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거르기 시작한 구글, 왜?
광고 거르기 시작한 구글, 왜?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8.02.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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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콘텐츠 및 광고 제재 강화…전문가 “기대와 우려 공존”
크롬 나쁜 광고와 유튜브 유해 콘텐츠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나선 구글.

[더피알=조성미 기자] 누구나 자유롭게 콘텐츠를 생산하고 확산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온라인 플랫폼. 반면 이런 개방성이 나쁜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어두운 단면으로 고스란히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의 시정 요구와 함께 광고주의 보이콧 움직임까지 일며 각 플랫폼 사업자들이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해 혐오성 콘텐츠로 브랜드 세이프티(Brand Safety) 이슈에 직면한 페이스북이 부랴부랴 사태 진화에 나선 데 이어, 구글 또한 관련 대책을 속속 실행하며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주 타깃은 부적절한 콘텐츠를 미끼로 돈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이다.

우선 구글은 자사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상의 유해 동영상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그 동안엔 이용자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유해 콘텐츠를 삭제하고, 해당 게시물을 올린 유튜버에 경고 조치를 취해왔지만, 앞으로는 파트너 유튜버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유튜브 오리지널’을 중단 또는 취소하고 유해 유튜브 채널로 지정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주 수익원인 광고도 전면 금지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구글의 웹 브라우저 크롬에서는 사용자를 불편하게 하는 ‘나쁜 광고(Bad Ads)’를 일제히 차단한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구글은 더나은광고연합회(CBA·Coalition for Better Ads)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광고를 걸러내는 새로운 시스템을 이달 15일부터 적용했다. 나쁜 광고란 사용자를 불편하게 하거나 해를 끼치는 내용 등을 아우르는 것으로, 화면 전체를 덮는 팝업광고나 소리가 나는 자동 재생 동영상 등도 해당된다.

구글의 방침에 의해 CBA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이트들은 30일간 광고 양식을 수정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부여받고 개선되지 않으면 이후 광고가 자동 삭제된다.

이에 더해 구글은 개별 광고 삭제뿐 아니라 규정을 위반한 광고 건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해당 사이트의 모든 광고를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튜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유튜브 레드 오리지널' 페이지.

구글은 현재 전세계 온라인 광고액의 30%를 가져가고 있다. 지난해 광고로만 950억 달러(약 102조원)를 벌어들였다. 이번 조치로 주요 수익원인 광고비 감소가 예상될 수밖에 없는데, 구글 입장에선 일종의 고육책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온라인 광고에 대한 사용자들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어 궁극적으로 구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콘텐츠 관리에 불만을 표출하는 광고주가 점점 늘고 있고, 이 문제가 실제 광고 중단으로 이어질 여지가 큰 만큼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털고 가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나은 방향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세레나데로 시작한 광고계 폭탄선언

구글은 또 유튜브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 의존도를 낮추고 시청자 성장률이 정체되는 상황을 대응하기 위해 유료 서비스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이를 위해 월 9.9달러 유료 월정액 서비스인 유튜브 레드의 서비스 국가를 한국 포함 5개국에서 100여 개국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자의와 타의에 의해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구글에 대해 이희복 상지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노력은 환영하지만 (국내 시장에 있어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현재 GAFA(Google·Apple·Facebook·Amazone) 등 글로벌 플레이어들에게 한국은 브레이크 없는 시장인 것 같다”며 “구글이 신라면 광고를 제작하는 등 새로운 영역으로 뻗어나가는 것에 반해, 국내 정책은 문체부, 과기부, 방통위, 공정위 등으로 쪼겨져 있어 틈이 생기고 있다”고 면밀한 검토를 통해 시의적절한 정책을 펼쳐 국내 사업자들과 광고업계 등이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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