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시대 ‘소셜CEO’ 로 탈바꿈하려면…
SNS 시대 ‘소셜CEO’ 로 탈바꿈하려면…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1.06.1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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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기반 CEO 커뮤니케이션 전략’ 세미나 지상중계

 

‘소셜커뮤니케이션’ 성공을 위한 제1조건은? 바로 톱(Top)에서부터의 적극적인 참여다. 기업이 대내외 소통을 위한 SNS 채널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전통적 PR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마찬가지로 최고경영자(CEO)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 없이는 장기적으로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른바 ‘소셜CEO’ 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CEO의 SNS 활용 노하우와 그 의미를 논의하는 장이 마련돼 주목을 끌었다.

지난 6월 3일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와 PR기업 플레시먼힐러드는 ‘SNS 기반 CEO 커뮤니케이션 전략’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산학교류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세미나는 CEO의 SNS 활용시 알아둬야 할 정보를 5개 주제로 나눠 진행됐다.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이사 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트위터 등 SNS는 내부의 솔직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통로이자, 외부 고객과 만나는 최전방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다”며 “CEO들이 먼저 적극 뛰어들고 SNS를 통해 귀를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한정호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논증적 사회참여형’ ‘생활 감성형’ ‘갈등회피 나눔형’
- CEO 트윗 내용에 대한 팔로어 반응 유형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한정호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CEO의 트윗 내용에 대한 팔로어 반응 유형’ 을 분석했다. CEO의 소셜미디어 사용 효과와 활용에 대해 보다 과학적·체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함이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한 교수는 “CEO의 일거수일투족은 그 자체가 살아 움직이는 기업이미지 심벌” 이라며 “이와 같은 맥락에서 CEO의 소셜미디어 이용은 기업의 CI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 주제 선정의 의의를 밝혔다.

한 교수는 CEO들이 작성한 트윗 내용에 대한 응답자 유형을 크게 △논증적 사회참여형 △생활 감성형 △갈등회피 나눔형 등 세 가지로 분류했다. 이에 따르면 논증적 사회참여형은 사회적으로 의식화 돼 있고, 증거를 중시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들은 CEO의 글에서 무엇 하나라도 얻기를 바라기 때문에 CEO의 감정 표출이나 단순한 안부성 글들은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안철수 교수의 강의 내용이나 노키아 문제 등 사회적 이슈, 시사문제 등을 다루는 트윗에는 높은 점수를 주는 반면, ‘우리 회사 깜찍이 대리 김화정. 득남 축하합니다…’ 등과 같은 글에는 최하점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활 감성형은 그 반대다. CEO의 인간적인 면을 중요시 하는 사람들로, 엘리트적인 느낌이 묻어나거나 고답적·현학적인 글들은 싫어한다. 갈등회피 나눔형은 말 그대로 갈등적인 트윗 내용을 싫어하는 유형이다. CEO가 어떤 사람을 비난하는 글에 대해서는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한 교수는 “논증적 사회참여형과 갈등회피 나눔형은 상관관계가 높은 반면, 생활감성형은 낮았다” 면서 “CEO들은 트위터 사용 목적에 따라 이같은 유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또한 한 교수는 “트위터 사용자들이 확실히 다른 유형들로 구성돼 있는 만큼 CEO 본인에게 유리한 유형의 사람들을 머릿속에 미리 설정, 타깃에 따라 트윗활동을 하길 권한다” 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글에 대한 공중들의 반응이 어떻게 전파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 혼다 테츠야 플레시먼힐러드 블루커런트 대표

손정의 회장의 ‘야리마쇼(Yarimasho)’
- 일본 기업 CEO의 SNS 커뮤니케이션 성공사례 

혼다 테츠야 플레시먼힐러드 블루커런트 대표는 손정의(Masayoshi SON) 소프트뱅크 회장의 사례를 들어 일본 기업 CEO의 SNS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소개했다. 손 회장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트위터 사용 기업인으로 손꼽히는 인물. 

2009년 11월에 트위터를 시작해 현재까지 4200여개에 달하는 메시지를 포스팅하며 활발히 활동 중 이다. 그를 따르는 팔로어만 해도 120만명이 넘을 정도. 혼다 대표는 “손 회장은 트위터 사용 이전에도 이미 유명 인사였지만, 기존 활동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 아래 트위터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다” 며 “결과적으로 기업이미지 제고, 주가 상승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실제 손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회사 경영은 물론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례로 한 장애인이 ‘장애인 전용 통신 서비스’ 를 요청하는 멘션을 올리자 즉시 실행에 옮겼다. 한 번은 그의 서비스 비전에 반대하는 IT저널리스트와는 트위터상에서 공개적으로 1대1 토론을 진행, 이를 유스트림(Ustream)과 트위터를 통해 생중계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10만명 이상이 시청했을 정도로 세간의 큰 관심을 모았다. ‘소셜CEO’ 로서 손 회장의 명성은 지난 3월 일본 대지진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는 대지진 발생 다음날 지진 지원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자신의 트위터 팔로어들에 상황 개선을 위한 의견을 요청하는 한편 100억엔 기부를 약속했다.

혼다 대표는 손 회장의 이같은 소셜커뮤니케이션 컨셉을 ‘야리마쇼(Yarimasho)’ 로 정의했다. 야리마쇼는 ‘합시다(Let's do it)’ 라는 의미로, 손 회장의 기본 철학을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로 회자된다. 혼다 대표는 “손 회장이 SNS 커뮤니케이션에 나선 이래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일본 대지진 이후에는 ‘가장 좋아하는 회사(the most favorable company)’ 로 선정됐다” 면서 “CEO의 소셜커뮤니케이션은 재미있거나 도움 되는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야리마쇼’ 와 같은 열의도 필요하다” 고 말했다.

 


#. 빅스 나폴레옹 플레시먼힐러드 아태지역 디지털 총괄

“Be friendly and approachable!”
- 소셜CEO들 : 좋은, 나쁜, 추악한 

빅스 나폴레옹 플레시먼힐러드 아태지역 디지털 총괄은 글로벌 소셜CEO의 다양한 상(像)을 주제로 논의를 펼쳤다.

먼저 소셜CEO가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을 언급했다. 빅스 총괄은 “기존 CEO들은 너무 권위적이고, 내부에 많은 장벽이 있다”며 “소셜CEO가 되기 위해선 친근하고 가까이하기 쉬워야(Be Friendly and approachable)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디언스를 신뢰하고 그들에 적극 관여하며(Trust and engage your audience), 기업 차원이 아닌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져야 할 것” 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실수를 빠르게 인정하는 것과 솔직·투명한 커뮤니케이션활동도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글로벌 소셜CEO의 대표 사례로는 버진그룹의 설립자인 리처드 브랜슨과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게이츠를 소개했다. 빅스 총괄은 “리처드 브랜슨이 기업 가치와 철학을 자신의 트윗 내용과 연계하려 노력한다면, 빌게이츠는 주로 개인적인 사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며 CEO별로 트위터 운영의 성향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내 소셜미디어 활용에 대해서는 “트위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인식과는 달리, 매우 적극적이다”며 “거리의 미아 사진을 올려 실제 부모를 찾아주는 등의 사회공헌활동도 하고 있다” 고 전했다. 한편 중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당당(DangDang)의 증시 상장과 관련 트위터상에서 이뤄진 CEO와 은행간 공방, 중국 인터넷업체 치우(奇虎:Qihoo)360의 경쟁사 비방 등은 트위터 활용의 부정적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빅스 총괄은 소셜CEO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트위터를 제대로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트위터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주로 어떻게 사용하는지 배워야 한다” 고 말했다. 이때 진정성은 필수다. 또 “팔로어수에 연연하지 말고, 직원이 아닌 소비자 주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할 것” 을 당부했다.

대화방식도 일방적 형태가 아닌 질문, 대답, 감사 등의 적극적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이어 “회사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주니어, 인턴들에게 트위터 관리를 맡기는 잘못을 저지르면 안 된다” 면서 CEO 스스로 직접 운영하되 트윗덱(tweetdeck), 훗스위트(hootsuite) 등의 여러 툴을 활용해 스케줄링할 것을 제안했다.

 

#. 조창환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美기업 ‘정보지향적’ 韓기업 ‘관계지향적’
- 미국과 한국기업의 SNS 사용 전략 비교 

조창환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개인 및 기업의 트위터 사용행태를 연구·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커뮤니케이션에서 트위터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다.

조 교수가 이날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 트위터 영향력은 성별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남성의 영향력이 여성보다 컸으며, 특히 팔로어수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트위터상 기업 홍보 글에 대해서도 남성이 더욱 적극적으로 반응했으며, 일반 이용자에 비해서는 오피니언 리더가 활발하게 참여했다.

조 교수는 “팔로어수가 많을수록 언급수, RT수도 많을 가능성이 높았다” 면서 “트위터 팔로어수는 팔로잉수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트위터 사용자들을 팔로잉해 메시지 도달 범위와 확률을 높여야 한다” 고 말했다. 한편 트위터상에서의 언급수와 RT수는 하루 평균 트윗수가 가장 크게 영향을 끼쳤다. 따라서 사용자의 RT 시간대와 요일 분석 등을 통해 기업 메시지를 주기적으로 발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조 교수의 견해다.

미국과 한국 기업을 중심으로 제품군, 문화에 따른 트위터 활용을 분석한 결과도 공개했다. 조 교수는 “미국 기업이 직접적인 제품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 지향적 커뮤니케이션’ 인 반면, 한국 기업은 비제품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관계 지향적 커뮤니케이션’ 을 추구한다” 면서 “기업의 트위터 활용에서도 문화적 차이가 있음을 시사한다” 고 밝혔다. 네트워크 측면에서는 한국 기업이 보다 안정적이고 신속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위터를 통한 정보 전달과 상호 교류 측면에서 더욱 뛰어나다는 얘기다. 이에 반해 미국 기업은 통제력과 장악력에서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분석됐다.

조 교수는 “연구를 통해 트위터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제품군보다는 문화에 따른 차이가 좀 더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트위터를 통한 글로벌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에 있어 이같은 점이 고려돼야 할 것” 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박노일 서울디지털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CEO의 선제적 트위터 사과, 효과적”
- 트위터 기반 CEO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박노일 서울디지털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사과메시지를 중심으로 트위터 기반 CEO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강연했다. 박 교수는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국내에 트위터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회정치적 영향력도 크게 확대됐다. CEO들의 트위터 이용률도 높아졌다” 며 “이같은 상황에서 트위터 기반 CEO의 위기대응 연구가 미진하다는 점은 문제다” 고 지적했다.

CEO의 트위터 활용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상반된 인식도 언급했다. 예컨대 트위터를 통해 일상을 공개하고 기업의 정책에 관해 의견을 주고받는 것은 기업과 고객간 장벽을 허문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나, CEO의 짧은 트윗 메시지 하나가 기업의 공식 입장으로 비쳐지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

박 교수는 가상의 위기 상황을 설정, CEO의 커뮤니케이션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기 발생시 CEO의 트위터 사과는 기업의 공식적 사과와 기업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도자료 등 공개사과에 앞선 선제적인 트위터 사과가 더욱 효과적이었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위기상황시 CEO의 트위터 사과메시지는 노출 자체가 중요하다. 이때 언론 공개 이전에 앞서 이뤄져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반면 CEO의 신분, 즉 회사의 대표냐 개인자격이냐는 메시지 효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CEO의 감정 섞인 트위터 사과 역시 마찬가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CEO의 주체를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으며, 애써 정서적 터치를 시도할 필요도 없다는 의미다. 다만 CEO와 트위터 사용자와의 평소 관계는 위기관리시 중요한 자원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교수는 “핵심적인 사과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트위터의 1인 미디어적 속성을 감안해 일단 개인적 차원에서 이해관계자들에게 생명 존중 등의 사회적 가치가 함의된 메시지를 표현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 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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