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삭제된 연관검색어 보니…‘후기’ ‘환불’ ‘의료사고’ 등도 포함
네이버에서 삭제된 연관검색어 보니…‘후기’ ‘환불’ ‘의료사고’ 등도 포함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8.01.10 10: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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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권리보호 측면에서 중요한 정보마저 제외했다는 지적
네이버는 2016년 6월부터 11월까지 ‘사용후기’ ‘환불’ 등의 단어들도 연관검색어 노출에서 제외시켰다.

[더피알=서영길 기자] 네이버가 연관검색어 삭제 논란으로 연초부터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규정에 의한 문제 없는 조치라는 네이버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최순실 사태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와 관련된 검색어가 다수 포함돼 있어 여러 해석과 의혹을 낳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네이버는 소비자 정보가 될 만한 연관검색어마저 지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검증위원회가 내놓은 ‘네이버 노출제외 검색어에 대한 검증보고서’를 보면, 네이버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11월까지 ‘사용후기’ ‘환불’ 등 중립적인 단어들을 검색어 노출에서 제외시켰다.

예컨대 ‘석플란트 후기’ ‘우주마켓 후기’ ‘시원스쿨 솔직 후기’ 등은 특별히 문제 될 게 없어 보이는 단어지만 네이버는 이를 삭제 처리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업체가) 권리침해 등을 이유로 연관검색어 삭제를 요청하면, 중립적인 단어라도 권리침해 여부를 검토한 후 규정에 따라 제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그 근거로 ‘KISO 정책규정 제13조 1항 3호’를 내세웠다.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에 해당하지 않는 자가 권리침해 등을 이유로 연관검색어 등의 삭제를 요청한 경우로서, 그 내용이 공공의 이익 또는 공적 관심사와 관련이 없는 사실을 적시한 경우이거나, 일정기간 언론보도 등을 통해 공론화 되지 않은 사유 등으로 그와 관련된 일반 이용자의 알 권리보다 연관검색어 등 또는 해당 검색결과가 특정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정도가 더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 해당 연관검색어의 삭제가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KISO 검증위는 “해당 규정은 이용자의 알권리보다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의 정도가 큰 경우에 적용할 수 있다”며 “(네이버의 설명대로) 널리 알려진 기업과 제품에 관한 사항에 본 규정을 적용하는 게 타당한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다른 시각을 내놨다.

네이버는 또 소비자 권리보호 측면에서 중요한 정보인 환불이라는 단어를 검색어 노출에서 없애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80치약 환불’ 삭제 건이다.

네이버 측은 “2080치약의 경우 페리오치약에서 (삭제) 요청이 들어와 검토 후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가 작성될 당시는 치약에서 유해한 물질이 검출되며 ‘치약파동’이 일던 때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검증위는 “소비자들은 환불 가능 여부나 방법 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할 수 있고 자동완성, 연관검색어를 통해 인지하지 못했던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2080치약이 환불대상 치약이 아니더라도 논란 당시 이용자들에게 정보가 필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를 아예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는 의견을 내놨다.

네이버는 또 제품의 단점이나 결함과 관련된 단어도 자동완성 및 연관어로 노출이 안 되도록 했다. 쌍용자동차의 ‘티볼리 결함’이나 ‘렉스턴 단점’ 등이 삭제됐고, ‘유리카 타투펜 단점’도 사라졌다.

병원 관련 검색어도 제외 처리됐다. ‘부산○○○ 수혈사고’ ‘△△△치과 의료사고’ ‘□□병원 의료사고’ ‘강릉○○○ 뇌수막염’ 등이 그에 해당된다. 아울러 ‘의료광고심의위원회’ ‘강남보건소’ ‘식약처’ 같은 기관명이 제외되는 경우도 있었다.

네이버 측은 검색결과가 존재하지 않거나, 무관한 내용만 검색된다면 제외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조항을 그 이유로 들었는데, 검증위는 “병원이나 의약품 정보는 전문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에 소비자들 간 정보교류가 필요한 영역이다. 이용자의 알권리와 병원의 피해 중 어디에 더 무게를 둘지 보다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앞으로 합리적인 기준과 투명한 운영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KISO는 2009년 인터넷 사업자들이 업계 이슈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출범시킨 기관으로, 네이버는 검색어 조작 논란이 벌어진 2012년 이래로 이 기관에 검증을 맡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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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2018-04-10 21:16:15
좋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