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 어떻게 선정됐나
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 어떻게 선정됐나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7.12.1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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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 추천위원단·심사단 등 총 3단계 거쳐…낯설고 어렵다는 지적도

[더피알=서영길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한 해를 대변하는 사자성어가 선정됐다. <교수신문>이 대학교수 1000명을 설문조사해 뽑은 2017년 사자성어는 바로 ‘파사현정(破邪顯正)’.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이 단어는 어떤 과정을 거쳐 선정됐을까.

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 휘호. 교수신문 제공

우선 해당 사자성어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지 않기에 이를 주관하는 언론사도 그 과정에 있어서 공정을 기하고 있다.

선정 주최인 교수신문 관계자는 “저희가 교수들에게 따로 가이드라인을 주는 건 전혀 없다”며 “교수들의 세대, 지역, 전공 안배를 적절히 고려해 이들로부터 사자성어를 추천 받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사자성어 선정과정은 총 3단계로 구분된다. 먼저 13명의 교수로 구성된 ‘추천위원단’에서 사자성어 후보 단어를 추천한다. 올해는 총 21개의 단어가 선정됐다.

이후 교수신문 논설·편집위원 및 각 전공 교수 등 총 50명으로 구성된 ‘예비심사단’이 21개 사자성어 중 무순위로 3개를 선택하고, 이를 토대로 상위 5개를 추려 교수 1000명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식이다.

그 결과 파사현정이 34%의 지지를 받으며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고, 그 뒤를 이어 ‘해현경장’(解弦更張)이 18.8%로 2위, ‘수락석출’(水落石出)이 16.1%로 3위에 랭크됐다.

해현경장은 거문고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으로 느슨해진 것을 긴장하도록 다시 고친다는 의미고, 수락석출은 물이 빠져 밑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뜻으로 어떤 일의 흑막이 걷히고 진상이 드러남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그밖에 ‘재조산하’(再造山河, 나라를 다시 만들다)가 16%, ‘환골탈태’(換骨奪胎, 완전히 새로워 짐)가 15.1%로 각각 4, 5위였다.

이와 관련해 교수신문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부정적 사자성어가 상위에 오르는 경향이 있어 (조사에 앞서) 걱정도 있었다”며 “하지만 다행이 올해는 촛불집회도 있었고, 정권도 바뀌며 대중들이 희망적인 것을 많이 얘기를 하다 보니 긍정적인 사자성어가 선정됐다”고 사정을 들려줬다.

이어 그는 “여태껏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단어를 보면 그 시대를 잘 표현했다고 본다”며 “해당년도를 딱 네 글자로 표현하는 상징성과 대중적 각인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선정된 사자성어가 일반 국민 입장에선 너무 낯설고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파사현정 뿐 아니라 역대 선정된 사자성어만 봐도 ‘군주민수(2016년)’ ‘혼용무도(2015년)’ ‘지록위마(2014년)’ ‘도행역시(2013년)’ ‘거세개탁(2012년)’ 등이었다. 지록위마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낯설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저희도 그 부분이 고민이다. 그래서 교수들에게 쉬운 사자성어로 추천해달라고 부탁을 하고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올 한 해를 압축적으로 나타내기엔 쉬운 단어로는 어려움이 있다”이라고 전했다.

한편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 매년 12월 경에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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