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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돈이 돼버린 언론 적폐는 어쩌나
기사가 돈이 돼버린 언론 적폐는 어쩌나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7.12.22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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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一心] 정상적 미디어 기능 힘들어져…홍보활동도 마비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1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적폐청산 구호를 외치는 모습. 뉴시스

[더피알=김광태] 어느덧 정묘년도 저물어 간다. 파란만장했던 한해다. 국민의 손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국정농단으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이 일로 많은 기업인들이 청문회와 법정에 서고 구속되는 일까지 맞았다.

사상 초유의 사태가 휘몰아친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고 새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일성으로 내세운 것이 바로 ‘적폐 청산’이다. 잘못된 과거와 단절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공감이 간다. 그간 우리사회는 불법과 반칙이 너무나도 난무하지 않았던가.

언론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인터넷 등장 이후 돈의 논리로 움직이는 적폐문화가 자리 잡으며 정상적인 미디어 기능을 할 수 없게 된 지경이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언론홍보 기능도 마비됐다.

2015년 광고주협회에서 500대 기업 홍보담당을 대상으로 유사(사이비)언론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적 있다. 그 결과 192개 매체가 거론됐는데 이름 있는 메이저 신문과 방송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관련기사: 기업 90% “유사언론 행위 심각”

기사를 빌미로 한 광고·협찬 강요가 일반화되면서 전통·신생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매체가 갖가지 명분거리를 들이대며 기업에 손을 벌린다. 행여나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 오너나 CEO 등 최고경영자를 집중 공략해 홍보담당자의 안위를 위태롭게 한다.

기사를 빌미로 한 광고·협찬 강요가 일반화되면서 거의 모든 매체가 갖가지 명분거리를 대며 기업에 손을 벌린다.

언론의 이 같은 폐단은 홍보 활동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돈을 앞세운 나머지 홍보의 전략전술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개개인 능력에 대한 변별력도, 기업 간 홍보력의 차이도 없어졌다. 오로지 누가 예산을 많이 확보 하느냐에 달려있다. 실상 돈만 있으면 웬만한 미디어 문제는 다 해결이 된다.

얼마 전 일이다. 모 금융회사에서 홍보를 맡고 있는 제자가 밤 10시가 넘는 시간에 발을 동동 굴렀다. 회사 관련 부정적 기사가 등장해 해당 언론사에 가봐야 하는데, 올해 예산이 바닥이 나 찾아가봤자 소용이 없을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짠한 마음에 “좀 도와줄까?”하고 물으니 “데스크를 아셔도 소용없어요. 요즘은 기사가 돈이에요”라는 말이 돌아왔다.

“옛날에는 기자와의 전화 한 통화로도 기사 문제가 해결되곤 했는데... 요샌 기자 만나봤자 광고 얘기밖에 안 해요. 그래서 어지간하면 만남 자체를 피하고 있어요.” 다른 제자의 말이다. 홍보담당자가 기자를 피한다? 그러면 홍보 담당자는 누굴 만나나. 직무유기 아닌가?

상황이 이러니 기자들 생각도 궁금해졌다. 그런데 분위기가 흉흉했다. 모 언론사 산업 데스크는 “홍보하는 사람들이 건방져도 너무 건방져졌다. 돈 갖고 언론사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몹시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언론사들 경영이 어려워 다들 편집국이 나서서 머리를 조아리지만 기자라는 직업이 자존심 하나로 먹고 사는 건데 마음의 상처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깊이 간직해 뒀다가 때가 오면 갚아줄 것”이라는 서늘한 말을 전했다.

모 종합지 편집국장의 경우 “옛날 홍보맨들은 어떤 사안이 터지면 그 내용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디테일한 논리로 무장을 해서 기자들을 설득하려 했는데, 요즘 홍보인들에겐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언론이 문제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냈지만, 홍보담당들도 덮어 놓고 돈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상하게 뒤틀려버린 관계지만 언론과 홍보는 같이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다. 권력과 자본에 대한 감시와 경계, 비판이 언론 본연의 역할이다. 여기서 탈선하면 언론의 위기인 동시에 홍보의 위기와도 연결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언론 환경이라면 홍보 자리에 누굴 앉혀놓아도 똑같다. 언론 적폐야말로 커뮤니케이션 발전에 있어 암적인 존재다. 시급히 도려내야 한다. 그래야 언론도 살고 홍보인의 미래도 보인다.

다가오는 무술년 새해, 언론 적폐 청산으로 홍보인의 능력과 실력이 무대에서 마음껏 펼쳐졌으면 한다. 돈의 힘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정공법이 자리 잡는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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