향은 “MBC는 지난 9년 동안 처참하게 무너졌다. MBC 노조가 지난 9월4일부터 73일간 벌인 총파업의 요체는 ‘부패권력 부역방송’에서 탈피해 시민의 신뢰를 받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MBC를 정상화시키겠다는 다짐은 부패한 권력을 갈아치운 촛불시민이 공영방송에 부여한 시대적 소명과 다르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기자·PD·아나운서 등 200여명을 부당징계하거나 유배지로 쫓아낸 과거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 사장은 막중한 시대적 사명을 짊어지고 망신창이가 된 MBC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며 “공영방송의 새 모델을 제시해 MBC를 ‘만나기 싫은 친구’에서 ‘만나면 좋은 친구’로 바꿔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공영방송 재건, MBC 넘어 KBS로 이어져야

한겨레는 “7년 넘게 계속된 몰락과 폐허의 역사를 끝내고 문화방송이 새로 태어날 계기가 마련됐다”며 “문화방송의 새 사장 선출과정은 여러 신선한 시도로 주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 낙점을 받은 후보를 밀실에서 추인하던 과거와는 모습이 전혀 달랐다. 사장 후보들은 시청자와 사원들 앞에서 정책 발표를 했고, 선출 당일의 면접 과정도 인터넷에 생중계됐다”며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한 선출 절차를 밟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투명성과 공개성은 다른 공영방송에서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고 봤다.

신문은 “공영방송 재건은 문화방송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방송 KBS 정상화도 더 늦출 수 없다”며 “한국방송이 ‘국민의 방송’으로 재탄생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현 경영진과 이사진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더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비리 이사’ 징계절차에 즉각 착수해 정상화 물꼬를 터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장악 끝난 MBC

조선일보는 “MBC 노조원들이 방문진 이사들의 직장, 다니는 교회, 자택 주변에서 시위를 벌여 그 가족까지 고통스럽게 만들었다”며 “결국 2명의 이사가 자진 사퇴해 이사진의 여야 구도는 여당 우위로 역전됐다. 야권 이사 4명은 참석하지 않고, 여권 이사 5명이 신임 사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조사와 검찰 수사까지 동원돼 임기가 2년 넘게 남은 MBC 사장을 끌어내리고 새 사장을 임명한 것”이라며 “역대 정권 대부분이 공영방송을 장악하려고 했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것은 본 적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은 “2008년 MBC PD 수첩은 한국인이 광우병에 특히 취약하다는 엉터리 보도로 광우병 사태를 촉발시켰다. 온 나라가 괴담 광풍으로 지새웠다. 당시 PD 수첩 작가는 지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출범 100일 된 정권의 정치적 생명줄을 끊어놓는, 과거 그 어느 언론도 운동 세력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냈다’고 자랑했다”며 “그래도 최 사장은 얼마 전 광우병 PD 수첩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하도록 만든 공이 있다고 했다. 그런 방송을 하겠다는 예고편으로 들린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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