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로 본 무술년 재계 화두
신년사로 본 무술년 재계 화두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8.01.0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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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들 “올해도 어렵다…변화, 혁신” 당부

[더피알=박형재 기자] 재계 신년사에서 해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불확실성’이다. 무술년 새해도 마찬가지. 주요 그룹들은 경기 침체 장기화와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 상황을 언급하며 ‘변화’와 ‘혁신’을 최대 과제로 꼽았다.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올해 세계 경제는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전망”이라며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IT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는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일 경기도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2018년 시무식에서 김기남 사장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지속해서 확산하고 있다”며 “미래기술혁신이 가속화되고 경쟁은 더욱 심화하면서 자동차산업도 급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도 “보호무역의 거센 파고와 글로벌 경기 악화 가능성 등 정치·경제 환경은 예측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변동성이 커지고, 4차 산업혁명과 기술 융복합의 빠른 진화는 기업 간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위기 해법은 4차 산업혁명 적응

기업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법론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적응하기 위한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SK가 지난 20년간 그룹 이익이 200배 성장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여전히 ‘올드 비즈니스’를 열심히 운영하거나 개선하는 수준에 안주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미래 생존이 불확실한 서든 데스(Sudden Death) 시대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8 신년회에서 ted방식으로 new sk를 만들기 위한 실천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sk 제공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해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변화하고 도전해야 한다”며 “새해에는 과거 관행과 업무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새로운 마음가짐과 재정비된 조직을 바탕으로 질적 도약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목표로 △미래를 창조하는 초일류 기술 회사 △지속성장 가능한 조직문화 창출 △소비자로부터 사랑받는 회사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사회적 책임, 상생 강조

이와 함게 올해는 유독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을 강조하는 그룹들이 많았다. 일부 기업들이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로 어려움을 겪은데다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 공정위 ‘갑질 규제 강화’ 등 반기업 정책이 이어지는 것을 의식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주변과 항상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존경 받는 기업이 되자”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기반으로 경영활동을 해나가는 기업이 돼야 한다. 일자리 창출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롯데가 되자”고 말했다.

2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그룹 신년 결의식'에서 황창규 kt 회장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kt 제공

황창규 KT 회장은 “국민들로부터 KT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것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라는 기대와 요구를 받고 있다”면서 “국민기업으로서 사명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작년과 ‘복붙’ 메시지 많아

상당수 기업들이 2017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무술년 신년사를 내놨다. 일 년 전 재계 화두 역시 불확실성에 따른 ‘변화와 혁신’이었다. 당시에도 재계 총수들은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며 “큰 위기이자 기회에 대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기업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유연한 대응을 말했고, 최태원 SK 회장은 “혁신과 패기로 내실 있는 변화를 이뤄내자”고 언급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또한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큰 위기이자 기회”라며 대비를 강조했다.

올해 신년사 역시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한국 경제와 경영여건을 둘러싼 ‘시계제로’의 위기감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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