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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으로_공감하라+1
#공간으로_공감하라+1
  • 원충렬 maynineday@naver.com
  • 승인 2017.12.11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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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1+1] 오감으로 브랜드 확장시켜야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공간으로_공감하라1에 이어...

[더피알=원충렬] 얼마 전 선물용으로 급하게 살 일이 있어 백화점의 B 가전브랜드 매장을 찾았다. 미리 찜해 둔 제품을 바로 골라 결제까지 마칠 무렵, 비로소 매장에서 직접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배송을 해준다는 걸 알게 됐다. 당장 필요해 급히 찾았건만 헛수고가 됐다.

떠올려 보니 예전에 D 가전브랜드 매장에서도 같은 경험을 했던 것 같다. 그렇다. 두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은 사는 곳이 아니라 보는 곳, 쇼루밍의 공간이었다. 쇼루밍이나 웹루밍이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즉시 소유’라는 가치가 온라인 쇼핑의 가격 경쟁력보다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지며 오프라인 매장의 전략은 변화할 수밖에 없다.

가격 경쟁력에 밀린 오프라인 매장은 전략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다.

옴니 채널 전략이 대표적일 것이다. 이도 실은 소비자가 먼저 만든 변화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보고 온라인에서 최저가 주문을 하거나, 반대로 온라인에서 리뷰 등을 확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체험한 후 최종 구매하는 일들은 이제 일상화된 모습이다. 하나의 채널만으로 지속가능한 안정적 영업이 불가하기 때문에 아예 온·오프 채널을 연결·통합한 것이 옴니 채널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소비자의 경험 시나리오 전체를 포괄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오프라인 채널에 쏠릴 수 있는 위험 부담을 분산시키는 목적이기도 하다. 어쨌든 고객은 최종적으로 어디서든 그 제품을 사기는 살 테니까 말이다.

다만, 이러한 수세적인 입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 공간은 온라인에서는 결코 달성하기 어려운 절대적인 이점도 있다. 갇힌 시각과 정제된 청각에만 의존하지 않고, 오감으로 브랜드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렇다. 감각을 통한 경험은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크게 확장한다. 인스타그램의 이미지로, 블로그 리뷰로는 아무리 해도 다 전달할 수 없는 바로 그 감각 말이다.

체험으로 소통

몇 년 전 육가공 관련 브랜딩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업체 담당자는 우리나라에서 고급 육가공 제품이 진입하기 어려운 이유로 이미 공고하게 형성된 식문화를 들었다. 햄이나 소시지라면 일단 프라이팬에 구워서 먹는 것으로 각인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육가공품은 건강에도 안 좋고 고급이 아니라는 인식을 깨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같은 어려움을 안고 은근과 끈기로 고급 육가공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는 곳이 있다. 존쿡 델리미트다.

사실 존쿡 델리미트는 최근 알게 된 브랜드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그들이 새로운 식문화를 제안하는 공간을 꾸준히 만들어 왔다는 점이다. 존쿨 델리미트에서는 다양한 체험문화공간이 운영되고 있다.

존쿡 델리미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출처: s푸드 홈페이지

일단 체험 스토어는 구매 외에 확장된 경험과 선별된 선택권을 준다. 델리미트를 직접 구매하는 것뿐 아니라 델리미트와 가장 잘 어울리는 빵, 소스, 치즈 등 다양한 식재료 구매도 가능하기 때문에 먹는 경험을 적극적으로 확장할 기회를 접하게 된다. 바이에른 학센, 루빈 샌드위치 등은 다양한 요리 메뉴도 경험할 수 있다.

클래스 운영도 적극적이다. ‘화목(火木)한 쿠킹클래스’, ‘프레시 소시지 클래스’, ‘하몽 클래스’ 등이 각광받고 있다. 존쿡 델리미트 이태리 셰프가 직접 자른 하몽을 시식하고 하몽을 활용한 간단한 메뉴를 만들고, 그와 잘 어울리는 와인 테이스팅 등 스페인 식문화를 체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실 먹는 일만큼 문화의 뿌리 깊음을 느낄만한 게 어디 있을까? 생소한 식품을 거부하는 것은 생소한 식문화에 기인한다. 종합적인 이해나 공감이 필요하다. 이럴 때 단지 잘 꾸며진 매대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존쿡 델리미트가 제품을 팔기 이전에 식문화를 고민하고, 이를 체험 공간을 통해 확산시켜가는 시도는 매우 적절하면서도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러한 클래스 운영은 단지 고객에게 새로운 식문화를 가르쳐주는 것에 그치지는 않으리라 생각된다. 새롭지만 생소한 문화는 반드시 화학적으로 수용되기 마련이다. 배운다는 점에서는 존쿡 델리미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고객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것을 거슬려 하는지, 글과 사진으로 된 리뷰로는 다 알 수 없는 교감의 정보들이 오간다. 이 공간이 하나의 채널로 지속 활용된 이유라 예상된다.

공간 넘어 시간으로

‘World 1st lamp’. 지난 주말 화장실 전등을 교체하다 GE에서 나온 LED 램프 패키지에 적혀있는 이 문구를 발견했다. 그렇지. 에디슨이 만든 전구. GE는 누구나 탐낼 만한 좋은 브랜드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에디슨이 만들었던 백열전구와 지금 내가 달고 있는 LED 형광등 사이의 시간 간극을 느꼈다.

마침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가정용 백열전구의 사용을 중단키로 하면서 국내에 유일하게 백열전구를 생산하는 업체로 남은 일광전구이다.

1962년부터 백열전구만 만들었던 이 회사는 닫혀가는 시장에서 오히려 새로운 길을 열었다. 가정용 전구의 생산 비중을 낮추고 장식용 백열전구에 집중키로 한 것이다. 이후로 일광전구가 해온 많은 인상적인 활동들이 여러 미디어와 SNS를 통해 소개되고 회자됐다. 이들의 활동을 보면서, 제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인지라 예쁘게 꾸밈에도 본질이 가려지지 않는구나하고 감탄한 적이 있다.

토리코티지와 일광전구가 콜라보레이션한 렌탈하우스. 출처: 토리코티지 홈페이지

사실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 너무 잘 꾸며진 패키지나 스토리텔링에 가려 오히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브랜드. 하지만 일광전구가 여러 페스티벌, 팝업스토어, 전시, 콜라보 등을 통해 백열전구의 감성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프로젝트들을 보며 본말이 전도되지 않는 브랜딩을 확인했었다.

결국 백열전구에 대한 감성은 단지 복고나 역사에 머물러서는 곤란할 것이다. 실제로 보고 느끼는 감성에서 발견했어야 한다. 그래서 직접 보는 경험이 중요하고, 새로운 감각이 깨어나는 그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라운드 캠핑이나 한옥펍 등을 통해 그 공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빛을 디자인하고 체험하게 하는 방식이 일광전구가 말하고 전하고자 하는 가장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었을 것이다.

특히 토리코티지와 함께 진행한 콜라보는 더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 토리코티지는 통째로 집을 빌려 내 집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제주도의 렌탈하우스다.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로 여러 특색을 가진 공간을 연출한 바 있다. 일광전구와는 당연히 전구의 빛이 주는 특성을 공간과 잘 어우러지게 하는 작업에 집중했다. 예를 들어 파티 공간에는 그에 어울리는 펜던트 조명을 달아 공간의 특성을 살리는 식이다.

놀이의 공간, 휴식의 공간에도 마찬가지다. 자연 채광이 충분한 곳엔 오히려 전구를 달지 않는 숨겨진 센스에는 감탄한다. 전구는 사실 시선의 목적지가 아니다. 우리가 전구를 뚫어지게 바라볼 때는 마트의 매대에서 전구를 고를 때밖에 없지 않나. 심지어 그때도 여러 전구들이 서로 간섭하는 빛에 방해를 받는다. 그러다 보니 전구의 모양과 (빛이 아니라) 색에 집중하는 게 전부이다.

전구가 공간의 보조자이자 빛의 매개자로서 기능할 때 그 존재가치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라면, 역시나 공간과 잘 어우러진 경험을 통해 일광전구를 드러내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이다. 게다가 단지 한번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향유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 머물 수 있고, 공간에서의 경험이 기억으로 이어질 만큼의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런 콜라보가 더 의미 있다.

오프라인은 여전히 더 많은 기회가 남아있는 것 같다. 물론 온라인이나 모바일에게 내준 지위도 어쩔 수는 없다. 하지만 그로 인해 상대적 가치는 더 빛날 수 있다. 소통하고 교감하고 체험하는, 그리고 오감으로 공감하는 기회는 여전히 오프라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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