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신상터는 암호화폐 투자자들, 위험수위 넘었다
기자 신상터는 암호화폐 투자자들, 위험수위 넘었다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01.16 19:07
  •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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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기사 하나가 불러온 집단화(火), 인신공격‧성적모욕도 서슴지 않아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최근 한 언론사 기자에 사이버 폭력에 가까운 집단 공격을 퍼붓고 있다.

[더피알=이윤주 기자] 투기광풍에 가까운 국내 암호화폐 시장은 정보 하나에 따라 ‘떡상(시세가 폭등하는 상태)’과 ‘떡락(시세가 폭락하는 상태)’을 반복하며 요동친다.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나 신규가입 여부에 유독 민감한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암호화폐 관련 뉴스를 전하는 기자들에게 ‘주의보’를 발령해야 할 정도다.

실제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잔뜩 예민해진 투자자들은 최근 한 언론사 기자에 사이버 폭력에 가까운 집단 공격을 퍼붓고 있다. 지난 15일자 중앙일보의 단독보도가 계기가 됐다.

‘[단독] 암호화폐 실명제 시행해도 신규 유입 없다…은행들, 계좌수 현상 유지’라는 제목의 해당 기사는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가 도입되면서 신규 거래가 극히 제한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규 계좌가 열리기를 손꼽아온 사람들 입장에선 청천벽력과 같은 뉴스일 수밖에 없었고, 이에 투자자들은 기사링크를 실시간 공유하며 팩트체크에 나섰다.

삽시간에 혼란을 야기한 기사는 몇 시간 후 헤드라인이 ‘없다’에서 ‘힘들어진다’로 수정됐다. 단호한 어법 대신 여지를 남겨두는 표현으로 바뀐 것이다. 이후 기사는 16일 ‘금융위 “실명계좌 막으면 벌집계좌로 몰릴라”…부작용 우려해 ‘엄격한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선회’라는 제목으로 다시 수정됐다.

그러자 초 단위로 날뛰는 암호화폐 장에서 떡락을 맛본 성난 투자자들은 기자를 향해 일제히 날을 세웠다.

한 투자자는 영화 ‘내부자들’에 빗대 “현실판 내부자들”’이라고 비난했다. 내부자들에 등장한 논설주간이 헤드라인을 손보며 “끝에 단어 세 개만 좀 바꿉시다. ‘볼 수 있다’가 아니라 ‘매우 보여진다’로”라고 말하는 장면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해당 기사로 인해 그래프가 급락했고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줄줄이 등장했고, 커뮤니티 암호화폐 게시판에는 기자의 이름을 딴 ‘OO이 사태’라는 말까지 나왔다. 급기야 기자 개인에 대한 신상털이까지 이뤄졌다.

‘OO이 진짜 뒤지는 각이냐?’ ‘얼마 받고 기사 썼어?’ ‘ OO씨 아직 살아있음?’ ‘OO이 누나 X맞으면 호재냐 악재냐?’부터 ‘OO이형 블로그,개인홈피, 메일주소 다 땄다’ ‘OO이 집주소 산다’는 등의 공격성 글들이 난무했다. 심지어 기자를 성적으로 모욕하거나 그 가족을 위협하는 등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험악한 말이 오갔다.

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 갤러리에 올라온 게시물들. 디시인사이드 캡처

해당 기자의 SNS로 추정되는 계정 또한 온갖 욕설로 도배가 됐고, 중앙일보 개인 페이지는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이들의 협박성 글로 가득 찼다.

여기에 더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까지 ‘<가상화폐> 부정기자들로부터 가상화페 투자자들을 보호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아무런 근거 없이 추측성 기사를 남발하는 기자들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특히 글쓴이는 특정 기자의 실명을 언급하며 “제목을 수정하는 흔히 말하는 ‘찌라시 뿌리고 제목 바꾸는’, 국민에게 진실을 전할 의무가 있는 기자가 하면 안 되는 행위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인신공격과 모욕주기를 자행하는 집단적 화(火)가 이쯤되면 위험 수위까지 치닫는 모양새다. 커뮤니티 안에서도 ‘선을 넘었다’ ‘가족은 건들지 마라 뭔 짓이냐’ 등 자제와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한 번 봇물 터진 원성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암호화폐는 가상공간인 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모든 과정이 이뤄진다. 코인을 사고파는 건 물론 가짜 정보를 흘리기도, 누군가를 대놓고 비난하기도 거리낌이 없다. 그러다보니 화폐만 있지 화폐를 거래하는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듯하다. 돈을 잃은 나머지 기본적인 인간성도 잃어버리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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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까리 대동단결 맞는말이구나 2018-01-17 12:19:27
쓰래기 기사

중도파 2018-01-17 10:06:34
일단 기자님 쓰신 의견에 100프로 동감 합니다. 저도 코인투자자지만 인간성을 버리는 일까지 해서는 안되는 일이죠. 다만 한가지 부탁 말씀 드립니다. 지금 언론의 자극적인 코인기사들이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심각합니다. 서로 가상화폐라는 제목만 올리면 트래픽 올릴거라는 기대감으로 펜대를 굴리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한애란 기자처럼 사실을 넘어서는 과한 기사내용으로 투자자들을 울리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부디 언론계의 자성을 촉구하는 기사도 올려주시면 어떨런지요? 기사 제목 및 내용이 위험 수위를 넘고 있습니다.

키오 2018-01-17 09:57:55
이보세요 이 글 작성한 기자님!!!
기자 맞습니까? 오보를 올리면 그 오보로 인해 피해보는 사람들의 심정을 어떨꺼라 생각해봤어요?
당신도 그냥 기사 띄우기에만 여념없는 사람이네
쪽팔린줄 알아요~~ 기자라는 직업이 부끄러운줄 아세요~~~

다윗 2018-01-17 07:17:47
블럭체인기반 암호화폐 정책과 거기 춤추는 언론 쓰레기 등을 보면...
돌아가는 꼴이 대원군 정권때와 어찌 그리도 닮아 있는지..
젊은 세대에 푸른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어이할꼬어이할꼬 역사가 통곡한다.
시일야방성대곡!!

코인충 2018-01-17 03:48:28
돈의 노예가되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