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이슈로 격변한 뉴스 지형을 보여주는 지표
대형 이슈로 격변한 뉴스 지형을 보여주는 지표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8.01.05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갤럽 분기별 조사결과, 2014년 세월호 분기점…국정농단 사태로 JTBC 독주체제 지속

“대형 이슈에 맞닥뜨리면 사람들은 여러 형태로 정보에 대한 갈증을 나타낸다. 진실한 정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 공감할 수 있는 정보를 원한다. 이 점에서 JTBC는 지금의 국민정서, 시대정신을 정확하게 읽어내 아픔을 같이 하려는 진정성, 즉 ‘공감’에서 통했다. 단순히 저널리즘 퀄리티만으론 설명할 수 없다.”

[더피알=강미혜 기자]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JTBC 뉴스9(현 뉴스룸)의 시청률 고공행진 현상에 대해 김성해 대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이렇게 분석했었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미국 CNN와 블룸버그통신, 폭스뉴스 등의 유력 매체들 또한 각각 걸프전, 아시아 외환위기, 9·11 테러라는 대형 사건을 통해 영향력 있는 방송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과 비슷한 이치다.

세월호 참사 당시 jtbc 손석희 앵커는 팽목항으로 내려가 뉴스를 진행했다. 뉴스 화면 캡처

그리고 세월호 이후 지난 수년 간 한국 사회가 맞닥뜨린 대형 사건들이 방송지형을 어떻게 흔들고 바꿔놓았는지 그 추이를 뚜렷이 보여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변화는 역시 JTBC에 의해 주도됐다.

한국갤럽이 최근 발표한 ‘한국인이 즐겨보는 뉴스 채널: 2013~2017년 분기별 추이’를 살펴보면, 방송사별 뉴스의 영향력은 세월호 참사 전후로 명확히 갈린다. (분기별 전국 성인 3000명 이상 대상으로 전화 설문.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1.8%포인트)

이에 따르면, 가장 즐겨보는 뉴스 채널에 대한 2014년 1분기 결과는 KBS 36%, MBC 14%, SBS 12%로, 응답자의 열에 여섯 이상이 지상파 3사를 지목했다. JTBC의 경우 YTN(10%)의 절반인 5%에 머물렀었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2분기를 기점으로 JTBC는 12%로 점프해 MBC 및 YTN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공신력 있는 뉴스로 포지셔닝됐다. 반면 줄곧 두 자릿수를 기록해왔던 SBS는 9%로 내려앉으며 뉴스 경쟁구도에서 뒤처졌다.

JTBC는 이후에도 계속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렸으나, 공영방송 KBS의 고정 시청대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그러다 2016년 하반기 태블릿PC 보도로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가 변곡점이 돼 JTBC는 KBS마저 앞서며 압도적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분기별 사례수 전국 성인 3,000명 이상. 매월 셋째 주 전화조사 *지난 5년간 분기(q) 선호도 10% 이상 기록 채널 기준.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2016년 3분기 갤럽 조사에서 KBS와 JTBC는 각각 28%, 19%로 여전한 격차를 보였지만 4분기엔 KBS 20%, JTBC 35%로 전세가 완전히 역전됐다. 이 시기 MBC 7%, SBS가 5%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상파 3사를 모두 합쳐도 JTBC 응답률을 밑돈다.

JTBC 뉴스의 독주는 대규모 촛불집회와 ‘박근혜 탄핵’이 이뤄졌던 2017년 1분기(44%)를 정점으로 30%대로 떨어지며 다소 안정기에 접어든 모양새다. 그러나 2017년 4분기에서도 여전히 JTBC는 34%로, 지상파 3사 총합(KBS 19%, MBC 6%, SBS 6%)을 넘어서고 있다.

JTBC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 최진순 한국경제 차장(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은 “정치적 사건과 뉴스룸의 디지털 협업, 그리고 시청자와 상호작용이라는 동력이 깔려 있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소규모 기자들과 함께한 ‘손석희 리더십’을 성공의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이를 “한국에는 보편적으로 지지되는 저널리즘이 없고 ‘손석희즘’만 있다”로 요약정의한 최 차장은 “손석희의 힘은 그의 남다른 이력, 언론인으로서의 일관된 소신, 날카로움과 세련됨, 지성미와 인간미, 안정성과 진보성 등 온갖 이미지와 가치가 버무러진 토털 패키지 콘텐츠라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손석희즘은 다른 언론(인)에 자극과 분발, 성찰과 한탄의 시절을 보내게 할 것이다. 누구도 쉽게 따라하기 힘든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또 저널리즘의 시대적 소명에 철저한 기본기라는 점에서 한국언론 전반에 상승과 침잠의 상반된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손석희와 JTBC의 높은 위상이 언론계를 무거운 시험에 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