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으로 오는 북·미, ‘올림픽 외교전’ 시선집중
평창으로 오는 북·미, ‘올림픽 외교전’ 시선집중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02.0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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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 평가 엇갈려…경향 “반북한 이벤트, 왜 오나” vs 조선 “한미 정부 엇박자”
주요 이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논평, ‘미디어리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북미 평창외교

7일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등 예술단원 114명과 지원인력을 태우고 강원도 묵호항에 정박한 만경봉 92호에서 예술단원과 관계자들이 내리고 있다. 뉴시스

[더피알=이윤주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목전에 두고 북미 양국이 엇갈린 메시지를 보내면서 정부의 신중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8일 방한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부친과 함께 올림픽 개회식에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또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하고 2박3일간 탈북자들과 간담회를 연다.

이같은 행보는 펜스 부통령의 방한 목적에 대해 백악관이 “단순히 (개막식) 리본을 자르러 가는 게 아니다”며 “북한에서 일어나는 현실을 강조하기 위해 모든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것와 동일선상에 있다. 북한 인권 유린과 핵 문제를 집중 부각하면서 북한의 올림픽 선전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또한 펜스 부통령은 “북한 측 인사와 동선이 겹치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어 북미 간 긴장관계를 해소하고, 나아가 한반도 안정을 꾀하려는 우리 정부의 외교전략과는 다소 온도차가 느껴진다.

한편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해 북한 예술단이 강원도 묵호항에 도착한 가운데, 이들이 타고온 만경봉 92호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당초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겠다는 계획을 바꿔 바닷길로 내려왔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정부는 우리 해역 입항을 금지시켰지만,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이번엔 예외로 허용했다.

이처럼 미국의 대북강경 기조와 대북제재를 허물려는 북한의 의도가 부딪히면서, 평창올림픽이 북‧미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지난 3일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에서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경향신문: 반북한 이벤트 집중하는 펜스, 평창에는 왜 오나

경향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은 미국을 대표해 올림픽을 축하하러 오는 게 아니라 북한을 자극해 도발을 유도하려는 정치 이벤트를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웜비어 부친의 개회식 참석은 그 자체로 정치적 시위나 다름없다. ‘어떠한 시위 또는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전도 올림픽이 열리는 곳에서 금지된다’는 올림픽 헌장 50조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경향은 “미국 청년 웜비어를 불법 감금해 사망에 이르게 한 잘못의 책임은 엄중하게 물어야 하지만 이를 굳이 올림픽 현장에서 부각하려는 것이 온당한 처사일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주최국인 한국으로서도 불편하고 불쾌하다. 이미 북한은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를 받아왔고, 미국이 부과하는 별도의 독자제재까지 받고 있다. 올림픽 기간에 특별히 더 북한을 압박하고 자극할 이유가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북한 압박하려’ 올림픽 온다는 펜스 부통령의 무례

한겨레는 “미 언론 보도를 보면, 펜스 부통령은 올림픽을 축하하러 오는 게 아니라, ‘대북 압박’과 ‘북한이 올림픽 메시지를 납치(hijacking)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기’ 위해 방한하는 것 같다”며 “이런 태도는 올림픽 정신에 어울리지 않을 뿐 아니라, 개최국인 한국에 매우 무례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든 일엔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다. 남의 나라 행사에 와서 손님에게 시비를 걸려는 모양새는, 행사를 주최한 쪽을 조금이라도 배려한다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활용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외교적 노력을 하는 등 세계 강국에 걸맞은 여유로운 풍모를 보여주길 당부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천안함부터 찾고 탈북자 만나는 美 부통령

조선일보는 “펜스 부통령의 일정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김정은 집단에 어떤 환상도 갖고 있지 않으며 올림픽을 이용한 그들의 기만 작전에 속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봤다.

이어 “한국 정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로로 오겠다던 북 삼지연 악단이 만경봉호를 타고 오겠다고 통보해도 그대로 받아줬다. 천안함 폭침에 대응해 북 선박 입항을 금지했던 우리 제재에 순식간에 ‘예외’ 구멍이 뚫렸다. 그 직후 펜스는 천안함을 보러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은 “올림픽이 끝나면 민족을 절멸시킬 수 있는 북핵 문제가 다시 눈앞에 닥친다”며 “김정은은 비핵화 협상을 위해 평창에 오는 것이 아니라 핵무장을 방해하는 대북 제재를 무너뜨리려고 오는 것이다. 한·미 정부가 이렇게 엇나가면 대북 제재 무용론이 다시 나오게 된다. 그다음이 무엇일지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北 만경봉호 입항, 美 맞불작전…한·미 균열 아닌가

세계일보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릉·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어제 묵호항에 입항했다.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은 5·24조치에 위배된다. 북한 선박의 영해 진입을 금지한 2016년 말 정부의 독자제재에도 어긋난다. 정부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예외로 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2010년 천안함 피격에 따른 대북제재인 5·24조치에 흠을 내는 상황에서 펜스 부통령은 북한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의 참상을 돌아보는 것”이라며 “한·미 간 엇갈린 행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세계는 “일본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사건도 북한 소행으로 추정했다. 온갖 도발을 일삼고 돈을 털어가는 북한의 ‘깡패국가’ 근성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며 “남북대화는 하더라도 이런 북한의 실체를 똑바로 봐야 한다. 북한의 기만적 태도를 염두에 두고 평창올림픽 이후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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