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 급물살…짚고 넘어가야 할 점
남북대화 급물살…짚고 넘어가야 할 점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8.01.0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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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 김정은 신년사에 통일부 고위급 회담 제안, 한국일보 “한미관계 시험대 오를 수 있어”

[더피알=박형재 기자] 정부가 오는 9일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용의가 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창올림픽 참가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고위급 접촉을 하자”고 북한에 제의했다. 남북회담 희망 일시와 장소는 1월 9일 판문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언론들은 “얼어붙은 남북대화 채널 복원을 막을 이유는 없다”면서도 미국과 한국에 상반된 메시지를 던진 김정은의 노림수가 무엇인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일보는 “북한의 유화 제스처가 혹여 핵 문제와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꼼수라면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서울신문은 “대내외적으로 투명성을 견지하면서 한·미 동맹 안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일 남북 고위급 회담 제의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중앙일보: 남북대화 환영하나 출구는 비핵화다

중앙일보는 “정부가 어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화답한 건 예상했던 일이다. 미국의 선제공격설마저 춤추는 살벌한 대치 속에서 실낱같지만 북핵 위기의 평화적 해결의 싹이 움튼 셈이기에 환영할 일이 틀림없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바로 ‘9일 판문점에서 고위급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열자’고 제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은 남북 문제가 당장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긴 이르다. 평화를 외치면서도 뒤로는 핵무기를 개발해 온 게 지금의 북한”이라고 지적하며 “특히 탄탄해야 할 한·미 공조에 균열이 생길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미국과 충분히 이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마지못해 묵인했을지도 모른다. 자칫 남북 대화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으면 ‘시간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한국일보: 급속한 남북 대화 흐름, 비핵화 대원칙만은 견지하라

한국일보 역시 “김 위원장이 남북대화 복원에 강한 의사를 밝힌 만큼 북한이 우리측 제의를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김정은의 유화 제스처의 배경을 놓고 다양한 견해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앞으로 우리 정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해 ‘두고 보자’고 했다. 국무부도 ‘북한에 대한 일치된 대응과 관련해 한국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김정은의 제안으로 한미관계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취지의 논평을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김정은發 대화 국면, 한·미 긴밀 공조로 대응해야

서울신문은 두 가지 대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나는 대화의 단계별 범위다. 서울은 “북한은 평창올림픽 참가 조건으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미군 전략자산 순환배치 중단, 대북 제재 해제, 대규모 경제협력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등을 제시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이들 사안은 한반도 안보상황과 직결된 것들로 평창올림픽과 무관하며 한·미 동맹의 틀 속에서 논의될 일들이다”라고 못 받았다.

이어 두 번째로 한미 동맹 안에서의 접근을 강조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워싱턴 정가에서 높아 가는 상황에서 이번 남북 간 대화 모색은 미 정부에 문재인 정부와 한·미 동맹의 현주소를 평가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북핵에 임하는 한·미 공조의 강도와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며 “한반도의 운전석을 내놓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화의 모든 상황을 미 행정부와 공유해 상호 신뢰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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