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을 보는 20가지 키워드
2018년을 보는 20가지 키워드
  • 신인섭 (1929insshin@naver.com)
  • 승인 2018.01.1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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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섭의 글로벌PR-히스토리PR] 영어 D자로 시작하는 현상, 올해도 지속

[더피알=신인섭] 하바스PR의 북미 CEO인 마리안 살즈만(Marian Salzman)은 지난 20여년 간 시대를 예측해왔다. 살즈만이 내다본 2018년은 그가 발표한 보고서 표지와 같은 느낌이다. ‘THE D-WORDS: Disruption(혼란), Despair(절망), Dumpster Fires(난장판)’이라는 영문 헤드라인 뒤로 어두컴컴한 까만색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하바스pr의 북미 ceo인 마리안 살즈만의 2018 트렌드 보고서 표지. 출처: 하바스pr 홈페이지

세 가지 D 중에서 불이 붙어 엉망진창이 된 철제 쓰레기통인 ‘덤스터 파이어즈(Dumpster Fires)’는 큰 재앙이나 큰 실수를 의미한다. ‘난장판’으로 의역된 이 낱말은 미국언어연구회(American Dialect Society)가 뽑은 2016년의 단어이다.

이와 더불어 2017년 D자로 시작하는 영어 낱말들이 세계 곳곳에 목격됐다. Disturbance(소란), Destruction(파괴), Depression(침체), Deception(허위), Defiance(저항), Discontent(불만), Death(죽음) 등. 대개 부정적인 뜻이다.

불행하게도 2018년은 2017년의 연속이다. 시작은 도널드 트럼프의 의외의 등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웹스터사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말은 ‘초현실(Surreal)’이었다. 믿기지 않은 현실에 당면한 미국인들이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를 찾아 헤맨 결과다. 콜린스사전 역시 작년에 두 단어를 선정했는데 바로 ‘가짜 뉴스(Fake News)’다.

이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매체를 향해 애용하다시피 하는 발언 ‘페이크뉴스(Fake News)’를 시사한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 15개국의 민주주의와 전제주의 지도자들이 두루 쓰는 유행어가 됐다. 이렇듯 트럼프발 말(言)은 사회 현상을 만들어냈다.

지난 12월 초에는 또 다른 사건이 터졌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대사관을 그곳으로 옮긴다는 트럼프의 발언 탓이다. 국제사회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심지어 영국과 프랑스도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렇듯 트럼프 대통령으로 시작해 어둠이 가득한 단어들로 전망되는 2018년. 살즈만 사장은 20가지로 나눠 새해를 보고 있다.

2017년의 연장선상에서 2018년에도 정치·경제·사회적 혼란이 예견되고 있다.

지금 세계가 요구하는 것(What the world needs now) 책, 영화 그리고 소셜상에서도 ‘좀 더 많은 감정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세상을 좀 더 친절하고 온화하게 만드는 데 동참하자’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이 원하는 영혼의 양식(Grassroots food for soul) 억울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때로 격렬한 시위로 나타났다. 정치성을 띤 사건의 경우 극단적인 찬반의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투자도 피부에 와닿게(Impact living)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투자포럼 조사에 의하면 2016년 미국에서 지속가능하며 책임성 있고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고려되는 투자액은 8조7200억 달러(약 9373조원)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이 투자가 사회와 환경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동시에 수익도 올려야 한다는 요구가 대두된다.

식어가는 동정심(Compassion fatigue) 끊임없이 이어지는 충격적인 뉴스와 음모론. 때문에 좋은 일로는 뉴스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무언(無言)의 시민들이 선한 일에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외로운 마음 클럽(Lonely hearts club) 혼족이 증가하고 있다. 홀로 식사하는 것이 이상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당연해지고 있다. 독신으로 일하는 여성은 ‘불쌍한 사람’이라는 딱지가 붙는 중국에서도 미혼 여성 보호를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일고 있다.

리테일 최후의 날(Retail Apocalypse) 2017년 미국에서는 전년도의 갑절인 6800개의 소매상점이 문을 닫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커머스(e-commerce)라는 온라인 판매의 폭증 때문이다. 이런 추세 속에서 핀터레스트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름하야 ‘비주얼 발견’이다.

놀면서 일하기(Gaming at work) 새로 등장한 또 다른 현상의 하나는 ‘학습의 게임화’인데 장난으로만 알던 놀이가 학습, 훈련의 가장 좋은 도구라는 것이 증명됐다.

STEM→STEAM→STREAM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과 수학의 머리글자를 딴 STEM이 공부의 기본이라 여겨져 왔다. 그런데 1995~2012년에 태어나 2013~2020년에 성인이 되는 이른바 Z세대에게는 ‘Arts’를 의미하는 ‘A’자가 더해져 STEAM이 됐고, 더 나아가 ‘RE(Reading)’가 추가됐다. 그 결과 이제 장래의 유능한 인재는 STREAM 공부를 한 사람이어야 된다는 주장이다. 물론 찬반 의견이 있다.

부업 성행(The side hustle) ‘9 to 6’(오전 9시 출근해서 오후 6시 퇴근) 패턴으로 정년을 바라보던 기성세대 관점에선 이해가기 힘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1세기 젊은이들은 ‘긱 경제(gig economy)’를 바라보게 됐다. 어딘가에 메이지 않으면서 필요할 때 일시적·한시적으로 일을 구해 살아가고자 한다.

암호화폐 열풍(Cryptocurrency craze) 비트코인(Bitcoin) 시대가 대두하고 있다. 우리가 알던 전통적 통화 개념을 뛰어넘어 전혀 다른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회적 외톨이(Social FOMO epidemic)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확산이 한쪽에선 ‘외톨이 공포증’, 즉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을 낳고 있다. 항상 연결돼 있는 스마트 시대에 한시라도 홀로 떨어져 있으면 무슨 큰 일이 날 것만 같은 막연한 두려움이다. 출생부터 인터넷 문화에 젖어 성장한 1995년생 이후의 세대에서 주로 나타난다.

인공지능 현실화(Artificial intelligence gets real) AI는 실체로서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미국의 한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65%는 향후 50년 내에 ‘틀림없이’ 혹은 ‘아마도’ 현재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이 로봇이나 컴퓨터가 대신하게 될 것으로 봤다.

성 구별 안녕(#Agendered too) 뉴욕시는 지하철 기관사에게 ‘신사숙녀 여러분(Ladies and Gentlemen)’이란 말을 더 이상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지난해 5월에 열린 MTV 시상식은 처음으로 남녀 연기상을 구분하지 않았다. 성을 구분을 할 때 쓰던 섹스(Sex)라는 표현은 젠더(Gender)로 바뀌었다. 남녀를 따로 보지 않는 이런 흐름은 더 짙어지겠지만 해도 너무 하다는 반대 여론도 들끓을 수 있다.

에이지즘 대두(Ageism is the new white privilege) 남녀차별 만큼 노인차별 문제도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영어 ‘에이지(Age)’와 주의(主義)라는 ‘이즘(Ism)’을 합친 말 에이지즘(Ageism)도 생겨나게 됐다. 여성에 대한 차별 못지않게 노인 차별 금지에 대한 안내서가 나올만하다.

도시에 대한 희망(Hope in cities) 아마존이 50억 달러를(약 5조6000억원) 투입해서 5만명 일자리 창출을 계획한 제2 본사 건설은 도시를 새로운 대중문화로 보게 만들었다. 교통, 통행, 조명과 그 밖의 숱한 도시의 혼란을 줄이는 ‘스마트 시티(Smart City)’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와 함께 미래 도시에 대한 희망이 대두되고 있다.

과잉 관광(Overtourism) 과잉 관광의 폐해는 세계 각국의 공공연한 이슈다. UN세계관광기구(UNWTO)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베네치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같이 줄곧 과잉 상태인 도시에 대해 반(反)관광 운동을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몸에 대한 새로운 태도(New attitude on the body) 유전자 조작, 3D 프린트 등 첨단기술이 주어진 자연 상태의 몸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 다만 인위성이 더해질수록 반대급부가 따르게 마련이다. 무술, 댄스, 스포츠, 요가 등 ‘움직이는 문화(Movement Culture)’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맞춤 의약품(Personalized medicine) 맞춤 의약품의 시대가 오고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인간(환자)의 몸에 있는 면역세포를 꺼내 연구실에서 수정(Modify)해 다시 환자의 몸에 넣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방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두 개의 CAR-T 치료제를 승인했다.

연기 나는 곳에 병 있다(Where there’s smoke) 심각한 스모그와 대형 산불로 인한 대기 오염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유엔환경프로그램(UNEP) 부국장은 “2018년은 더 심할 것이다. (때로는 앙숙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스모그를 놓고 회담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개봉 식사(Unboxing dinner) 레디 투 쿡(Ready-to-cook), 간편 요리 식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저런 재료를 구하는 번거로움 없이 제품을 구매해 손쉽게 음식을 해먹는 것이다. 미국에선 앞으로 5년간 연간 25~30%의 성장이 예기되는 시장이다.

신인섭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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