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강타한 마이크로 타깃팅
2017년 강타한 마이크로 타깃팅
  • 신현일 (jun0689@naver.com)
  • 승인 2017.12.2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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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일의 컨버전스토리] 틈새욕구, 굿즈, 영향력자 공략
올해는 고객의 ‘세분화된 입맛’을 충족시키는 방식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더피알=신현일] 브랜드 마케팅과 광고 집행을 총괄하면서 2017년은 유독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이전에 비해 줄어든 광고비를 갖고 다양한 마케팅 영역에서 집행을 고려해야 하는 자리는 이전보다 더 많은 학습의 시간을 요구했다. 지난 1년간 광고주로서 광고를 기획하고 집행하며 느낀 몇 가지를 2017년이 가는 이 시점에서 되돌아보고자 한다.

틈새욕구를 파고들라

마이크로 타깃팅 시대라는 말이 팽배하다. 가성비는 올 한해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여름을 강타한 발포주와 레귤러 맥주의 선전도 같은 일환에서 해석될 수 있다. 수입 맥주에 밀려나고 있는 국산 맥주 시장서 이 둘은 전면전을 벌이며 화제를 모았다. 맛없다는 평가를 받는 맥주시장서 다소 가볍지만, 깔끔한 맛으로 대중적 맥주를 찾고 있는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갔다.

이중 클라우드의 서브 브랜드로 론칭한 ‘피츠(Fitz)’는 전통 매체와 SNS로 대변되는 뉴미디어 양단을 적절히 활용하며 브랜딩 및 커뮤니케이션에 공을 들였다. TV광고에선 배우 조정석이 ‘깔끔함’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며 잡미와 잔당을 제거한 깨끗한 맥주임을 어필했고, SNS에서는 ‘먹방’을 패러디한 ‘맥방’을 여러 셀럽들이 돌아가면서 진행해 관심도를 높였다.

롯데주류 피츠의 릴레이 '맥방' 홍보 포스터.

소장 욕구를 높이는 아이템으로 바이럴 효과도 꾀했다. 맥주잔과 병따개, 맥주 등을 포함한 ‘피츠 리미티드 에디션’을 오픈마켓에서 100원에 판매하면서다.

페이스북에서도 피츠를 즐기기 좋은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 타깃층의 공감대를 사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로드했고, 덕분에 팬수도 단기간에 크게 늘었다. 광고모델 조정석이 등장하는 페이스북 전용 콘텐츠는 셀럽이 가진 네임밸류를 이용함과 동시에 콘텐츠 자체의 힘도 더해져 효과를 증폭시켰다. 제품 포지셔닝부터 브랜드커뮤니케이션까지 핵심 타깃을 향한 체계적 접근이 돋보인다.

제품보다 강한 굿즈

카카오프렌즈 열풍을 보면서 이제 광고라는 영역의 경계가 생각 이상으로 많이 허물어져 일반적인 영상과 이미지, 사운드가 아닌 형태로도 막대한 광고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느끼됐다. 최근 다양한 브랜드에서 시도되고 있는 굿즈(Goods) 또한 이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관련기사: 카카오는 프렌즈 없었으면 어쩔뻔?

앞선 사례에서 언급한 피츠가 ‘리미티드에디션’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듯이, 이제 굿즈(Goods)는 마케터들에게는 필수 항목처럼 느껴질 만큼 그 효과성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는 아무래도 ‘마이스트로우’라는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한 빙그레의 만루홈런이 돋보인다.

‘링거, 러브, 자이언트’ 스트로우에 이어 ‘SOS스토로우’까지, 바나나맛우유와 어울릴 수 있는 요샛말로 신박한 빨대 아이템을 선보였다. 일반적 굿즈가 컵, 티셔츠 등에 한정되던 것에서 나아가 창의력 넘치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그 파급력을 더욱 높였다.

TV광고를 포함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전방위 매체를 공략해 해당 아이템의 광고영상을 유통했고, 그 관심도가 엄청나 한정판매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품절 사태를 일으켰다. 특히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산된 일반 유저나 블로거의 자체 PPL(간접광고)효과는 아마도 올해 가장 뛰어난 수치가 아닐까 생각된다. 온라인에서 검색되는 버즈량도 그만큼 높아 바나나맛우유라는 흔한 우리주변의 제품을 다시 한 번 재조명하게 했다. ▷관련기사: 바나나맛우유의 빨대 마케팅

바나나맛우유 마이스트로 3종(왼쪽)과 청하의 오리캐릭터 '더쿠'.

빙그레 바나나우유만큼 대중적이진 않지만 마니아층을 확보한 굿즈도 있다. 바로 ‘청하더쿠’라는 캐릭터다. 주류 브랜드인 청하가 오리캐릭터 더쿠(DUCKOO)와 컬래버레이션해 제작한 피규어다. 짧은 다리와 매력적인 입 모양을 지닌 더쿠의 매력과 미니 청하를 낚시대에 걸고 있는 모습은 잔망스러우며 극강의 귀여움이 공존한다. 오픈마켓에서 1700개 한정수량으로 100원에 판매해 조기 마감됐다.

두 가지 케이스가 반영하는 키포인트는 광고가 주는 효과, 즉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형태가 다각화돼가는 모멤텀으로 볼 수 있다. 아마도 내년엔 이모티콘이나 굿즈를 활용한 마케팅 사례를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능력자보다 무서운 영향력자

세 번째는 블로그로 태동해 아프리카TV를 넘어 유튜브로 확대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다. 특히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그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생소한 명칭이던 인플루언서가 이제 점차 익숙해지면서 이 시장에서 활약하는 플레이어의 수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광고에 지친 유저들은 내 가족 같은 인플루언서와 한 마음이 돼 콘텐츠를 즐겁게 소비하고 해당 콘텐츠에 녹아 들어가 있던 제품(브랜드)의 구매좌표로 스스로 발길을 옮긴다. 인플루언서가 단순히 제품 전달자로서가 아니라 매체, 즉 미디어로서 역할을 확장하고 있기에 광고를 집행하는 측면에서는 매우 주위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모 오픈마켓에 따르면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은 인플루언서를 사용하지 않은 마케팅보다 최소 3배 이상의 효과가 창출됐다고 한다. 매출과 같은 정량적 효과와 더불어 브랜드충성도나 호감도 같은 정성적인 효과도 있기에 분명 각광받는 마케팅 툴로서 기능을 지속할 것이다. ▷관련기사: 디지털 마케팅, 숨어 있는 영향력자 찾아라

광고의 기본 속성은 제품과 고객을 연결하는 것이다. 그 연결점이 갈수록 복잡하고 경쟁이 심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맥락의 접근 방식을 찾게 된 것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다. 그 중 백미는 타깃 오디언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인데, TV나 잡지 등 기존 유력 매체들과 접촉을 멀리하게 된 지금의 20~30대들은 온라인에서 내가 좋아하는 인플루언서를 찾아다니며 그들이 소개하는 제품에 경계 없는 관심을 보인다.

향후 해당 타깃군에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가 지속적으로 유사한 제품들 또는 같은 브랜드의 다른 라인업 제품을 소개해도 관심을 보일 수 있는 잠재적 타깃군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점은 리타깃팅(Re-Targeting) 관점에서 굉장히 효과적이다. 또한 보다 효과적인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위해서는 빅모델·마이크로·나노(nano) 인플루언서를 구분해 각각에 적합한 광고를 제작, 해당 콘텐츠에 최적화된 매체에 타깃광고를 하는 게 좋다.

결국 앞서 설명한 세 가지를 모두 종합하면 고객의 ‘세분화된 입맛’을 충족시키는 방식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틈새 공략 제품으로, 또는 애장품으로, 또는 새로운 미디어 전략으로 고객을 마이크로 타깃팅하는 시도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신현일

브랜드컨설턴트에서 디지털의 매력에 빠져 현재 IT기업 브랜드매니저로 서바이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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