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쏜 일론 머스크, 홍보감각도 ‘우주급’
로켓 쏜 일론 머스크, 홍보감각도 ‘우주급’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2.08 18: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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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층 겨냥한 재미 요소+라이브 스트리밍 활용…기술력보다 홍보력이 더 놀랍다는 평가도
스페이스x가 중계한 라이브 스트리밍 장면.

[더피알=안선혜 기자] 2월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화성궤도를 향해 쏘아 올려진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전세계가 전례 없는 빅이벤트에 주목한 가운데 이 회사를 이끄는 CEO 일론 머스크의 남다른 홍보 감각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팰컨 헤비 로켓은 ‘재활용’ 가능한 로켓이라는 점과 발사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점, 이를 순수 민간 우주 항공 기업에서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화제성이 높았지만, 로켓에 일론 머스크가 운영 중인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스포츠카를 실어 보내면서 관심의 외연을 보다 확장했다.

우주 발사체라는 어찌 보면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에 다수의 팬층을 거느린 핫한 전기차 브랜드를 결부시켜 양 회사 모두 홍보효과에서 큰 시너지를 누리게 된 것이다.

실제 일련의 과정을 뜯어보면, 바이럴 효과를 높이는 여러 사전 장치들이 발견된다.

팰컨 헤비 로켓에 탑재될 테슬라사의 전기자동차 로드스터의 모습. 발사 하루 전날인 5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우선 일론 머스크는 로켓에 자신이 타던 테슬라 로드스터를 싣고, 우주비행복을 입힌 마네킹을 운전석에 앉혀 스타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대시보드에는 다수의 마니아층을 형성한 SF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따온 ‘당황하지 마라(Don't Panic)’는 문구를 적어놓았다.

로드스터가 지구를 벗어나 화성 궤도를 향해 갈 때에는 차량에서 록스타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가 흘러나오도록 했다. 이 광경을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중계하기까지 했다.

특정 마니아층들을 위해 세밀히 설계된 설정이 재미를 더하며 전세계 미디어는 물론 항공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일반 대중까지 이 우주쇼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스페이스X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해당 라이브 스트리밍은 9일 현재 벌써 1000만뷰를 돌파했다. 공개 3일만의 성과로, 대중의 열렬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유수의 언론들이 앞다퉈 스페이스X의 발사 성공 소식을 다루며 인류 우주여행을 위한 한계를 넘어섰다는 논평 등을 낸 점도 소기의 성과지만, 무엇보다 테슬라 브랜드가 얻은 브랜드 효과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선도 많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경우 “테슬라가 광고에 돈 한 푼 쓰지 않고 세계에서 가장 멋진 자동차 광고를 만들었다”고 이번 이벤트를 평가했고, 미국 소셜 뉴스웹사이트 레딧에는 “테슬라가 역대 최고의 자동차 광고를 갖게 됐다”는 글이 상당한 추천을 받았다.

이들 글에는 어김없이 지구를 배경으로 로드스터에 올라탄 스타맨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사진이 상징적으로 쓰였다.

로드스터는 본래 목표했던 화성궤도를 지나 소행성대(Asteroid Belt)로 향하고 있지만, 지구와 함께 태양을 도는 인공천체물로 자리하면서 인간 도전정신을 상징하는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도 획득할 수 있다.

스페이스X가 거둔 성공 자체도 훌륭하지만 이를 보다 극대화시킨 건 CEO 일론머스크의 홍보 감각이었던 것. 항공우주업계 전문가조차 이견이 없다.

익명을 요한 업계 한 연구원은 “재사용이 가능하고 비용을 줄인 팰컨 라인이 굉장히 잘 만든 발사체인 건 맞지만, 이번 팰컨 헤비가 기술적으로 엄청나게 진보한 건 아니다”고 보면서 “(그런데도 전세계가 주목했다는 점에서) 테슬라 자동차를 실어 쏘는 등 일론 머스크는 홍보의 달인인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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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 2018-02-09 06:39:03
누군가는 저런 멋진 일을 시도하고 있구나. 이나라는 언제 정치싸움 끝내고 생산적인 일에 매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