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SNS, 미국 1~2년 전과 비슷”
“한국 SNS, 미국 1~2년 전과 비슷”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1.06.2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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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빅스 나폴레옹 플레시먼힐러드 아태지역 디지털 총괄

 

‘SNS 전략 커뮤니케이션의 구루’로 알려진 빅스 나폴레옹 플레시먼힐러드 아태지역 디지털 총괄이 한국을 찾았다. 최근 연세대 빌링슬리관에서 열린 ‘SNS 기반 CEO 커뮤니케이션 전략’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것. 강연에 앞서 진행된 The PR과의 인터뷰에서 빅스 총괄은 글로벌 디지털 트렌드에 관한 이야기를 상세히 전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공공, 금융, 의료분야 등에서도 소셜미디어 활용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대중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빅스 총괄은 최근 글로벌 트렌드를 묻는 말에 ‘대중화’ 를 키워드로 답변했다. 그는 “종전 같으면 도무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정부, 의료기관 등에서도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그야말로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고 말했다. SNS를 비롯한 디지털 툴을 사용하는 연령층이 높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 일례로 페이스북의 경우 사용자 평균연령이 35세 이상이다.

빅스 총괄은 “인터넷 사용자 평균연령대가 16~25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차이다” 며 “자녀들과 이야기하고 개인적 경험을 공유하길 원하는 중장년층이 많아졌기 때문” 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특히 한국과 일본 같은 고령화 사회에서는 투자나 의료 서비스 등의 목적으로 디지털 툴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날 것” 으로 전망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성격이 익명에서 실명으로 옮겨간다는 사실도 중요 포인트라고 언급했다. 중동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모든 문화권에서 공통적인 현상이다. 중국도 실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분위기. 빅스 총괄은 “글로벌과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이 인기를 끌면서 익명성이 줄고, 실제 정체성(real-identity)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자리 잡는 분위기인 것 같다” 고 말했다.

기업커뮤니케이션 전략은 ‘푸시(Push)’ 에서 ‘풀(Pull)’ 로 선회 중이다. 이에 대해 빅스 총괄은 “최근에는 기업이 SNS를 활용해 소비자 커뮤니티를 만들어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실제 경영에 반영하는 ‘풀 전략’ 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기업이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바를 먼저 듣고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간다는 얘기다.

소셜미디어發 커뮤니케이션의 진화는 소셜커머스의 부상과도 맞닿아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난 1~2년간 활발히 커뮤니케이션한 기업들이 이제는 수익 창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 실제 ‘SNS=소통’ 의 관점에서 탈피, SNS를 커머스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데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많다.

빅스 총괄은 “소셜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는 기업들이 소비자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커뮤니티 형성에 크게 관심을 갖는다면, 이미 자리 잡은 기업의 경우 이 커뮤니티를 수익모델로 연결시키려 한다” 고 말했다. 일반 기업을 비롯해 호텔, 항공사 등의 업종에서도 점차 소셜미디어와 전자상거래가 모두 가능한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중국, ‘꽌시’ 기반 물량공세 PR 많아” 

빅스 총괄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를 이끄는 또 하나의 촉매제로 스마트폰을 꼽았다. 스마트폰은 기업커뮤니케이션에서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실시간으로 리크스 관리에 나서야 하는 번거로움이 크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고객 반응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똑똑한 장치가가 되기 때문.

그는 “CEO 입장에선 공짜로 거대 포커스그룹을 지속적으로 두는 것과 같은 이치” 라며 “이 때문에 시스템화된 큰 기업일수록 내부에 소셜커뮤니케이션을 컨트롤하는 일종의 ‘커맨드 센터(Command Center)’ 를 두고 있다” 고 말했다. 법무팀, 마케팅팀, PR팀, CS팀 등 모든 유관부서가 모여 소셜미디어상 이슈를 모니터링하고 대응전략을 세운다는 설명이다.

아시아지역,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에 정통한 빅스 총괄은 중국 내 소셜미디어 활용에 대해서도 기탄없는 얘기들을 쏟아냈다. “중국의 인터넷 활용이 폐쇄적일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일부 이슈를 제외하곤 오히려 미국보다도 자유롭고 창의적인 면이 많다.”

다만 투명성의 문제는 여전한 숙제다. 중국은 아직까지 온라인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등에 관한 규제나 기준이 미흡하다. 빅스 총괄은 “돈을 주고 블로깅, 포스팅을 요구하는 식의 홍보가 많다.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중국 특유의 ‘꽌시(관계문화)’ 에 기반한 물량 공세 PR은 여전하다” 고 지적했다.

특이한 점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사용료가 없는 데에 반해, 중국 토종 SNS는 비용이 든다는 사실.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서방국가의 무료 플랫폼을 선호하기도 한다고. 최근엔 글로벌 명품 브랜드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소셜미디어 홍보/마케팅 사례도 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유명기업인, 파워블로거 등의 셀러브리티와 손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빅스 총괄은 “중국은 셀러브리티의 영향력이 굉장히 큰 곳이기 때문에 그들의 명성을 활용해 시장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고 설명했다.

 

“소셜데이터, 엄청난 부가가치 창출할 것”

그렇다면 국내 소셜커뮤니케이션 현황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빅스 총괄은 “솔직히 한국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고 말을 아끼면서도 “SNS 활용도가 1~2년 전 미국의 수준과 비슷하다” 고 진단했다. 현재 한국 기업이 갖고 있는 SNS 관련 고민과 질문들이 2년 전 미국기업들의 것과 동일하다는 것. 구체적으로는 소셜 커뮤니티 구성과 소셜 콘텐츠 관리, 위기상황 컨트롤 등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빅스 총괄은 “한국에선 SNS를 마케팅 캠페인에 활용하려는 경향이 크다. PR적 관점에서 고객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그들과의 관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덜한 것 같다” 는 견해를 밝혔다. 소셜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대표 사례로는 기아자동차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기아차 페이스북의 경우, 50만이 넘는 팬을 확보한 글로벌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다” 면서 “기업 규모에서뿐만 아니라 홍보/마케팅에서도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 케이스” 라고 평했다.

빅스 총괄은 ‘SNS 전략 커뮤니케이션의 구루’ 로서 SNS 실무담당자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열정을 가질 만한 분야를 찾는 것이다. 빅스 총괄은 “일을 위해서만 SNS를 잡고 있다 보면 결국 3주 내에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사진, 여행, 식도락 등 스스로 좋아하는 주제를 찾으라” 고 강조했다.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과, SNS상 비판이나 공격성 글에 깊이 관여하는 태도도 경계했다. 그러면서 “모든 일이 그러하듯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트렌드 빨리 캐치할 수 있는 유명 블로그를 꾸준히 구독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 라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는 갈수록 우리 삶에 깊게 파고들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삶의 융합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다. 머지않아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축되는 개인 데이터가 오일머니 못지않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빅스 나폴레옹(Biggs Napoleon)은

아시아 비즈니스 및 글로벌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 정통하다. 북경외국어대에서 중국어, 영국 리즈대에서 근대중국학을 전공했으며 아시아지역 미디어에서 15년,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이 있다. 아시아지역 2500여명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업 종사자 커뮤니티인 ‘웹 웬즈데이(Web Wednesday)’ 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2009년부터 플레시먼힐러드 아태지역 16개 오피스 디지털 총괄자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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