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자 폭행을 개인 일탈로 보는 중국
한국 기자 폭행을 개인 일탈로 보는 중국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12.2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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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 집단폭행 인정 안해…서울신문 “자존심 밟히고도 침묵하는 건 아량 아닌 비겁”
주요 이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논평, ‘미디어리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한국 기자 집단폭행

대통령 순방 당시 중국 경호원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한국 사진기자들이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엠뷸런스를 타고 계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시스

[더피알=이윤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행사를 취재하던 한국 기자를 폭행한 중국 경호원 1명이 구속됐다. 그러나 중국이 폭행에 가담한 다른 경호원들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적당히 넘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여 반발을 사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경호원 한명만 고의상해 혐의로 구속하고, 다른 경호원들은 무혐의로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속된 가해자에 대해서도 ‘우발적 폭행’이란 입장이다.

우리 언론들은 이 같은 중국의 수사 내용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중앙일보는 “이번 사안은 ‘대한민국이 폭행당한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중국이 적당히 넘어가지 않도록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일보는 “외국 정상을 국빈 초청한 자리에서 수행기자들을 집단 폭행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할 수 없다”며 “한국을 얕잡아 보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 방중 과정에서 한국 기자들이 중국측 경호관계자에게 폭행 당해 쓰러져 있는 모습. 뉴시스

△한국일보: 기자 집단 폭행이 어찌 한 개인의 일탈일 수 있나

한국일보는 “중국 공안은 베이징 보안업체에 소속된 리모씨를 고의상해 혐의로 구속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하고, 집단 폭행에 가담한 다른 경호원들은 무혐의 처리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구속된 리씨의 폭행에 대해서도 ‘우발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아직은 중간수사 단계라고 하지만, 중국 당국이 사건을 이 정도로 종결하려는 게 뻔하다”며 “외국 정상을 국빈 초청한 바로 그 자리에서 수행기자들을 집단 폭행하는 막장극을 벌인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할 수 없다. 공산주의 체제 특유의 풍조를 감안해도, 한국을 얕잡아 보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신문: 증거 있는데도 한국 기자 집단 폭행 부인한 중국

서울신문은 “이번 사태는 세계 외교사에서도 쉽게 선례를 찾을 수 없는 폭거다. 국빈 방문한 대통령을 동행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취재를 통제하고 집단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뒷골목 폭행이나 마찬가지인 실수를 범했다면 중국 당국은 진상 규명을 제 손으로 서둘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사건 이후 중국 당국이 보이는 일련의 처사는 그 어떤 기대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호원 한 사람의 우발적 폭행으로 덮겠다는 중국의 의도가 읽힌다”며 “중국을 방문한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가 사태의 심각성을 어떤 강도로 표명했을지 궁금하다. 자존심을 밟혔는데 침묵하는 것은 아량이 아니라 비겁”이라고 봤다.

△중앙일보: 중국은 한국 기자 폭행사건 제대로 수사하라

중앙일보는 “이번 사안의 엄중성은 단순 폭행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폭행당했다’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번 사태 처리와 관련해 진상 규명, 가해자 처벌, 공식 사과, 피해자 배상, 재발 방지 약속 등 다섯가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나열했다.

중앙은 “그럴 때 한국은 중국이 성의를 갖고 이번 사건을 처리했다고 믿게 될 것이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중국이 적당히 넘어가지 않도록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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